[초중등 교육과정] [공동성명] 고교학점제 상반된 현장조사 결과, 정책 보완의 밑거름 삼아야...(+성명전문)

2025-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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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학점제 상반된 현장조사 결과, 정책 보완의 밑거름 삼아야...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발표한 『2025년 고교학점제 시행 후 운영 첫 학기 설문조사 결과』(2025. 11. 27.)는 고교학점제가 전면 시행된 첫 학기를 실증적으로 진단한 3개년 종단연구의 첫걸음이라는 점에서 매우 큰 의미를 지닌다.

이번 조사는 전국 160개 일반고에서 11,513명이 참여한 대규모 연구로서, 고교학점제의 실제 효과를 객관적으로 확인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정책적 가치가 있다. 조사 결과 학생 64.2%, 교사 76.3%가 고교학점제 운영에 긍정적으로 응답했으며, 학생의 74.4%는 희망 과목을 선택할 수 있다고 답했다. 또한 63.7%가 선택과목이 진로 설계에 도움이 된다고 했고, 진로·학업 상담(62.0%)과 최소 성취수준 보장지도(학생 67.9%, 교사 70.0%) 역시 안정적으로 작동하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다만 과목 개설 만족도는 58.3%로 낮아 지역·학교 규모에 따른 격차가 여전히 존재하며, 이는 반드시 보완해야 할 정책 과제로 나타났다. 종합하면 이번 종단연구는 고교학점제가 학생의 선택권 확대, 진로 기반 학습, 책임교육 강화 등 핵심 영역에서 분명한 성과를 내고 있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과목 개설 격차, 교원 수급, 상담 인력, 보충지도 여건 등 지원 구조의 개선이 시급함을 명확히 드러냈다. 고교학점제는 단순한 제도 변경이 아니라 고등학교 교육과정, 상담 체계, 보충지원 체계 전반에 구조적 변화를 촉발한 중요한 교육 혁신임을 확인한 것이다.

물론 이번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설문조사가 현장의 모든 관점을 완벽히 대변할 수는 없다. 지역적 여건, 학교 규모, 응답환경 차이는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나 시행 첫해의 시행착오를 근거로 제도를 곧바로 ‘실패’로 낙인찍거나 폐지론으로 연결하는 것은 지나치게 성급하고 비합리적이다. 고교학점제는 2025년부터 본격 시행된 제도로, 대규모 교육제도의 평가는 최소 3~4년의 누적된 실증 분석을 필요로 한다. 이번 설문조사 결과는 제도의 존폐를 논할 근거가 아니라, 향후 어떤 정책 지원과 보완이 필요한지를 판단하는 기초자료로 사용되어야 한다.

최근 교원 3단체의 설문 결과(2025.11.25)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종단연구 결과가 상반되는 양상을 보인 것은 반드시 냉정하고 철저하게 분석해야 할 사안이다. 그러나 이 차이를 정치적 공방의 도구로 삼거나, 특정 조사 결과를 의도적으로 폄훼해서는 안 된다. 조사 목적, 문항 설계, 표본 구성 등 연구적 차이가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사실과 분석에 기반해 규명하는 것이야말로 정책 논의의 신뢰성을 지키는 최소한의 조건이다. 더욱이 이번 종단연구 과정에서 표집·문항 설계·응답 관리 등 절차적 오류가 있었다는 주장 역시 단 하나의 근거도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종단연구는 공공연구기관이 원칙에 따라 수행한 공식 연구이며, 그 결과를 근거 없이 흔드는 행위는 정책의 투명성을 해치는 위험한 접근이다.

한편, 교원 3단체가 교육부 발표를 신뢰할 수 없다고 밝힌 근거 또한 명확하게 제시되지 않았다. 그렇다면 지금 필요한 것은 정치적 해석이 아니라, 두 조사 결과가 왜 다른 방향을 가리키는지 학술적으로 재검증하는 일이다. 이는 어느 한쪽의 결과를 부정하기 위한 과정이 아니라, 고교학점제 정책 논의가 더는 단편적 주장과 감정적 판단에 흔들리지 않도록 하기 위한 책임 있는 검증 절차이다. 
 
지난 8년 동안 학교 현장은 연구·선도학교 운영, 선택형 시간표 구축, 진로 상담 강화, 공동교육과정과 온라인학교 확대, 최소 성취수준 보장지도 운영 등 학점제 안착을 위해 고군분투해 왔다. 하지만 제도의 성공적 안착을 위해 나서야 할 윤석열 정부의 무관심은 오히려 학교 현장의 혼란과 피로감을 가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의 고등학교는 학점제 기반의 교육과정을 위해 많은 방안들이 도입되고 진행 중이며, 이는 단순한 정책 실험이 아니라 교사·학생·학교가 현장에서 부딪치며 축적해 온 실천과 성찰의 결과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제도를 폐지하거나 되돌리려는 시도는 현장의 치열한 노력과 성과를 한순간에 무력화할 뿐 아니라, 새로운 제도 설계와 시스템 재구축, 대규모 교원 연수, 학교 운영 체제 조정 등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사회적·행정적 비용과 혼란을 초래하는 비현실적이고 무책임한 접근이다.
 
현재 교육공동체가 해야 할 일은 제도를 되돌리는 것이 아니라, 이미 구축된 학점제 기반을 토대로 어떤 보완과 지원이 필요한지를 책임 있게 논의하는 것이다. 고교학점제를 둘러싼 불필요한 갈등이나 현장의 분열을 조장할 것이 아니라, 미래 교육이 지향하는 ‘학생 성장 중심’의 철학을 어떻게 실현할 것인지에 집중해야 한다. 특히 수업과 평가에서 뒤처지는 학생들이 사교육으로 내몰리는 현실을 막기 위해서는 학교가 보다 촘촘한 책임교육 체제를 마련해야 한다. 고교학점제는 바로 그 안전망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화해야 하며, 지금이야말로 제도의 철학을 지키고 실행 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숙론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는 다음을 분명히 밝힌다.

첫째, 이번 고교학점제 종단연구 결과는 향후 정책 보완의 핵심 기초자료라는 점에서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상이한 조사 결과 역시 정치적 논쟁이 아니라 학문적·정책적 분석을 통해 냉정하게 해석되어야 한다.

둘째, 고교학점제를 폐지하거나 원점에서 재검토하자는 주장은 그동안 축적된 변화와 학생·학부모가 감당해야 할 혼란을 고려할 때 무책임하며, 교육제도의 안정성과 지속성을 저해하는 위험한 접근이다.

셋째, 교육부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교원 수급, 학교 간 교육과정 격차, 성취평가체제, 최소 성취수준 보장지도 등 실행 기반을 정교하게 보완하고, 학생의 배움을 중심에 두면서도 학교와 교육공동체의 부담을 최소화하는 실질적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

2025. 12.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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