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하 ‘사교육걱정’)은 10월 26일(목), 서울 영등포에 위치한 하이서울유스호스텔 대강당 다이아몬드홀에서 ‘2028 대입 당사자들의 위풍당당 공청회 We save us!’를 개최함. 대입 당사자인 중 2 이하 학생, 학부모 등 약 100인이 참여함. ▲ 1세션 발제에 앞서 서울시 조희연 교육감의 축사, 영상으로 대신한 축사에서 조희연 교육감은 전국 각지에서 모인 참가자들을 환영 한 후 이번 대입제도 개편이 현실에만 치우쳐 학교 교육정상화와 다양성 존중이라는 가치를 놓쳐서는 안 된다고 논평함. 정책 결정과정에서 소외 되어온 대입 당사자들의 공청회가 대입제도 변화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경청하여 대입제도 개선에 함께 힘쓸 것을 약속함. ▲ 학생 발제자 임가은(만월중 1)은 고교학점제가 가져올 변화에 역행하는 이번 대입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한 후, 경쟁을 유발하는 상대평가 폐지, 수능 응시 범위 확대 재검토, 진로와 노력을 탐색과정이 아닌 하루에 치러지는 시험으로 결정짓는 방식의 대입제도의 중단을 요구함. ▲ 학부모 발제자 용은중(중2 학부모)은 교육부가 전제하는 인간상의 문제를 지적하며 수능과 내신의 절대평가화, 수능의 자격고사화, 지식의 양이 아닌 사고하는 과정을 평가하는 대입을 요구했음. ▲ 이어 제 3 발제를 맡은 사교육걱정의 구본창 정책대안연구소장이 단체의 대입 안을 다음 네 가지로 요약하여 제안함. (1) 내신 5등급 절대평가: 현행 9등급 상대평가의 과도한 경쟁 완화, 고교학점제에서 학생들의 선택을 가능하게 하는 기본적 장치임. (2) 수능 9등급 절대평가: 과도기적수능 9등급 절대평가 전환 후 점진적 자격고사화 제안. (3) 수능 과목구조개편: 수능 1, 2로 분리 시행 제안. 수능 1은 공통과목 5개 영역, 수능 2는 일반선택과목 중 2 혹은 3개 선택하여 응시하도록 하며 중장기적으로 5지선다형+논서술형 출제 제안. (4) 수/정시 통합 및 수능/학생부/면접 중 전형요소 택2제: 수시와 정시를 통합하고 수능과 학생부만으로 변별이 어려운 대학과 학교에 학생부와 면접을 결합하는 방식 제안. ▲ 2세션 조별토의에서는 중 2이하 학생, 중 2이상 학생, 그리고 학부모로 구성된 조별 토의를 진행. 참가자들이 상상하는 대입제도의 이미지가 어떤 것인지와 당사자의 고통을 유발하는 대입제도의 문제점을 확인한 후, 도출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2028 대입 당사자의 요구를 구호/슬로건 형태로 정리하여 발표함. ▲ 3세션에서는 실시간 현장투표를 진행하여 상대평가와 절대평가 중 무엇을 지지하는지? 그리고 교육부 대입안 결정 시 누구의 요구를 반영해야 하는지? 두 가지 질문을 놓고 참가자들의 여론을 재확인했음. ▲ 공청회의 피날레는 인천학생자치배움터 은하수학교의 뮤지컬팀이 We save us!란 제목의 공연을 진행하여 학생을 국가와 산업의 부품처럼 취급하는 것과 강요된 경쟁을 거부하여 스스로를 구하고, 함께 더불어 성장하는 것을 되찾는 과정을 상징적으로 보여줌.
☞ 공청회 영상 다시보기: 학생발제 https://youtu.be/Hi0XZ2j1_hY?feature=shared 학부모발제 https://youtu.be/K98QfY2gZBQ?feature=shared 단체발제 https://youtu.be/Pxla5D0MkhM?feature=shared 전체영상보기 https://youtu.be/RNJtQqiU9HI?feature=shared 연속보도 2부에서는 상대평가 입시제도 하에서 학생들이 토로하는 부담과 고통, 그리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요구를 살펴봤습니다. 3부에서는 공청회에 모인 학부모님들의 목소리를 소개합니다. 학생들의 문제제기와 교집합이 많이 있지만 부모님들이 느끼는 또 다른 차원의 문제들을 중심으로 소개하고 다룰 것입니다. 사교육비 부담에 노후를 걱정하는 학부모들 제목에서 다루었듯 학부모님들은 과도한 사교육비로 지출로 인해 노후를 걱정하고 있습니다. 자녀들의 사교육을 위해 지출되는 금액은 23년 기준 26조원에 육박하였으며, 이는 21년에 비해 2조 5천억이나 증가한 것으로 불경기 속에서도 기록을 경신한 것입니다. 사교육비로 사교육을 시키지 않으면 되지 않느냐고 누군가 쉽게 말할 수 있겠지만, 현재의 학교 교육만으로 대학입시를 준비하기 어렵다는 토로가 이번 공청회에서도 많이 나왔습니다. 2조의 학생은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대학입시의 가장 큰 문제점은 절대 공교육만으로 시험을 망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2조 학생) 다음은 학부모인 10조 참가자의 발언입니다. “저는 힘든 케이스 입니다. (제 자녀는) 중3과 중 1이에요. 이제 또 새로운 입시고, 근데 저희 큰 애는 이제 특목을 준비하고 있어요. 저도 사교육에 엄청 돈을 많이 쓰고 있어가지고, 근데 그렇게 따라가지를 못해요. 진짜 학원을 가지 않으면. 그것만으로는 정말 그런 걸 따라갈 수가 없어요.” 이날 모인 학생과 학부모들 사이에서 현행 대입제도에서 자녀를 대학에 보내기(가기) 위해서 사교육은 필수라는 게 공통적 의견이었습니다. 현재 중학생인 학생 발제자도 학교에서 종종 “학원에서 배웠으니 알지?”라는 말을 선생님으로부터 자주 듣는다고 말했습니다. ‘모두가 하고 있기 때문에, 나만(내 자녀만) 안할 수 없다’는 압박이 만연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9조에 속한 한 학부모님은 자녀에게 사교육을 시키지 않으면 자녀가 친구들 사이에서 저평가 받는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
■ ‘2028 대입 개편, 국민의 뜻은 어디에 있나?’ 3회 연속 기획 보도 2부 (2023.11.17)
대입 위한 사교육 군비 경쟁은 이제 그만. “부모도 노후를 준비하고 싶다!”
교육부가 10월 10일, 내신과 수능의 상대평가를 확대하는 방향의 2028학년도 대입제도 시안을 발표한 이래, 학교 현장과 학부모,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이러한 대입제도로는 2025학년도 고교학점제가 무력화될 것이고, 입시 경쟁에 매몰된 교육과 사교육 부담의 고통은 악화일로가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많은 문제점이 예상되고 있지만 교육부는 4개 권역별 설명회와 대국민 공청회(11.20)를 속전속결한 후 연내에 서둘러 확정지을 태세입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교육부의 일방적인 대입안 확정을 규탄하며, 학생과 학부모 및 교사와 각계 교육 전문가들의 요구를 응집하는 기획보도를 연재합니다. 보도를 통해 이번 대입 개편에 대한 여론의 추가 어디있는지 확인하고 이를 낱낱이 알림을 통해 기형적 형태로 굳어져가는 2028 대입안에 대한 사회적 숙의와 정책의 변화가 다시 촉발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연속 보도 1부는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득구, 강민정, 도종환, 문정복 국회의원,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및 전국 105개 교육⋅시민단체가 공동주최한 ‘2028 대입시안 분석 및 대안 모색 긴급 토론회(2023.11.14.)’, 2⋅3부는 23.10.26일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주최하여 학생, 학부모 대입 당사자 100인이 참여한 ‘2028 대입 당사자들의 위풍당당 공청회 We save us!(2023.10.26.)’를 중심으로 보도합니다.
[연속보도①] 국가교육위원회 상임위원 “중장기 대책 세워야 할 국교위가 2028 대입에서 역할 다해야...” (23.11.15.)
[연속보도②] 현 중2가 고합니다, “우리가 원하는 협력의 세상, 상대평가를 멈춰야 가능합니다.” (23.11.16.)
[연속보도③] 대입 위한 사교육 군비 경쟁은 이제 그만. “부모도 노후를 준비하고 싶다!” (23.11.17.)
▲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하 ‘사교육걱정’)은 10월 26일(목), 서울 영등포에 위치한 하이서울유스호스텔 대강당 다이아몬드홀에서 ‘2028 대입 당사자들의 위풍당당 공청회 We save us!’를 개최함. 대입 당사자인 중 2 이하 학생, 학부모 등 약 100인이 참여함.
▲ 1세션 발제에 앞서 서울시 조희연 교육감의 축사, 영상으로 대신한 축사에서 조희연 교육감은 전국 각지에서 모인 참가자들을 환영 한 후 이번 대입제도 개편이 현실에만 치우쳐 학교 교육정상화와 다양성 존중이라는 가치를 놓쳐서는 안 된다고 논평함. 정책 결정과정에서 소외 되어온 대입 당사자들의 공청회가 대입제도 변화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경청하여 대입제도 개선에 함께 힘쓸 것을 약속함.
▲ 학생 발제자 임가은(만월중 1)은 고교학점제가 가져올 변화에 역행하는 이번 대입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한 후, 경쟁을 유발하는 상대평가 폐지, 수능 응시 범위 확대 재검토, 진로와 노력을 탐색과정이 아닌 하루에 치러지는 시험으로 결정짓는 방식의 대입제도의 중단을 요구함.
▲ 학부모 발제자 용은중(중2 학부모)은 교육부가 전제하는 인간상의 문제를 지적하며 수능과 내신의 절대평가화, 수능의 자격고사화, 지식의 양이 아닌 사고하는 과정을 평가하는 대입을 요구했음.
▲ 이어 제 3 발제를 맡은 사교육걱정의 구본창 정책대안연구소장이 단체의 대입 안을 다음 네 가지로 요약하여 제안함.
(1) 내신 5등급 절대평가: 현행 9등급 상대평가의 과도한 경쟁 완화, 고교학점제에서 학생들의 선택을 가능하게 하는 기본적 장치임.
(2) 수능 9등급 절대평가: 과도기적수능 9등급 절대평가 전환 후 점진적 자격고사화 제안.
(3) 수능 과목구조개편: 수능 1, 2로 분리 시행 제안. 수능 1은 공통과목 5개 영역, 수능 2는 일반선택과목 중 2 혹은 3개 선택하여 응시하도록 하며 중장기적으로 5지선다형+논서술형 출제 제안.
(4) 수/정시 통합 및 수능/학생부/면접 중 전형요소 택2제: 수시와 정시를 통합하고 수능과 학생부만으로 변별이 어려운 대학과 학교에 학생부와 면접을 결합하는 방식 제안.
▲ 2세션 조별토의에서는 중 2이하 학생, 중 2이상 학생, 그리고 학부모로 구성된 조별 토의를 진행. 참가자들이 상상하는 대입제도의 이미지가 어떤 것인지와 당사자의 고통을 유발하는 대입제도의 문제점을 확인한 후, 도출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2028 대입 당사자의 요구를 구호/슬로건 형태로 정리하여 발표함.
▲ 3세션에서는 실시간 현장투표를 진행하여 상대평가와 절대평가 중 무엇을 지지하는지? 그리고 교육부 대입안 결정 시 누구의 요구를 반영해야 하는지? 두 가지 질문을 놓고 참가자들의 여론을 재확인했음.
▲ 공청회의 피날레는 인천학생자치배움터 은하수학교의 뮤지컬팀이 We save us!란 제목의 공연을 진행하여 학생을 국가와 산업의 부품처럼 취급하는 것과 강요된 경쟁을 거부하여 스스로를 구하고, 함께 더불어 성장하는 것을 되찾는 과정을 상징적으로 보여줌.
☞ 공청회 영상 다시보기:
학생발제 https://youtu.be/Hi0XZ2j1_hY?feature=shared
학부모발제 https://youtu.be/K98QfY2gZBQ?feature=shared
단체발제 https://youtu.be/Pxla5D0MkhM?feature=shared
전체영상보기 https://youtu.be/RNJtQqiU9HI?feature=shared
연속보도 2부에서는 상대평가 입시제도 하에서 학생들이 토로하는 부담과 고통, 그리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요구를 살펴봤습니다. 3부에서는 공청회에 모인 학부모님들의 목소리를 소개합니다. 학생들의 문제제기와 교집합이 많이 있지만 부모님들이 느끼는 또 다른 차원의 문제들을 중심으로 소개하고 다룰 것입니다.
사교육비 부담에 노후를 걱정하는 학부모들
제목에서 다루었듯 학부모님들은 과도한 사교육비로 지출로 인해 노후를 걱정하고 있습니다. 자녀들의 사교육을 위해 지출되는 금액은 23년 기준 26조원에 육박하였으며, 이는 21년에 비해 2조 5천억이나 증가한 것으로 불경기 속에서도 기록을 경신한 것입니다. 사교육비로 사교육을 시키지 않으면 되지 않느냐고 누군가 쉽게 말할 수 있겠지만, 현재의 학교 교육만으로 대학입시를 준비하기 어렵다는 토로가 이번 공청회에서도 많이 나왔습니다. 2조의 학생은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대학입시의 가장 큰 문제점은 절대 공교육만으로 시험을 망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2조 학생)
다음은 학부모인 10조 참가자의 발언입니다.
“저는 힘든 케이스 입니다. (제 자녀는) 중3과 중 1이에요. 이제 또 새로운 입시고, 근데 저희 큰 애는 이제 특목을 준비하고 있어요. 저도 사교육에 엄청 돈을 많이 쓰고 있어가지고, 근데 그렇게 따라가지를 못해요. 진짜 학원을 가지 않으면. 그것만으로는 정말 그런 걸 따라갈 수가 없어요.”
이날 모인 학생과 학부모들 사이에서 현행 대입제도에서 자녀를 대학에 보내기(가기) 위해서 사교육은 필수라는 게 공통적 의견이었습니다. 현재 중학생인 학생 발제자도 학교에서 종종 “학원에서 배웠으니 알지?”라는 말을 선생님으로부터 자주 듣는다고 말했습니다. ‘모두가 하고 있기 때문에, 나만(내 자녀만) 안할 수 없다’는 압박이 만연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9조에 속한 한 학부모님은 자녀에게 사교육을 시키지 않으면 자녀가 친구들 사이에서 저평가 받는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3년 동안 1억을 내면 인서울시켜주겠다?”, 사교육비를 줄이는 대입안 요구
모두가 다 한다는 부담 외에, 가르쳐야 할 전문・심화 지식들을 고교과정과 사교육에 전가하는 대학의 태도가 학생들의 시험부담과 사교육 의존도를 높이는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했습니다. “대학에서 배워야 하는 것들인데 ‘중・고등학교 때 배워 와야 대학에서 배울 수 있다’라고 말하는, 모순인 사회. 기하나 물리에서도 집중물리, 심화물리 이런 게 있는데 화학에서도 그렇고… 그거를 교수한테 배워야 하는데, 교수들이 배워왔지?라고 이야기를 한대요.” (10조) 10월 10일에 발표된 대입시안 발표를 하면서 교육부는 수능 심화수학 도입을 검토 중이라 밝혔습니다. 이는 이공계학과에 진학한 후 심화시켜야 할 내용을 고등학교 과정에서 숙달하도록 전가하는 것입니다. 대입시안 발표 직후 많은 전문가들은 심화수학이 선택과목으로 도입되지만 실제 대입전형에서는 가산점을 얻을 수 있는 필수과목으로 여겨질 것이며, 결국 학습 부담을 크게 가중시킬 것이라 염려했습니다. 이는 고스란히 학생의 학업 부담과 부모의 사교육비 지출 증가로 이어집니다.
이어 11조의 다른 학부모는 아이들 혼자서 준비할 수 없고, 부모를 의존할 수밖에 없는 현행 대입제도의 복잡성을 사교육 문제의 원인으로 꼽았습니다. “너무나 복잡한 입시제도, 부모가 입시에 관심이 없으면 애들이 공부하기 너무 어렵고, 그런 것도 교육 격차에 심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입시 정도는 학생들이 자기가 알아서 갈 수 있을 정도로 좀 단순화되고 학교에서도 그 정도 지도는 가능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이런 증언도 나왔습니다. “어떤 (대입)컨설팅은 3년 동안에 1억을 내면 인서울시켜주겠다.. 그런 컨설팅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너무 입시제도가 복잡해지고 줄 세우기가 어려워지니까 부모들은 그런 거에 매달려가지고 할 수 밖에 없는, 결국에는 다 노후자금 아닙니까?” 이 부담감에 공감한 11조 학부모님들은 최종 발표 시 대입안 요구의 구호에 덧붙여, “부모도 노후를 준비하고 싶다!”고 외쳤습니다. 사교육 부담을 표현 한 이 구호에 명시적으로 나타나지는 않았지만, 토론에서 이어진 대화의 행간에는 수시, 정시로 나눠지는 복잡한 대입전형 개선과 수능시험의 범위와 난도 부담(킬러문항 등)을 줄여야 한다는 개편 요구가 나타나 있습니다.
10월 10일 대입시안 발표 이후, 학원계의 반응을 소개한 한 보도는 대치동 등 사교육 업계가 “표정 관리하고 있지만 속으로는 쾌재를 부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교육언론 창_23.10.18.). 교육부는 눈가리고 아웅하는 태도를 버리고 진지하게 사교육비 경감과 공교육을 정상화시킬 대입안을 내 놓아야 합니다.
융합과 창의! (그러나 정답은 오직 하나.)
자신들의 입시를 경험한 후 사회생활을 하고, 이제 자녀의 대입을 준비하는 상황에 있는 부모들은 대입제도를 넘어선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학생들 모두에게 획일적으로 강요되는 진로선택과 진학 시기의 문제를 지적한 학부모도 있습니다. “아이들이 뒤늦게 자기의 재능이나 적성을 찾는 경우가 있고, 또 동기가 생겨서 늦게 열심을 내는 경우가 있잖아요. … 뒤늦게 발현되는 친구들이 있을 텐데 그런 친구들은 기회가 없을 것 같아요. 지금으로서는.” (10조) 진로의 발견이나 성장에 대한 이러한 사회적 고정관념과 제도적 압박은 대학 입시 보다 더 큰 차원에서 다루어 논의해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획일성에 대한 문제의식은 곧 수능시험의 평가방식 자체의 획일성에 대한 지적으로 이어졌습니다.
“아이의 진로와 성향에 맞는 대학입시가 아니라 창의성 등이 무시된 채 오로지 학습(의 결과)만으로 대학입시를 치르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10조) 8조에서는 “공장에서 훈련된 점수 뽑는 기계”라는 자조적인 평가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미술이나 음악에 재능 있는 아이들의 대입에서도 수능최저학력기준을 맞추지 못하면 대입에서 실패하게 되는 문제가 지적되기도 했습니다.
1부에서 다룬 상대평가의 과도한 경쟁문제는 획일적 평가라는 문제와도 연관되어 있습니다. 상대평가는 정확히 변별하기를 위해 정량적 평가를 강화하고, 획일적 기준을 필요로 합니다.
현재의 수능시험은 학생의 역량을 수치화하고 줄 세우는데 최적화된 평가 방식입니다. 학부모 발제자는 다음과 같이 지적했습니다. “아이들은 오지선다형 객관식 문항 속에서 출제자의 의도에 생각을 가두며 빠르게 정답을 찾아내는 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이는 괴로운 일일 뿐 아니라, 교육적으로도 무의미합니다. 이를 바꾸려면 얼마나 많이 알고 빨리 푸는지에 대한 평가에서 벗어나, 각자의 깊이 있는 사고과정을 꺼낼 수 있는 서논구술형 방식의 평가가 입시에서도 확산되어야 합니다.” _ 용은중 학부모(중 2 자녀)
조별 토의에서 학생들도 각자의 생각을 묻고 답할 수 있는 대입안을 원한다 말하기도 했습니다. “선택과목을 통합으로 본다고 하더라구요. 통합 말고 원래 하던 것처럼 선택과목하고. 이거랑 연결되는 게 서논술형 식으로 자신의 생각을 말할 수 있는 입시가 되었으면…”, “저도 약간 앞에 내용이랑 비슷하게 정답 말고 뭔가 내 생각을 쓸 수 있는 문제가 이게 주를 이루지는 못하더라도 포함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5조)
이런 요구가 있음에도 정답을 빨리 찾는 획일적 평가인 수능의 비중을 유지・확대하는 것은 당사자들을 무시하는 태도입니다. 오직 정량적 평가만 중시하는 수능 시험에 필수적으로 봐야할 범위를 늘리고 상대평가를 유지하는 것은 학교 교육 정상화를 저해할 것이며 사교육문제를 심화시킬 것입니다. 이번 교육부의 발표가 고교학점제를 무력화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을 가져오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이날 학생, 학부모 발제자 모두 고교학점제의 형해화, 왜곡을 우려하는 논평을 낸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닙니다.
“이런 상황에서 고교학점제는 대입에 필요한 과목을 추가해 아이들을 짓누를 뿐 본래의 의미는 쓰레기통에 처박혔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안 그래도 0.7의 기록적인 저출산 속에서 아이들을 계속 병들게 할 셈입니까? 4차 산업혁명 그렇게 부르짖더니 생각할 틈은 주지 않고 공정함을 무기 삼아 성적으로 줄을 세우겠다는 생각, 진심입니까? 인간을 도대체 어떤 존재로 바라보는 겁니까?”
_교육부 장관에게 보내는 서한문(학부모 발제) 중
비인간적 대입제도에서 스스로를 구하는 학생ㆍ학부모의 요구
교육부가 고교학점제 전면시행을 발표한 ‘모든 학생들의 성장을 지원하는 공교육 경쟁력 제고방안(23년 6월)’은 고교학점제에서조차 경쟁력을 말하고 있습니다. 한 교육평론가는 교육에 수출’경쟁력’, 기술’경쟁력’에서나 사용될 단어를 사용한 것에 대해 천박하다는 혹평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이번 공청회 참가자들도 현행 대입제도와 개편시안의 저변에 깔린 철학의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도봉구 청소년의회상임의장으로 활동 중인 참가자 김현민 학생(신방학중 2학년)은 조별토의 중간발표에서 교육과 대입제도에 대해 “좋은 부품이 되어가는 학생들”이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이 논평은 교육부가 교육이 아닌 산업계의 요구, 대학의 요구에 맞춰 교육과 대입제도를 운영하고 있다는 의심을 표현한 것입니다. 여전히 국가 경쟁력을 위한 국가의 일꾼으로 학생과 교육을 수단화하고 있다는 발언들도 다수 확인되었습니다.
“각 교육기관이 설립취지를 상실했다. 대학은 기업으로 인력을 보내는 취업준비기관이, 고등학교는 그런 대학에 학생을 공급하는 입시기관이다.” (11조)
“인간성을 최우선하는 공교육, 대입제도에 포커스를 맞춰야 하는데, 공교육이 도구화되고 입시를 위한 관문이 되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해요. 네 그래서 아이들이 도구화되지 않고 그 안에서 정말 올바른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는 게 가장 중요하잖아요. 그리고 고등학교도 사회성을 기르는 역할이 가장 큰 거고, (학교에서) 작은 사회를 아이들이 배워야 하는데, 대입만을 위한 그런 곳이 되지 않고 인간다움을 배우는 곳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0조)
당사자들의 요구가 반영된 2028대입제도가 되어야 합니다.
“대학은 시작일 뿐, 문화시민, 선진시민 자격고사로! 우리 아이들 살리는 대입제도 요구한다!” (12조)
“고교학점제 청사진만 아름다우면 뭐합니까? 국영수만 가르치지 말고 존엄교육하라!” (9조)
이날 모인 학생・학부모들은 그저 2028대입의 변화가 자신과 자녀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변하도록 실력행사를 하러 모인 게 아니었습니다. 잘못 도입된 대입제도가 가져올 교육의 왜곡과 학생의 소외에 반대하며, 더불어 살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참여했습니다. 대학, 정부 및 산업계 등, 공적인 영역에서 함께 짊어져야 할 책임을 학생과 학부모에게만 전가한다면 우리는 교육의 결실을 소수의 승자 개인이 독차지하는 것을 당연히 여기는 ‘각자도생의 사회’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입니다.
2022 개정교육과정이 표방하는바 자기주도적이며 창의성을 가진, 더불어 사는 사람을 기를 수 있는 2028 대입제도가 다시 마련되길 촉구합니다. 대입 당사자들은 2028 대입정책 입안 시 “답정너, 수요자 고려X, 공급자 중심 제도 그냥 따르라 명령”(11조)하지 말라고 말합니다. 이는 교육부와 대입정책 입안자들이 당사자들의 의견을 경청하길 요구하는 것입니다. 교육부가 작성한 대입시안에 대한 통보와 일방적 설명이 아니라 원점에서 당사자들의 요구를 수용하고 재검토하길 요구합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더불어 사는 배움과 교육을 요구하는 학생과 학부모님들의 목소리가 대입정책에 반영되기까지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 정지현, 홍민정)
※ 문의 : 정책대안연구소 정책팀장 신소영 (02-797-4044/내선번호 501)
정책대안연구소 선임연구원 백병환(02-797-4044/내선번호 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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