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 교육][영유아 적기교육보장 연속보도⑱] "네 살인데 이미 늦었다고요?"... 두 살까지 내려간 조기 사교육 (+상세내용)

2026-08-13
조회수 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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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살인데 이미 늦었다고요?"... 두 살까지 내려간 조기 사교육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영유아교육포럼>은 조기 사교육 광풍 속에 대한민국 아이들의 빼앗긴 시간을 되찾기 위해 베이비뉴스에 26인의 릴레이 기고 '아이들의 시간을 지켜주세요'를 시작하였고, 이를 보다 널리 알리기 위해 보도 형식으로 배포합니다. 

 

4살 아이가 영어학원 레벨테스트를 치르고, 만 5세가 되면 어린이집과 유치원 교실이 텅 비는 것이 지금 대한민국 영유아 교육의 현실입니다. 조기 선행학습은 아이들의 발달을 앞당기는 것이 아니라, 마땅히 누려야 할 놀이와 탐색의 시간을 빼앗고 있습니다. 영유아 교육 현장의 교사, 연구자, 부모, 정책 전문가 26인은 조기 사교육이 아이들의 발달에 미치는 영향과 우리 사회가 마주한 교육 현실을 짚고, 국가와 사회가 어떤 책임을 져야 하는지, 조기가 아닌 ‘적기교육’을 위해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를 제안합니다. 빨리 배우는 것이 아니라 제때 자라는 것, 그것이 아이들의 권리입니다. 

 

필자: 이재필 (영유아교사협회 대표이사)

이 아이는 이미 늦었습니다.” 

 

아동 관련학과 교수의 4살 자녀에게 모 지역의 학원장이 한 말이다이 학원은 아이들에게 논리 논술을 가르친다이제 막 4살이 된 아이에게 너무 늦게 왔다”, “이미 이 아이는 늦었다고 했다는 것이다그 말을 전해 들었을 때 충격이 지금도 생생하다.

 

오는 10월부터 유아를 대상으로 한 학원에서 레벨테스트가 금지된다반가운 소식이지만법이 시행된다고 해서 이미 등급을 받아 온 아이들의 마음까지 초기화되지는 않는다.

 

미리 분명히 해두고 싶다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일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아이는 놀이로도 배우고성인의 설명으로도 배우고보고 따라 하면서도 배운다어떤 방법이 옳은지 따지려는 것도 아니다문제 삼는 것은 하나다배운 결과에 등급이 붙어 아이에게 되돌아간다는 것이다.

 

■  미국도 유아의 영어를 측정한다다만 반대 방향으로 

 

흔히 우리 사교육이 과열되었다고 말할 때 영어를 모국어로 쓰는 나라와는 사정이 다르다는 반론이 따라붙는다그렇다면 실제로 그 나라들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보는 편이 낫겠다.

 

미국에서도 유아의 영어 수준은 측정된다공립 학군의 유치원 프로그램은 가정에서 쓰는 언어를 조사해 이중 언어 학습자를 가려낸다이렇게 지정된 아동은 영어 숙달도 스크리닝을 받는다미국에 살지만 가정과 지역사회에서 영어가 아닌 모국어만 사용하다가, 만 3세가 되고 유치원에 들어와서야 처음 영어를 접하는 아이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그러나 목적이 정반대다그 측정은 지원이 필요한 아이를 찾기 위한 것이다결과는 교사의 수업 계획과 가정과의 협력에 쓰이고영어 학습자로 지정된 아동에게는 연방법의 보호와 지원 예산이 따라붙는다낮게 나온 아이에게 더 많은 것이 주어지는 구조다.

 

우리의 레벨테스트는 정확히 반대다점수가 낮게 나온 아이에게는 배움의 기회가 더 적게 주어지고 그보다 더 낮으면 아예 들어가지 못한다도구는 같고 방향만 다르다한쪽에서 측정이 지원의 근거이고다른 쪽에서는 배제의 근거다조건은 더 다르다미국 유치원에 들어가는 아이에게 영어는 '사회어'다급식 줄에서놀이터에서병원에서 당장 필요하고 교실 밖에서도 하루 종일 쓰인다그래서 아이는 배운다필요하기 때문이다.

 

우리 아이에게 영어는 모국어도 사회어도 아니다교실 문을 나서면 쓸 일이 없다몰입 환경의 압력만 그대로 들여오고몰입을 작동시키는 유일한 조건곧 실제 필요와 실제 공동체는 빼놓은 채 그 위에 시험을 얹은 셈이다.

 

2언어 습득에서 침묵기는 잘 알려진 현상이다새 언어 환경에 들어온 아이는 몇 주에서 몇 달간 거의 말하지 않고 듣기만 하다가 어느 시점부터 말이 터져 나온다미국의 유아교사는 이것을 정상 발달로 보고 기다린다우리나라의 아이는 그 몇 달 사이에 반 판정을 받는다그리고 그 판정은 성적표에 머무르지 않는다유아기는 자아개념이 처음 만들어지는 시기다성인은 시험 결과를 한 시점의 수행으로 분리해 받아들이지만 유아는 그러지 못한다외부의 평가를 통째로 자기규정으로 흡수한다영어를 아직 덜 배웠다가 아니라 나는 못하는 애가 된다교사들이 전해오는 또 하나의 장면새로운 활동 앞에서 저 그거 못해요라며 물러서는 아이들의 모습이다그 물러섬이 바로 여기서 비롯된다

 

■ 시험은 더 낮은 연령으로 시장을 확대한다

 

레벨테스트의 더 깊은 문제는 시험 이후가 아니라 시험 이전에 있다만 4세에 시험이 있으면 만 2세와 만 3세는 자동으로 그 시험의 준비 기간이 된다그리고 이 하강에는 바닥이 없다준비반이 생기면 그 준비반에 들어가기 위한 준비가 또 생긴다. ‘4세 고시라는 말이 붙는 순간그보다 어린 연령의 시장이 열린다이미 숫자로 나타난다. 2024년 교육부가 발표한 유아 사교육비 시험조사에서 2세 이하의 사교육 참여율은 24.6%였다네 명 중 한 명이 두 돌전에 사교육을 시작한다.

 

교육부가 지난 4. 36개월 미만 영아의 인지교습을 전면 금지하기로 한 것은 그 연령대에 이미 시장이 형성되어 있다는 뜻이다아직 모국어 체계가 자리 잡는 중인 시기다두 살 아이에게 영어를 시작하는 부모를 극성이라 부를 수 없다네 살에 시험이 있다는 사실을 알기에 하는 합리적인 대응이다탓해야 할 것은 부모가 아니라 시험이다시험을 없애지 않는 한그 앞의 시간은 계속 시험의 것이 된다.

 

■ 법은 출발선일 뿐이다

 

유아 레벨테스트를 규제하는 법이 제정된 것은 분명한 진전이다그러나 이 학원법 개정은 모집 단계의 선발 시험을 막았을 뿐 등록 이후의 수준 평가에는 여지를 남겼다실제로 교육부가 유아 대상 영어 학원 728곳을 전수 조사했을 때레벨테스트를 실시한 23곳 가운데 선발 목적은 3곳뿐이었고 나머지 20곳은 반 편성 목적이었다다수는 이미 다른 이름을 달고 있었다는 뜻이다.

 

아이에게는 선발이든 반 편성이든 같다. ‘반과 반이 생기고그 아래 연령에는 그것을 대비하는 시간이 생긴다아이가 자기를 소개할 때 무슨 말을 하는지 한 번 들어봐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그 문장에 등급이 들어 있다면그것은 아이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만든 구조의 문제다.

2026. 08. 13.
(사)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 신소영, 나성훈)
 

※ 문의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천은아 책임연구원(02-797-4044내선번호 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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