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는 4월 15일 「성장엔진 연계 지역인재 양성방안」을 발표했습니다. 그간 시민사회와 교육계가 '서울대 10개 만들기'라는 이름으로 공론화해온 정책을 교육부가 수용한 결과물입니다. 이는 당초 거점국립대를 주축으로 대학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이들의 연구·교육 경쟁력을 강화하자는 것이 골자였습니다. 진학 유인이 높은 대학의 대입 통로를 넓히고 분산한다는 목적을 담고 있었습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하 사교육걱정)은 그동안 이 정책이 지닌 문제의식과 방향에 깊이 공감해왔습니다. 그러나 이번 발표안을 면밀히 검토한 결과, 원래의 정책 목적은 사실상 소멸되고 그 빈자리를 5극3특 전략산업 육성 논리로 채운 결과물에 그쳤다는 점에서 심각한 우려를 표합니다. 교육의 공공성과 대입 경쟁 완화라는 구조적 목표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으며, 정책의 실체는 기업 주도의 단과대학 설립 지원과 특정 전략산업 인력 양성으로 협소화되고 말았습니다. ■ ‘대학서열 해소’, ‘고등교육의 질 제고’라는 정책의 본래 취지가 실종됨. 시민사회와 교육계가 제안해온 '서울대 10개 만들기'의 핵심 목적은 두 가지였습니다. 첫째, 거점국립대 네트워크를 구성해 집중 투자하고, 연구·교육 역량을 실질적으로 끌어올리되 대학별 특성화를 단행하여 교원 및 연구 설비 규모를 확충하는 것입니다. 이로써 통합 네트워크 대학의 사회적 위상을 높이고 수도권 대학 집중 구조를 완화하는 것, 둘째 이를 통해 지역에서도 질 높은 고등교육에 접근할 수 있도록 대입 경쟁의 분산 효과를 거두는 것이었습니다. 즉 ‘대학서열 해소’와 ‘고등교육의 질 제고’가 이 정책의 당초 취지였습니다. 이를 통해 대학입학 경쟁이 완화되면 사회적 난제로 대두된 과도한 사교육비의 경감효과까지 기대되어 주요 교육개혁 과제로 주목을 받아왔던 것입니다. 그러나 이번 발표에는 이러한 취지를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습니다. 교육부는 거점국립대 3개교를 선정하여 1개교당 1천억원 규모의 추가 재정지원을 하겠다고 밝혔으나, 그 핵심은 해당 거점국립대와 5극3특 성장엔진기업이 함께 브랜드 단과대학 및 융합연구원을 설립하는 데 교별 400억원을 지원하는 것입니다. 교육부는 다이슨 공과대학, 롤스로이스 학위도제제도 등 해외 사례를 들며 이를 정당화했으나, 융합연구원이 출연연 등으로부터 과제를 위탁받고 기업·출연연 인력이 교원을 겸직하는 방식은 대학의 자생적 역량 강화가 아닙니다. 네트워크 구성과 동시에 대학별 특성화를 단행하여 교원 및 연구 설비 등의 규모를 확충하자는 당초 시민사회의 구상은 이번 교육부 발표와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8개 전략산업의 응용 기술 위주로만 투자가 이뤄지는 구조에서 대학의 본질적 연구 역량 강화를 달성할 수 있을지 깊은 의문이 남습니다. 정책의 이름은 빌렸으되, 정책의 정신은 버린 것입니다. 당초 정책은 수도권 중심의 대학 서열 완화를 목표로 했으나, 이번 방안은 대학 서열 완화 방안은 전무하고 대학 간 역할을 재조정하는 데에만 머무르고 있습니다. ■ '초집중' 지원이라는 표현이 무색한 재정 규모임 이번 발표에서 당초 9개교를 지원하려던 대상을 3개교로 대폭 압축하여 '초집중' 지원하겠다는 취지를 밝혔으나, 실제 재정 규모는 초집중이라는 표현이 너무도 민망한 수준입니다.
9개 거점국립대 학생 1인당 평균교육비를 서울대 70% 수준으로 하기 위해서는 연간 교육비가 단순 추계로도 최소 3.6조원이 필요합니다. 반면 올해 교육부가 편성한 국립대학교 재정지원 예산은 약 8,400억원에 불과합니다. 이조차 일반국립대 지원 항목을 제외하면 6,612억원에 지나지 않습니다. 서울대 국고 출연지원금은 인건비와 운영비를 제외해도 3,231억원 수준에 이릅니다. 2026년 본예산 기준 거점국립대 1개교당 일반재정지원 산술 평균은 291억원 수준으로, 이조차 전년 대비 증가한 것이기는 합니다. 여기에 브랜드 단과대·AI거점 패키지 지원금 500억원과 초광역 공유대학 인센티브 200억원을 모두 더하더라도, 선정 대학 1개교당 정부 재정지원은 991억원 수준에 그칩니다. 이는 여전히 서울대 국고 출연 규모의 30% 수준에 불과합니다. 국고 지원이 대학 간 격차를 완화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격차를 벌리고 누적시키고 있습니다. 아울러 이번 발표에 함께 제시된 5극3특 권역별 총 1,200억원 지원 계획은 새롭게 추가된 내용이 아닙니다. 이미 지속적으로 이어지던 대학 재정지원을 다시 언급한 것에 불과합니다. 이전 정부에서 이주호 전 교육부장관이 대학 재정지원 체계를 라이즈(RISE)라는 지자체 중심 지원체계에 통합시켜 2025년 통합을 완료했고, 현 정부 들어 정책 명칭이 앵커(ANCHOR)로 개편되면서 약 2조 1,400억원 규모로 편성됐습니다. 이 중에서 지자체별 칸막이로만 지원이 이뤄지던 문제를 개선하고자 일부를 초광역 지원 예산으로 재편성했는데, 이를 인용한 것입니다. ‘선별 지원’ 논란에 대한 해명으로는 대단히 민망합니다. 2026년 1차 추경에서 고등교육특별회계는 403억원 늘었습니다. 그러나 국립대 교육비나 산학연 지원을 위한 세출 편성은 전혀 없었습니다. 국립대 태양광 설비 확충에 120억원, 기존에 대학별 재학생 대상으로 운영하던 첨단산업 부트캠프를 비재학생 대상으로 확대하는 데 283억원을 편성한 것이 전부입니다. 이번 정책 발표를 뒷받침할 실질적 재정 투자 의지가 추경에서조차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결국 교육부가 언급한 ‘초집중 투자’는 허울뿐이고 서울대와 지방대 간 격차를 줄이기에는 턱없이 모자란 예산 계획을 발표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 이번에 제시한 기업 주도 단과대학 모델은 오히려 대학 교육의 공공성을 훼손할 수도... 기업·출연연 인력의 교원 겸직과 학부생 연구 참여 프로그램 등은 당장의 연구인력 확보에 일정한 의미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은 대학의 자생적 역량 강화가 아니라는 점, 그리고 8개 전략산업의 응용기술 위주로만 투자가 이뤄져 기초학문과 교양교육 발전을 약화시킬 위험이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지울 수 없습니다. 대학의 연구역량은 외부 인력의 겸직으로 단기간에 확충될 수 있는 성질이 아니며, 지속 가능한 방식이 되기도 어렵습니다. 무엇보다 '서울대 10개 만들기'가 대입 경쟁 완화와 사교육비 경감이라는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특정 산업 분야의 경쟁력 있는 인재를 배출하는 정책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합니다. 지역 거점국립대가 다양한 학문 영역에서 사회적 신망을 높이고 진학 유인 자체가 높아질 때라야, 수도권 명문대 집중 현상 완화와 대입 경쟁 구조의 실질적 변화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변화를 견인하지 못한다면 사교육 수요 역시 구조적으로 유지되거나 심화되는 추이를 막을 수 없습니다. ■ 5극3특 전략산업 논리가 아닌 본래의 교육개혁 차원의 정책 목적 달성 위한 사업 계획 및 추진 전략 내놓아야함. 이재명 정부의 5극3특은 권역별 전략산업 육성을 목표로 하는 산업·지역 정책입니다. 그 취지 자체는 정당하고 필요합니다. 그러나 이번 교육부 발표에서 '서울대 10개 만들기'는 사실상 특성화 융합연구원을 통한 권역별 전략산업 앵커 기능 수행으로 귀결되어, 교육 정책이 산업 정책의 하위 수단으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서울대 10개 만들기'는 당초 취지와 목적이 분명한 교육 정책인데, 그 취지를 소멸시키면서 그 빈자리를 전략산업 육성으로 채워넣는 것은 곤란합니다. 지역 학생의 고등교육 접근성 강화, 대입 경쟁 완화, 공교육 역할 강화라는 교육 본연의 문제의식은 이번 발표에서 사실상 폐기된 것입니다. 사교육걱정은 이번 발표가 당초의 정책 목적을 회복하는 방향으로 보완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정책 요구를 강력히 촉구합니다. 첫째, 교육부는 '서울대 10개 만들기'의 본래 목적인 대입 경쟁 완화 및 대학 서열 구조 개선 효과를 어떻게 달성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경로와 목표를 명확히 제시하십시오. 둘째, 거점국립대의 자생적 연구·교육 역량 강화를 위해 실질적 재정 확충 계획을 수립하고, 서울대와의 재정 지원 격차를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로드맵을 제시하십시오. 현재와 같이 서울대 출연 규모의 절반 수준에 머무는 지원으로는 '초집중'이라는 표현이 성립하지 않습니다. 셋째, 브랜드 단과대학 및 융합연구원 설립 과정에서 기업 주도 방식이 대학의 학문적 독립성과 교육 공공성을 침해할 것이란 우려에 대해서 명확하고 근본적인 대안을 마련하고 방향을 전환하십시오. 넷째, 5극3특 전략산업 육성과 대학 공공성 강화는 상호 보완적으로 추진되어야 하며, 교육 정책이 산업 정책의 하위 수단으로 종속되지 않도록 정책 간 역할과 목적을 분명히 구분하십시오. 대학 서열 구조 해소와 지역 고등교육 역량 강화는, 사교육 수요를 유발하는 과도한 대입 경쟁 구조를 바꾸기 위한 핵심 과제입니다. 서울대 10개 만들기'가 진정으로 그 이름에 값하는 정책이 되려면, 전략산업 인력 양성이라는 단기 목표를 넘어 대입 경쟁 완화와 모든 학생의 질 높은 고등교육 접근권 보장이라는 구조적 목표를 정책의 중심에 되돌려 놓아야 합니다. 이를 위해 사교육걱정은 곧, ‘서울대 10개 만들기’가 단순히 특정 산업인력 양성 중심의 재정지원 사업에 그치지 않고, 대학서열 구조 완화와 대입 경쟁 완화라는 본래의 목표를 실현할 수 있도록 새로운 대학체제 개편 운동체를 본격적으로 출범할 예정입니다. 특히 이재명 정부가 강조해온 ‘국민주권정부’의 기조에 발맞추어, 대학체제 개편의 방향을 국민이 함께 논의하고 만들어가는 사회적 공론의 장을 형성해 나가고자 합니다. 이에 교육 주체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
■ 교육부 ‘성장엔진 연계 지역인재 양성방안’에 대한 논평 (2026.04.20.)
산업인력 양성책으로 변질된 ‘서울대 10개 만들기’, 실종된 대학서열 완화 취지 되살려야...
교육부는 4월 15일 「성장엔진 연계 지역인재 양성방안」을 발표했습니다. 그간 시민사회와 교육계가 '서울대 10개 만들기'라는 이름으로 공론화해온 정책을 교육부가 수용한 결과물입니다. 이는 당초 거점국립대를 주축으로 대학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이들의 연구·교육 경쟁력을 강화하자는 것이 골자였습니다. 진학 유인이 높은 대학의 대입 통로를 넓히고 분산한다는 목적을 담고 있었습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하 사교육걱정)은 그동안 이 정책이 지닌 문제의식과 방향에 깊이 공감해왔습니다.
그러나 이번 발표안을 면밀히 검토한 결과, 원래의 정책 목적은 사실상 소멸되고 그 빈자리를 5극3특 전략산업 육성 논리로 채운 결과물에 그쳤다는 점에서 심각한 우려를 표합니다. 교육의 공공성과 대입 경쟁 완화라는 구조적 목표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으며, 정책의 실체는 기업 주도의 단과대학 설립 지원과 특정 전략산업 인력 양성으로 협소화되고 말았습니다.
■ ‘대학서열 해소’, ‘고등교육의 질 제고’라는 정책의 본래 취지가 실종됨.
시민사회와 교육계가 제안해온 '서울대 10개 만들기'의 핵심 목적은 두 가지였습니다. 첫째, 거점국립대 네트워크를 구성해 집중 투자하고, 연구·교육 역량을 실질적으로 끌어올리되 대학별 특성화를 단행하여 교원 및 연구 설비 규모를 확충하는 것입니다. 이로써 통합 네트워크 대학의 사회적 위상을 높이고 수도권 대학 집중 구조를 완화하는 것, 둘째 이를 통해 지역에서도 질 높은 고등교육에 접근할 수 있도록 대입 경쟁의 분산 효과를 거두는 것이었습니다. 즉 ‘대학서열 해소’와 ‘고등교육의 질 제고’가 이 정책의 당초 취지였습니다. 이를 통해 대학입학 경쟁이 완화되면 사회적 난제로 대두된 과도한 사교육비의 경감효과까지 기대되어 주요 교육개혁 과제로 주목을 받아왔던 것입니다.
그러나 이번 발표에는 이러한 취지를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습니다. 교육부는 거점국립대 3개교를 선정하여 1개교당 1천억원 규모의 추가 재정지원을 하겠다고 밝혔으나, 그 핵심은 해당 거점국립대와 5극3특 성장엔진기업이 함께 브랜드 단과대학 및 융합연구원을 설립하는 데 교별 400억원을 지원하는 것입니다. 교육부는 다이슨 공과대학, 롤스로이스 학위도제제도 등 해외 사례를 들며 이를 정당화했으나, 융합연구원이 출연연 등으로부터 과제를 위탁받고 기업·출연연 인력이 교원을 겸직하는 방식은 대학의 자생적 역량 강화가 아닙니다. 네트워크 구성과 동시에 대학별 특성화를 단행하여 교원 및 연구 설비 등의 규모를 확충하자는 당초 시민사회의 구상은 이번 교육부 발표와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8개 전략산업의 응용 기술 위주로만 투자가 이뤄지는 구조에서 대학의 본질적 연구 역량 강화를 달성할 수 있을지 깊은 의문이 남습니다. 정책의 이름은 빌렸으되, 정책의 정신은 버린 것입니다. 당초 정책은 수도권 중심의 대학 서열 완화를 목표로 했으나, 이번 방안은 대학 서열 완화 방안은 전무하고 대학 간 역할을 재조정하는 데에만 머무르고 있습니다.
■ '초집중' 지원이라는 표현이 무색한 재정 규모임
이번 발표에서 당초 9개교를 지원하려던 대상을 3개교로 대폭 압축하여 '초집중' 지원하겠다는 취지를 밝혔으나, 실제 재정 규모는 초집중이라는 표현이 너무도 민망한 수준입니다.
9개 거점국립대 학생 1인당 평균교육비를 서울대 70% 수준으로 하기 위해서는 연간 교육비가 단순 추계로도 최소 3.6조원이 필요합니다. 반면 올해 교육부가 편성한 국립대학교 재정지원 예산은 약 8,400억원에 불과합니다. 이조차 일반국립대 지원 항목을 제외하면 6,612억원에 지나지 않습니다.
서울대 국고 출연지원금은 인건비와 운영비를 제외해도 3,231억원 수준에 이릅니다. 2026년 본예산 기준 거점국립대 1개교당 일반재정지원 산술 평균은 291억원 수준으로, 이조차 전년 대비 증가한 것이기는 합니다. 여기에 브랜드 단과대·AI거점 패키지 지원금 500억원과 초광역 공유대학 인센티브 200억원을 모두 더하더라도, 선정 대학 1개교당 정부 재정지원은 991억원 수준에 그칩니다. 이는 여전히 서울대 국고 출연 규모의 30% 수준에 불과합니다. 국고 지원이 대학 간 격차를 완화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격차를 벌리고 누적시키고 있습니다.
아울러 이번 발표에 함께 제시된 5극3특 권역별 총 1,200억원 지원 계획은 새롭게 추가된 내용이 아닙니다. 이미 지속적으로 이어지던 대학 재정지원을 다시 언급한 것에 불과합니다. 이전 정부에서 이주호 전 교육부장관이 대학 재정지원 체계를 라이즈(RISE)라는 지자체 중심 지원체계에 통합시켜 2025년 통합을 완료했고, 현 정부 들어 정책 명칭이 앵커(ANCHOR)로 개편되면서 약 2조 1,400억원 규모로 편성됐습니다. 이 중에서 지자체별 칸막이로만 지원이 이뤄지던 문제를 개선하고자 일부를 초광역 지원 예산으로 재편성했는데, 이를 인용한 것입니다. ‘선별 지원’ 논란에 대한 해명으로는 대단히 민망합니다.
2026년 1차 추경에서 고등교육특별회계는 403억원 늘었습니다. 그러나 국립대 교육비나 산학연 지원을 위한 세출 편성은 전혀 없었습니다. 국립대 태양광 설비 확충에 120억원, 기존에 대학별 재학생 대상으로 운영하던 첨단산업 부트캠프를 비재학생 대상으로 확대하는 데 283억원을 편성한 것이 전부입니다. 이번 정책 발표를 뒷받침할 실질적 재정 투자 의지가 추경에서조차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결국 교육부가 언급한 ‘초집중 투자’는 허울뿐이고 서울대와 지방대 간 격차를 줄이기에는 턱없이 모자란 예산 계획을 발표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 이번에 제시한 기업 주도 단과대학 모델은 오히려 대학 교육의 공공성을 훼손할 수도...
기업·출연연 인력의 교원 겸직과 학부생 연구 참여 프로그램 등은 당장의 연구인력 확보에 일정한 의미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은 대학의 자생적 역량 강화가 아니라는 점, 그리고 8개 전략산업의 응용기술 위주로만 투자가 이뤄져 기초학문과 교양교육 발전을 약화시킬 위험이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지울 수 없습니다. 대학의 연구역량은 외부 인력의 겸직으로 단기간에 확충될 수 있는 성질이 아니며, 지속 가능한 방식이 되기도 어렵습니다.
무엇보다 '서울대 10개 만들기'가 대입 경쟁 완화와 사교육비 경감이라는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특정 산업 분야의 경쟁력 있는 인재를 배출하는 정책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합니다. 지역 거점국립대가 다양한 학문 영역에서 사회적 신망을 높이고 진학 유인 자체가 높아질 때라야, 수도권 명문대 집중 현상 완화와 대입 경쟁 구조의 실질적 변화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변화를 견인하지 못한다면 사교육 수요 역시 구조적으로 유지되거나 심화되는 추이를 막을 수 없습니다.
■ 5극3특 전략산업 논리가 아닌 본래의 교육개혁 차원의 정책 목적 달성 위한 사업 계획 및 추진 전략 내놓아야함.
이재명 정부의 5극3특은 권역별 전략산업 육성을 목표로 하는 산업·지역 정책입니다. 그 취지 자체는 정당하고 필요합니다. 그러나 이번 교육부 발표에서 '서울대 10개 만들기'는 사실상 특성화 융합연구원을 통한 권역별 전략산업 앵커 기능 수행으로 귀결되어, 교육 정책이 산업 정책의 하위 수단으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서울대 10개 만들기'는 당초 취지와 목적이 분명한 교육 정책인데, 그 취지를 소멸시키면서 그 빈자리를 전략산업 육성으로 채워넣는 것은 곤란합니다. 지역 학생의 고등교육 접근성 강화, 대입 경쟁 완화, 공교육 역할 강화라는 교육 본연의 문제의식은 이번 발표에서 사실상 폐기된 것입니다.
사교육걱정은 이번 발표가 당초의 정책 목적을 회복하는 방향으로 보완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정책 요구를 강력히 촉구합니다.
첫째, 교육부는 '서울대 10개 만들기'의 본래 목적인 대입 경쟁 완화 및 대학 서열 구조 개선 효과를 어떻게 달성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경로와 목표를 명확히 제시하십시오.
둘째, 거점국립대의 자생적 연구·교육 역량 강화를 위해 실질적 재정 확충 계획을 수립하고, 서울대와의 재정 지원 격차를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로드맵을 제시하십시오. 현재와 같이 서울대 출연 규모의 절반 수준에 머무는 지원으로는 '초집중'이라는 표현이 성립하지 않습니다.
셋째, 브랜드 단과대학 및 융합연구원 설립 과정에서 기업 주도 방식이 대학의 학문적 독립성과 교육 공공성을 침해할 것이란 우려에 대해서 명확하고 근본적인 대안을 마련하고 방향을 전환하십시오.
넷째, 5극3특 전략산업 육성과 대학 공공성 강화는 상호 보완적으로 추진되어야 하며, 교육 정책이 산업 정책의 하위 수단으로 종속되지 않도록 정책 간 역할과 목적을 분명히 구분하십시오.
대학 서열 구조 해소와 지역 고등교육 역량 강화는, 사교육 수요를 유발하는 과도한 대입 경쟁 구조를 바꾸기 위한 핵심 과제입니다. 서울대 10개 만들기'가 진정으로 그 이름에 값하는 정책이 되려면, 전략산업 인력 양성이라는 단기 목표를 넘어 대입 경쟁 완화와 모든 학생의 질 높은 고등교육 접근권 보장이라는 구조적 목표를 정책의 중심에 되돌려 놓아야 합니다. 이를 위해 사교육걱정은 곧, ‘서울대 10개 만들기’가 단순히 특정 산업인력 양성 중심의 재정지원 사업에 그치지 않고, 대학서열 구조 완화와 대입 경쟁 완화라는 본래의 목표를 실현할 수 있도록 새로운 대학체제 개편 운동체를 본격적으로 출범할 예정입니다. 특히 이재명 정부가 강조해온 ‘국민주권정부’의 기조에 발맞추어, 대학체제 개편의 방향을 국민이 함께 논의하고 만들어가는 사회적 공론의 장을 형성해 나가고자 합니다. 이에 교육 주체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 문의 :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선임연구원 김한올 (02-797-4044/내선번호 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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