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 교육][실태보도] 영유아 대상으로 영어‧한글 추석 특강, 조기 사교육 요지경...(+상세내용)

2026-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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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 수험생처럼 4세에게도 ‘추석특강’... 명절까지 파고든 조기 사교육

▲ 9월 22일 국무회의에서 유아 모집·분반 목적의 시험·평가 금지 기준을 구체화한 학원법 시행령 개정안이 의결됨. 오는 10월 1일 부터 시행되며 유아를 선발하거나 서열화하는 평가 관행을 제한할 수 있는 구체적인 집행기준이 마련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음. 

▲ 그러나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제도 시행을 앞둔 시점에 서울 소재 한 영유아 대상 영어학원이 추석 연휴인 9월 24일부터 27일까지 4∼7세를 대상으로 영어특강과 5~6세 대상 한글 속성 수업을 운영한다고 홍보한 사실을 확인함. (※ 연령은 학원 광고 표기 기준)

▲ 해당 광고는 4세를 대상으로 파닉스, 리딩 준비 등 부족한 학습을 보완하고 다음 단계 수업을 준비하는 과정이 포함돼 있음. 5~7세수업에서는 지문에서 근거를 찾아 답을 설명하는 독해 활동, 핵심문장 2∼5개를 직접 쓰는 작문 활동을 제시함. 5~6세 대상 한글 속성 수업은 짧은 기간에 읽기·쓰기의 기초를 다지는 과정으로 홍보함.

▲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레벨테스트 금지의 취지가 현장에서 제대로 구현되도록 철저히 관리·감독할 것을 촉구함. 나아가 교습 내용, 교습 시간과 과대·허위광고까지 규율하는 후속 제도와 적기교육 보장 입법 논의가 이어져야 할 것을 제안함.

교육부는 9월 22일 국무회의에서 유아 대상 모집·분반 목적의 시험·평가 금지 기준을 구체화한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이 의결됐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시행령 개정은 오는 10월 1일 시행되는 개정 학원법의 후속 조치입니다. 개정 시행령에 따라 학원·교습소 및 개인과외교습자는 유아를 모집하거나 수준별로 반을 배정하기 위한 시험·평가를 실시할 수 없습니다. 필기·구술·실기·면접시험뿐 아니라 특정 능력을 검증한 시험 결과 등을 활용한 평가와 모집·분반을 목적으로 서열화하는 시험·평가도 금지됩니다. 등록 이후 교육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진단은 보호자의 사전 동의를 받아 관찰 또는 면담 방식으로 실시하는 경우에 한해 허용됩니다. 금지된 시험·평가를 실시한 경우 위반 횟수에 따라 과태료를 부과하고 위반 행위에 대한 신고 포상금 지급 근거도 마련됐습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하 사교육걱정)은 이번 시행령 개정이 이른바 ‘4세 고시’, ‘7세 고시’로 불려온 유아 대상 선발·서열화 관행을 제한하기 위한 중요한 진전이라 평가합니다. 특히 그동안 다양한 형태로 이루어져 온 모집·분반 평가의 금지 범위를 구체화하고 제재 기준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제도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그러나 레벨테스트를 금지하는 것만으로 영유아에게 가해지는 과도한 조기 사교육의 부담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제도 시행을 앞둔 현장에서는 취학 전 유아의 학습 진도와 성과를 강조하는 사교육이 명절 연휴까지 확대되고 있습니다.

 

사교육걱정은 서울 소재 한 영유아 대상 영어학원이 추석 연휴를 앞두고 4~7세 대상 영어특강과 5~6세 대상 한글 속성 수업을 운영한다고 홍보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학원 광고에 제시된 일정은 추석 연휴인 9월 24일부터 27일까지 입니다. 학원은 영어 읽기· 말하기· 쓰기 수업을 연령별 시간표에 편성했습니다. 수업은 회당 45분이며, 학원은 아이의 연령과 학습 수준에 따라 반을 나누어 진행한다고 안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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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학원이 공개한 연령별 추석 특강 광고

가장 어린 연령을 대상으로 하는 수업은 4세 Review Class Prep입니다. 학원은 파닉스, 리딩 준비, 워크시트, 스피킹 등 기초 영역을 점검하고 복습하는 수업이라 설명합니다. 특히 아이의 이해도와 반응을 살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다음 단계 수업을 준비하는 과정이라 소개합니다. 5∼7세 대상 ‘Reading Detective’ 수업에서는 중심 내용과 세부 내용을 파악하고 추론·예측하며, 지문에서 근거를 찾아 답을 설명하고 함정 문제를 구분하는 활동을 진행한다고 안내했습니다. ‘Story Writing & Speaking’은 그림이나 짧은 상황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구성한 뒤 핵심 문장 2∼5개를 직접 쓰도록 구성됐습니다. 5∼6세 대상 한글 속성 수업에서는 자음과 모음, 낱자 읽기, 따라 쓰기, 기초단어 읽기 등을 연습해 짧은 기간에 읽기·쓰기의 기본기를 다질 수 있다고 홍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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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학원이 공개한 연령별 추석 특강 수업 스케쥴

해당 광고는 명절 연휴를 취학 전 아이의 학습 수준을 점검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다음 단계의 학습을 준비하는 기간으로 제시합니다. 4세 수업에서는 ‘부족한 부분의 보완’과 ‘다음 단계 준비’를, 5~6세 한글 수업에서는 짧은 기간에 읽기·쓰기의 기초를 다질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웁니다. 사교육걱정은 이러한 광고가 부모에게 명절 연휴마저 자녀의 학습 진도를 관리해야 하는 시기로 인식하게 할 가능성을 매우 우려합니다. 특히 대입 수험생의 학습 관리에서 흔히 사용되던 ‘명절 특강’ 방식이 취학 전 유아에 적용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영유아에게 필요한 교육을 판단하는 기준이 학습 진도와 단기간의 성과에 치우쳐서는 안 됩니다.

 

지난해 사교육걱정이 전국 영유아기관 원장과 교사 1,73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97.1%는 영유아 학습사교육시장이 과열되었다고 평가했습니다. 과열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양육자의 경쟁심과 불안심리’가 54.1%로 가장 많았으며 ‘입시 위주의 영유아교육’도 22.2%를 차지했습니다. ‘사교육 조장 미디어 광고’를 지적한 응답도 7.3%였습니다. 이러한 조사 결과는 영유아 사교육 과열에 대응하기 위해 부모의 불안이나 경쟁심에서만 원인을 찾기보다 입시 위주의 영유아 교육과 사교육 광고도 함께 살펴야 함을 시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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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영유아 학습 사교육 과열  주요원인(N=1,733)

무엇보다 10월 1일부터 시행되는 레벨테스트 금지 제도가 현장에서 실효성을 갖도록 철저한 관리·감독이 필요합니다. 등록 이후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진단’이 사실상 유아의 능력을 평가하거나 수준별 반 배정에 활용되는 방식으로 변질되지 않도록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이 시행 초기부터 점검해야 합니다. ‘진단’, ‘상담’, ‘준비도 확인’ 등 명칭과 관계없이 실제 운영이 모집·분반을 위한 시험·평가에 해당하는 지를 확인할 수 있는 현장 점검도 중요합니다.

 

동시에 레벨테스트 규제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조기 사교육 문제에 대한 후속 대책도 필요합니다. 교육부는 지난 4월 발표한 「아동 발달권 보호를 위한 영유아 사교육 대응 방안」에서 레벨테스트 금지뿐 아니라 ‘유해교습행위 금지’와 ‘과대·허위광고 금지’를 별도의 제도 개선 과제로 제시했습니다. 모집, 수강·교습 관련 상담과 설명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허위·과장 정보 제공을 규제하고 영유아의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과도한 인지교습을 제한하겠다는 내용입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정부가 이미 발표한 후속 과제들이 선언에 머물지 않도록 구체적인 입법 일정과 집행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봅니다. 특히 이번 사례처럼 취학 전 유아에게 독해·추론·작문과 속성 읽기·쓰기 학습을 제공하면서 단기간의 학습 보완과 다음 단계 준비를 강조하는 교습에 대해, 영유아의 발달권이라는 관점에서 어떤 기준으로 교습 내용과 시간을 살펴볼 것인지 구체적인 논의가 필요합니다. 영유아 사교육 관리의 기준이 단지 ‘시험을 보았는가’에 머물러서는 과도한 조기 학습의 문제를 충분히 다루기 어렵습니다.

 

2025년 7월 23일 강경숙 의원이 대표발의한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이른바 '영유아 영어학원 방지법(영유방지법)'은 영아(0~2세)에 대한 입시·검정 목적의 교습을 전면 금지하고 유아(3세 이상)의 하루 최대 교습 시간을 40분 이내로 제한해 이를 위반한 학원 등에 대한 제재 근거를 마련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사교육걱정은 이러한 영유방지법을 비롯해 영유아의 발달 특성을 반영한 적기교육 보장 입법 논의가 국회에서 이어지기를 촉구합니다.

 

이제 유아학원 레벨테스트를 금지하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영유아가 학습 경쟁에 조기에 편입되지 않고 발달 단계에 맞는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교습 내용·시간과 광고를 포함한 제도 전반을 보완해야 합니다. 사교육걱정은 ‘적기교육 보장 캠페인’을 지속하며 레벨테스트 금지 제도의 시행 상황과 영유아 사교육 현장을 모니터링하겠습니다. 아울러 관계 당국에 실효성 있는 관리·감독과 후속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영유아의 건강한 성장과 발달을 보장하기 위한 법·제도 개선 논의를 지속하겠습니다.


2026. 9.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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