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입시][환영논평] 교육부,국교위의 대입,평가개혁 환영…서논술형 평가의 성패는? (+논평전문)

2026-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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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국교위의 대입‧내신 평가 동시개혁 방향 환영… 논서술형 평가의 성패는 상대평가 폐지와 학교교육 연계에 달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하 사교육걱정)은 2026년 8월 5일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교육부와 국가교육위원회의 업무보고에서 대입과 학교평가를 함께 개혁하고, 학교교육이 입시를 준비하는 구조가 아니라 입시가 학교교육을 견인하는 구조로 전환하겠다는 방향이 제시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합니다. 이는 그동안 교육계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되어온 대입경쟁과 줄 세우기식 획일적 평가가 학교교육을 왜곡해 온 근본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다만 이번 논의가 문항 형식을 바꾸는 수준에 머물러서는 안 되며, 학생을 서로 비교하고 서열화하는 상대평가 체제의 근본적인 전환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학교에서 배우고 평가받는 것이 곧 입시 준비가 되는 구조, 즉 학교 평가와 대학입시의 괴리를 줄이겠다는 방향이 공식적으로 제시되었다는 것입니다. 차정인 국가교육위원장은 대입제도가 교육 내용을 바꾸는 힘을 가진 만큼, 그 힘을 활용해 학교 수업과 학생의 학습 방식을 바꾸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서·논술형 평가를 내신과 수능에 함께 도입해 학교교육과 대입을 연계하겠다는 구상도 제시했습니다.

 

그동안 초·중·고는 물론 유아교육 현장까지 대입경쟁에 종속되면서 교육과정은 형해화되고, 학교는 학생의 성장과 배움보다 입시를 위한 경쟁의 장으로 변질되어 왔습니다. 이러한 현실을 바꾸기 위해 대입이 학교교육을 종속시키는 힘이 아니라 학교교육을 견인하는 힘으로 작동해야 한다는 차정인 위원장의 문제의식은 매우 타당합니다. 대통령이 제기한 현행 평가체제에 대한 문제의식 역시 의미가 있었습니다. 대통령이 객관식 중심 평가가 선발자의 편의를 위해 유지되어 온 측면이 있으며,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역량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을 제기한 점에도 공감합니다. 

 

이어 “필요 없는 것을 가르치고 아이들을 규격화하고 있다 … 규격화된 사람을 키워내는 교육은, 교육을 하는 것이 아니라 망치는 것 같다”고 언급하며, 대학에 진학하지 않을 학생들까지 획일적인 입시경쟁에 내몰리는 현실을 비판했습니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대입 변별에 갇혀 구태의 교육에서 벗어나지 못한 아픈 우리 교육의 현실을 정확히 짚은 것으로 평가됩니다.

 

한편 업무보고 과정에서 대통령과 교육부 장관이 등급제와 등수제의 차이를 논의한 대목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대통령이 등급제 도입의 취지를 경쟁 완화의 관점에서 이해하고, 등수제로의 회귀나 학생 간 변별 경쟁을 더욱 강화하는 방향에 거리를 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간 추진되어 온 등급제 개편의 취지가 단지 경쟁 완화 차원으로만 논의된 점은 아쉬운 대목입니다. 특히 절대평가는 학생 간 서열 경쟁을 줄이기 위한 제도인 동시에, 모든 학생이 교육과정이 요구하는 일정한 성취수준에 도달하도록 지원하는 공교육의 책임성을 강화하기 위한 제도입니다. 또한 지역 간·학교 간 교육격차를 완화하고, 학생 수가 적은 지역 및 소규모 학교 학생들이 상대평가로 인해 겪는 구조적 불이익을 해소하기 위한 제도이기도 합니다. 절대평가의 이러한 교육적·사회적 의미까지 함께 설명할 때 비로소 ‘하향평준화’라는 익숙한 논란을 넘어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습니다.

 

이번 업무보고에서 가장 아쉬운 점은 대통령의 문제인식은 확인되었지만, 이를 제도개혁으로 이어가겠다는 최고 정책결정권자의 의지는 충분히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차정인 국가교육위원장은 학교교육과 대입을 연계하는 방향과 제도 설계의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설명했고, 교육부 역시 논의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러나 대통령은 입시제도 개편 과정에서 발생할 혼란과 사회적 갈등을 우려했습니다. 물론 제도 변화에는 진통이 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변화의 어려움을 이유로 손을 놓는 순간, 그 부담은 고스란히 지금의 학생들에게 전가됩니다.

 

특히 대통령이 현재의 사교육 시장을 ‘우물 밑에 가라앉은 진흙처럼 안정된 상태’라고 보는 인식은 심히 우려스럽습니다. 지금의 사교육 현실은 안정된 것이 아니라, 과도한 경쟁과 불안을 학생과 학부모가 감내하며 유지하고 있는 고착된 상태입니다. 학생들은 이른 시기부터 선행과 사교육 경쟁에 신음하고 있으며, 학교교육은 입시 경쟁에 잠식되어 있습니다.

 

손을 대지 않고 코를 풀 수는 없습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갈등이 두려워 조용히 현상을 관리하는 일이 아니라, 조용히 누적되어 온 교육 고통을 직시하고 이를 바꾸기 위한 책임 있는 개혁에 나서는 일입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흙탕물이 두려워 우물을 그대로 두는 일이 아니라, 이미 썩어가고 있는 물을 아이들에게 마시도록 하는 현실을 바꾸는 일입니다.

 

무엇보다 정부는 학령인구 급감 시대에도 학생들을 서로 비교하고 줄 세우는 상대평가 체제를 계속 유지할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답을 내놓아야 합니다. 학생 수가 급격히 감소하는 상황에서 상대평가는 교육적으로도, 제도적으로도 지속 가능하지 않습니다. 특히 학생 수가 적은 지역과 소규모 학교에서는 상대평가로 인해 상위 등급 자체가 산출되지 않거나 학생의 실제 성취와 무관한 불이익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학생 간 서열을 매기는 상대평가를 종식하고, 학생이 교육과정에서 요구하는 성취수준에 도달했는지를 평가하는 절대평가 체제로 전환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합니다. 절대평가 전환은 경쟁 완화를 위한 선택적 대안이 아니라, 모든 학생의 배움을 보장하고 지역과 학교 규모에 따른 불평등을 완화하기 위한 책임교육의 핵심 과제입니다.

 

최근 국가교육위원회가 공론화 계획이라는 ‘서·논술형 평가 확대’ 역시 AI 시대가 요구하는 미래형 평가체제로 나아가기 위한 바람직한 방향입니다. 그러나 서·논술형이라는 문항 유형 개편 자체가 평가개혁의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상대평가 체제를 그대로 둔 채 문항 형식만 객관식에서 서·논술형으로 바꾼다면, 줄 세우기의 도구만 더욱 정교하고 값비싸게 바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일각에서는 논·서술형 평가 확대가 곧 사교육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불길한 우려를 현실로 만드는 것은 논·서술형 평가 자체가 아니라, 상대평가 체제를 유지한 채 논·서술형 평가를 도입하는 땜질식 개편입니다. 평가의 목적이 여전히 학생 간 변별에 머무른다면, 문항 형식이 무엇이든 더 높은 점수를 얻기 위한 사교육 수요는 확대될 수밖에 없습니다. 반대로 절대평가 체제 위에서 학교 교육과정과 수업, 학교평가와 대학입시가 유기적으로 연계되고, 채점 기준의 투명성과 교사의 평가 전문성, 학교 간 평가격차를 완화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함께 마련된다면 논·서술형 평가는 학교교육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충분히 안착할 수 있습니다. 고교학점제가 상대평가와 결합되며 제도의 취지가 훼손된 것처럼, 논·서술형 평가 역시 같은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됩니다.

 

결국 평가개혁의 핵심은 문항 형식을 바꾸는 데 있지 않습니다.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전환하고, 학교 교육과정과 수업, 학교평가와 대학입시를 하나의 체계로 연결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이러한 토대 위에서 추진될 때에만 서·논술형 평가는 학생의 사고력과 창의성을 기르고, 학교교육을 정상화하며, 사교육 의존을 줄이는 미래지향적 평가로 자리 잡을 수 있습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국가교육위원회와 교육부가 앞으로 마련할 대입·평가 개편안에 다음 원칙을 분명히 반영할 것을 촉구합니다. ▲첫째, 지속 불가능하고 비교육적인 상대평가를 종식하고 절대평가 전환을 평가개혁의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합니다. ▲둘째, 수능과 학교평가의 괴리를 해소하고 학교교육만으로도 충분히 평가에 대비할 수 있는 수업-평가 연계체제를 구축해야 합니다. ▲셋째, 서·논술형 평가 확대는 절대평가 전환과 학교교육 정상화를 위한 종합적인 평가개혁의 일부로 추진되어야 합니다.

 

대입제도 개편이 국민적 지지를 얻기 어렵다는 이유로, 필요한 개혁에 대한 논의마저 주저해서는 안 됩니다. 차정인 국가교육위원장이 밝힌 것처럼, 교육적으로 타당하고 사회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잘 설계된 개혁'이라면 국민의 지지와 신뢰를 충분히 얻을 수 있습니다. 정부와 국가교육위원회는 폭넓은 사회적 숙의와 책임 있는 정책 설계를 통해 학생의 성장과 학교교육의 정상화를 이끌어낼 완성도 높은 대입·평가 개편안을 마련하기를 기대합니다.

 

사교육걱정은 9월부터 연속 토론회를 개최하여 논·서술형 평가 확대가 곧 사교육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과연 타당한지 면밀히 진단하고, 학교교육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논·서술형 평가가 안착하기 위한 제도적 조건과 정책 과제를 검토할 것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학교교육만으로도 충분히 대비할 수 있는 미래형 평가체제의 구체적인 방안을 가까운 시일 내에 제안할 예정입니다. 대통령과 교육당국은 이번 업무보고에서 제기된 문제의식을 선언에 그치지 말고,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의 전환과 학교교육 중심의 평가체제 구축이라는 실질적인 제도개혁으로 완성할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2026. 08.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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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대표 신소영, 나성훈)

※ 문의 :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백병환 정책팀장(02-797-4044/ 내선 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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