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학 평가 정상화를 위한 연속보도⑤(2022.11.29) |
교육과정 성취기준 무시하는 학교평가가 양산한 수포자, 평가플랫폼 구축해 구제해야... |
현재 수학 평가는 대학수학능력평가시험이나 대학별고사는 물론 학교 내신까지 참 진리를 추구하는 학문의 본질을 상실한 채 그저 줄세우기 도구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그동안 문제의식 없이 당연하다고 여겼던 수학 평가 관행은 많은 학생들을 사교육에 의지하거나 수포자가 되도록 하였으며 더 나아가 사회에 나가서도 평생을 수학의 공포로부터 벗어날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수학교육혁신센터는 이러한 문제점을 파헤쳐보고 수학 평가의 정상화를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5가지 영역에 대해 5차에 걸쳐서 연속으로 집중보도합니다.
①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② 결과 중심의 평가에서 과정 중심의 평가로 ③ 킬러 문항 버리고 성취기준 준수 ④ 수학 교사의 수업과 평가 전문성 제고 ⑤ 성취기준에 맞는 교과서 제작 및 예시 문항플랫폼 구축 |
교육과정 성취기준(이하 ‘성취기준’)이란 ‘학생들이 학습을 통해 성취해야 할 지식, 기능, 태도를 능력과 특성의 형태로 진술한 것’을 의미하며 교육과정평가기준(이하 ‘평가기준’)이란 ‘평가 활동에서 실질적인 기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각 평가 영역에 대하여 학생들이 성취한 정도를 상ㆍ중ㆍ하로 나눈 것’을 의미합니다. 성취기준과 평가기준은 ‘교육과정 ↔ 교수ㆍ학습 방법 ↔ 평가’로 이어지는 교육과정 전체를 일관성 있게 유지시켜주는 지표 역할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1990년대 말부터 시작된 이 제도는 아직 교육현장에 정착되지 않은 채 점점 잊혀져 가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학교에서 교과서대로 가르치고 문제집에서 출제해도 아무도 문제 삼지 않기 때문입니다. 평가기준은 그저 장식장의 박제처럼 아무 역할을 못하고 있습니다. 교육과정 성취기준이 장식장에 잠들어 있는 사이 초중고 학생들은 수학을 혐오하며 수포자가 되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배운 내용보다 훨씬 어려울뿐더러 각 연령에서 이해할 수 있는 지식 수준을 뛰어넘는 문제를 풀기 위해 학원을 전전긍긍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이해하지 못한 개념을 반복적인 문제풀이를 통해 암기하다보니 수학에 흥미를 잃는 것은 물론이고 스스로 수학에 재능이 없는 수포자로 낙인을 찍게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교육과정이 학교의 평가에서 무시되는 사이 수포자가 양산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제라도 교육부가 교사들에게 성취기준과 평가기준을 준수할 수 있도록 교과서를 개정하고 평가 예시 문항 플랫폼을 구축하여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
■ 1990년대 말부터 도입된 성취기준과 평가기준은 상대평가용 줄세우기 문제에 가려 아직까지도 교육현장에 정착되지 못하고 있음. |
세계 여러 나라는 이미 1990년대부터 국제 경쟁력을 키울 수 있도록 모든 학습자가 알아야 할 지식과 수행해야 할 기능에 대한 높은 수준의 성취기준을 제시하고, 이를 실현하는 데에 필요한 교수ㆍ학습의 기회와 환경 조건을 개선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성취기준을 국가 차원에서 교육의 질 향상을 위하여 국제적인 수준을 유지하며, 교과의 가장 중요한 지식과 기능에 중점을 두고 범위와 깊이, 이론과 사실, 형식적 지식과 실제적용, 전통과 개혁 간의 균형을 유지한다는 관점을 바탕으로 실제 적용과 평가가 가능한 명료한 기준을 개발하여 제시해 왔습니다. 그 기준은 주로 교사와 학생이 가르치고 배워야 할 내용과 방법이 무엇인지를 명료하게 안내하고 학습 성취도를 평가하기 위한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며, 교사와 학습자 및 학부모에게 교육과정과 관련된 학습 상황의 정보를 제공하는 것입니다(Wurtz & Malcom, 1993). 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1990년대의 사회 변동 양상을 전망하여 제7차 교육과정을 고시하게 되었고, 이러한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하여 초ㆍ중등학교에서 가르치고 배워야 할 내용, 즉 성취기준과 그것의 성취 정도를 판단하기 위해 평가기준을 국가 수준에서 제시하고자 하였습니다. 교육부는 1999년부터 본격적으로 학교에서 교수ㆍ학습과 평가를 교육과정의 취지에 맞추기 위해 학년별ㆍ과목별 성취기준 및 평가기준을 개발해서 교육과정 시행 연도에 맞추어 보급하려는 장기 정책 과제를 추진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교육부의 요청으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표 1]과 같이 3년에 걸쳐 10개 교과를 중심으로 초등학교 1학년에서부터 고등학교 1학년까지 성취기준과 평가기준 및 예시 평가도구를 개발하고 이를 실험 적용하여 수정ㆍ보완하였습니다(최승현,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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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교육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2022년인 지금까지도 성취기준과 평가기준은 교육현장에 자리 잡지 못하고 교사들에게 외면 받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전통적인 방법(중간ㆍ기말고사 문제를 출제할 때, 교과서나 문제집에서 단원별로 출제하는 것)이 훨씬 편리하기 때문입니다. 대부분 학교는 수능을 대비하거나 변별을 위해 수준과 범위를 벗어난 고난도 문제를 출제하거나 평가기준이 여러 개 복합된 고난도 문제를 출제하는 것이 관행이 되었습니다. 성취기준과 평가기준대로 출제해서는 수능을 대비하거나 변별을 줄 수 없기 때문에 교사들에게 외면 받고 있는 것입니다. 결국 학생들은 어디서 나올지 모르는 시험문제를 대비하기 위해 사교육에 점점 의존하게 되면서 자기주도성을 잃어가고, 늘어나는 사교육비에 학부모의 한숨만 커지게 되는 것입니다. |
■ 학생이 도달해야 할 교육과정 성취기준과 평가기준을 국가가 정하고 법으로 이를 준수하고 있지만 학교의 평가는 이를 외면한 채 교과서와 문제집을 참고해 출제하는 관성이 여전함. |
교사는 시험 문제를 출제할 때 교육과정 성취기준에 근거하여 출제해야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 현장에서는 교과서나 문제집을 보고 출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교과서에서 출제하면 법위반을 무조건 피할 수 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아래 [표 2]과 같이 공교육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 (이하 ‘선행교육규제법’) 제8조에 따르면 교육과정의 범위와 수준을 벗어난 내용은 평가문제로 출제할 수 없다고 되어있습니다. 즉 기준은 교육과정의 범위와 수준이지 교과서의 범위와 수준이 아닙니다. 교과서에 있는 문제라고해서 마음 놓고 출제할 수 없는 이유에 대해 보다 구체적으로 알아보겠습니다. |
첫째, 교과서에 게재된 수학 문항이라도 교육과정 성취기준에 맞지 않는 것이 꽤 있습니다. 이것은 교과서 검정 과정이 엄밀하지 않아 제대로 걸러내지 못해 그렇습니다. 특히, 연습 문제는 수학적인 오류만 없으면 통과되는 게 관행이어서 더 문제가 많습니다. 교과서 검정 위원을 반드시 교육과정을 만든 사람으로 하고 성취기준에 근거해서 교과서 수록 문제를 정확히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둘째, 교과서 집필진이 교과서 수록 문제를 선정할 때 교육과정 성취기준을 참고하기보다는 관행적으로 수록되어온 과거의 문제나 유명한 기출문제를 문제의식 없이 교과서에 싣기 때문입니다. 교과서에 문제라고 해서 모두 성취기준에 합당한 문제는 아닙니다. 예를 들어 연립방정식에 관한 다음 문제는 거의 모든 중학교 교과서 연습문제에 수록되었지만 미지수가 두 개가 아니고 네 개나 되어 교육과정을 벗어난 문제입니다. |
고등학교 교과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산술평균과 기하평균의 관계를 이용하여 최대, 최소를 구하는 문제는 교육과정 성취기준에 없는데도 불구하고 기출문제라는 이유로 교과서에 수록하였고, 교과서에 있다는 이유로 교사들은 무분별하게 출제하고 있습니다. 교육과정에서 최대, 최소를 구하는 성취기준은 이차함수와 미분 밖에는 없습니다. |
셋째, 교사들이 시험 문제를 출제할 때 기출문제나 과거에 출제된 유명한 문제들을 관행대로 출제하는 경향이 많기 때문에 교육과정 성취기준을 벗어났는지 여부를 판단하지 못하기도 합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하 사교육걱정)에서 해마다 시험 문제를 분석하는데 그 과정에서 가장 심각한 유형은 교육과정 성취기준에도 없고 교과서에도 없는 문제입니다. [그림 1]과 같이 삼각형의 꼭지각의 이등분선에 의해 밑변이 내분되는 비율은 꼭지각을 낀 두 변의 길이의 비와 같다는 성질은 아주 오래 전 중학교 교과서에서 다룬 적이 있습니다. 그것은 닮음을 적용하는 과정에서 예시로 다룬 정도인데, 고등학교 교사들은 그 공식을 암기하고 있기 때문에 마치 중학교 교육과정 성취기준에 있는 것으로 착각하고 그 공식을 이용해야만 해결되는 문제가 많이 적발되고 있습니다. |
넷째, 교과서에는 본문이 아닌 창의역량 같은 특별코너가 있는데 여기에 교육과정 성취기준을 벗어난 내용을 무분별하게 싣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교과서 안에 있기 때문에 이 내용을 출제해도 된다는 생각에 교육과정 성취기준을 고려하지 않고 출제하는 문제가 많이 적발되고 있습니다. 교과서가 교육과정 성취기준에 맞는 문제를 제대로 수록하지 못한 현실에서 국가와 교육청은 성취기준에 적합한 문제를 개발하여 교사들에게 제공하고 교과서에 성취기준에 맞는 문항을 수록하도록 강제해야 합니다. 또한 현장에 적용할 수 있도록 성취기준에 맞는 문제 플랫폼을 만들어 제공해야 합니다. 또한 아래 [표 3]과 같이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수학 문항 출제 및 평가 시 유의사항에 대한 매뉴얼을 만들어 선행교육 예방을 하고 있습니다. |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하 사교육걱정)은 2012년 4월부터 2년에 걸쳐 선행교육 근절을 위한 법제정 운동을 해왔으며, 2014년 5월 29일에 전국수학교사모임, 중앙일보와 공동으로 중학교 2학년 1학기 수학 중간고사의 선행여부와 난이도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하였습니다. 분석 결과, 중학교 2학년 교육과정의 범위를 벗어난 선행유발 문항을 출제한 학교가 전체 14개 학교 중 8개 학교(57.1%)였고, 난이도 ‘상’ 수준의 문항이 전체 문항의 50%를 넘은 학교가 8개 학교(57.1%)였습니다. 이에 대해서도 교육부와 교육청이 학교에서 교육과정을 벗어난 선행학습을 유발하는 문항을 출제하지 않도록 지도·감독을 철저히 할 것을 요구하였습니다. 2017년 그 후속 조치가 잘 진행되는지를 체크하기 위해 서울과 부산의 사교육과열지구 3개 학교의 중학교 2, 3학년 1학기 중간고사 수학 시험지를 분석한 결과 중학교 2학년의 경우 전체 69문항 중 선행교육규제법 위반 문항의 수가 17개(24.64%)로 나타났고, 중학교 3학년의 경우 전체 69문항 중 선행교육규제법 위반 문항의 수가 26개(37.68%)로 나타났습니다. 중 2, 3학년 모두를 합하면 138문항 중 43개(31.16%)나 되어 선행교육규제법을 위반한 문항이 여전히 출제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선행학습을 유발하는 문항이 많이 출제되면 학생들은 학교의 교육과정에서 배우는 교육과정만으로는 쉽게 답을 찾을 수 없어서 사교육기관에서 상위 학년의 과정을 선행하는 현상이 계속해서 일어나게 됩니다. 사교육을 유발하는 학교시험으로 인하여 사교육비는 줄어들지 않고 학부모의 부담은 더욱 가중되고, 과도한 선행학습으로 수학교육의 질은 저하될 수 밖에 없습니다. 2014년에 제정된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이 교육현장에 잘 구현되도록 모든 학교들은 교육과정에 맞는 시험지 출제를 위해 더욱 철저하게 자기 검열을 해야 하고, 교육부와 시·도 교육청은 이것을 철저하게 점검하여 위반 사항에 대해서는 적법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입니다. |
■ 사교육걱정 수학교육혁신센터에서는 교육과정 성취기준과 평가기준에 근거하여 출제한 문제가 탑재되어 있는 <모두의 수학> 플랫폼을 만들었고 이를 교사, 학생, 학부모 모두가 볼 수 있도록 공개하였음. |
교육부는 [표 4]와 같이 수학 평가 문항의 수준과 범위를 정한 2015 개정 교육과정 성취기준과 평가기준을 근거로 예시 문항을 담은 형성평가시스템을 개발하여 전국 교사에게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예시 문항과 채점 기준, 채점 사례 등이 절대적으로 부족하여 일선 교사들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또한, 학생들은 형성평가시스템에 접근 권한이 없어 학교 시험에 도움을 받을 수 없습니다. 학생에게도 평가에 대한 객관적 정보를 주고 학년에 맞는 평가기준과 예시 문항을 제공하여 본인이 어느 정도의 수준에 도달했는지 스스로 확인함으로써 사교육의 힘을 빌리지 않고도 학교 시험을 자기 주도적으로 대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
사교육걱정 수학교육혁신센터에서는 교육과정의 수준과 범위를 벗어난 문제가 계속해서 출제되는 현재 수학 평가의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수학 문제 플랫폼 <모두의 수학>을 개발하였으며 교육과정 성취기준과 평가기준에 따른 예시문항을 탑재하여 교사, 학생, 학부모 모두가 볼 수 있도록 공개하였습니다. |
<모두의 수학> 플랫폼에는 중학교 전 과정의 교육과정 성취기준에 따른 모든 평가기준에 대해 한 개 이상의 예시문항이 담겨 있으며, 문항마다『문항 개발 의도』,『수업 연계성』,『채점 기준』,『학생 반응에 따른 피드백 질문』,『학생 학습 방법』 등 다양한 레퍼런스를 통해 교사의 수업과 평가에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학생과 학부모에게도 자료를 개방하여 학생들이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고 자기 주도적으로 성취도를 측정하거나 학교 시험 대비에 활용할 수 있도록 제작되었습니다. <모두의 수학>에는 현재 중학교 전 과정의 성취기준과 평가기준에 맞는 문항이 구축되어 있으며, 고등학교 1학년 과정인 고등수학 상, 하는 2023년 3월 8일에 오픈할 예정입니다. 교육부는 기존에 구축한 학생평가 지원포털이나 형성평가 시스템에 교사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레퍼런스를 많이 추가하고 모든 성취기준과 평가기준에 맞는 예시 문항을 개발하여 탑재해야 합니다. 그래서 모든 학생들에게 고른 기회를 줌으로써 선발이 아닌 성장에 초점을 두는 평가 문화가 자리 잡도록 해야 합니다. 교육부는 비싼 비용을 들여 개발한 성취기준과 평가기준이 사장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교사들에게 홍보하고 그 기준대로 문제를 출제하도록 지도ㆍ감독해야 할 것입니다. |
- 학교는 수학과 교육과정의 성취기준과 평가기준에 맞는 문항을 출제하여, 학생의 성취도가 정확하게 평가될 수 있도록 요청합니다.
- 교육부는 각 시ㆍ도 교육청에 학교 내신 문제를 성취기준과 평가기준에 맞게 출제하도록 지도, 감독해 줄 것을 요청합니다.
- 교육부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출제하는 대학수학능력평가시험이 성취기준과 평가기준을 벗어나지 않도록 지도, 감독해줄 것을 요청합니다.
- 교육부는 2022 개정 교육과정 교과서를 개발하는 출판사에 성취기준을 준수하도록 권고할 것을 요청합니다.
- 교육부는 평가기준 예시문항 개발에 예산을 충분히 지원하여 보다 다양한 예시문항과 레퍼런스를 담은 플랫폼을 개발할 것을 요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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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29.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 정지현, 홍민정) ※문의: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수학교육혁신센터 연구원 국중석(02-797-4044/내선번호 504)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수학교육혁신센터 센터장 최수일(02-797-4044/내선번호 5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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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학 평가 정상화를 위한 연속보도⑤(2022.11.29)
교육과정 성취기준 무시하는 학교평가가 양산한 수포자, 평가플랫폼 구축해 구제해야...
현재 수학 평가는 대학수학능력평가시험이나 대학별고사는 물론 학교 내신까지 참 진리를 추구하는 학문의 본질을 상실한 채 그저 줄세우기 도구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그동안 문제의식 없이 당연하다고 여겼던 수학 평가 관행은 많은 학생들을 사교육에 의지하거나 수포자가 되도록 하였으며 더 나아가 사회에 나가서도 평생을 수학의 공포로부터 벗어날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수학교육혁신센터는 이러한 문제점을 파헤쳐보고 수학 평가의 정상화를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5가지 영역에 대해 5차에 걸쳐서 연속으로 집중보도합니다.
①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② 결과 중심의 평가에서 과정 중심의 평가로
③ 킬러 문항 버리고 성취기준 준수
④ 수학 교사의 수업과 평가 전문성 제고
⑤ 성취기준에 맞는 교과서 제작 및 예시 문항플랫폼 구축
교육과정 성취기준(이하 ‘성취기준’)이란 ‘학생들이 학습을 통해 성취해야 할 지식, 기능, 태도를 능력과 특성의 형태로 진술한 것’을 의미하며 교육과정평가기준(이하 ‘평가기준’)이란 ‘평가 활동에서 실질적인 기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각 평가 영역에 대하여 학생들이 성취한 정도를 상ㆍ중ㆍ하로 나눈 것’을 의미합니다. 성취기준과 평가기준은 ‘교육과정 ↔ 교수ㆍ학습 방법 ↔ 평가’로 이어지는 교육과정 전체를 일관성 있게 유지시켜주는 지표 역할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1990년대 말부터 시작된 이 제도는 아직 교육현장에 정착되지 않은 채 점점 잊혀져 가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학교에서 교과서대로 가르치고 문제집에서 출제해도 아무도 문제 삼지 않기 때문입니다. 평가기준은 그저 장식장의 박제처럼 아무 역할을 못하고 있습니다.
교육과정 성취기준이 장식장에 잠들어 있는 사이 초중고 학생들은 수학을 혐오하며 수포자가 되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배운 내용보다 훨씬 어려울뿐더러 각 연령에서 이해할 수 있는 지식 수준을 뛰어넘는 문제를 풀기 위해 학원을 전전긍긍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이해하지 못한 개념을 반복적인 문제풀이를 통해 암기하다보니 수학에 흥미를 잃는 것은 물론이고 스스로 수학에 재능이 없는 수포자로 낙인을 찍게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교육과정이 학교의 평가에서 무시되는 사이 수포자가 양산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제라도 교육부가 교사들에게 성취기준과 평가기준을 준수할 수 있도록 교과서를 개정하고 평가 예시 문항 플랫폼을 구축하여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 1990년대 말부터 도입된 성취기준과 평가기준은 상대평가용 줄세우기 문제에 가려 아직까지도 교육현장에 정착되지 못하고 있음.
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1990년대의 사회 변동 양상을 전망하여 제7차 교육과정을 고시하게 되었고, 이러한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하여 초ㆍ중등학교에서 가르치고 배워야 할 내용, 즉 성취기준과 그것의 성취 정도를 판단하기 위해 평가기준을 국가 수준에서 제시하고자 하였습니다. 교육부는 1999년부터 본격적으로 학교에서 교수ㆍ학습과 평가를 교육과정의 취지에 맞추기 위해 학년별ㆍ과목별 성취기준 및 평가기준을 개발해서 교육과정 시행 연도에 맞추어 보급하려는 장기 정책 과제를 추진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교육부의 요청으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표 1]과 같이 3년에 걸쳐 10개 교과를 중심으로 초등학교 1학년에서부터 고등학교 1학년까지 성취기준과 평가기준 및 예시 평가도구를 개발하고 이를 실험 적용하여 수정ㆍ보완하였습니다(최승현, 2002).
이러한 교육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2022년인 지금까지도 성취기준과 평가기준은 교육현장에 자리 잡지 못하고 교사들에게 외면 받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전통적인 방법(중간ㆍ기말고사 문제를 출제할 때, 교과서나 문제집에서 단원별로 출제하는 것)이 훨씬 편리하기 때문입니다. 대부분 학교는 수능을 대비하거나 변별을 위해 수준과 범위를 벗어난 고난도 문제를 출제하거나 평가기준이 여러 개 복합된 고난도 문제를 출제하는 것이 관행이 되었습니다. 성취기준과 평가기준대로 출제해서는 수능을 대비하거나 변별을 줄 수 없기 때문에 교사들에게 외면 받고 있는 것입니다. 결국 학생들은 어디서 나올지 모르는 시험문제를 대비하기 위해 사교육에 점점 의존하게 되면서 자기주도성을 잃어가고, 늘어나는 사교육비에 학부모의 한숨만 커지게 되는 것입니다.
■ 학생이 도달해야 할 교육과정 성취기준과 평가기준을 국가가 정하고 법으로 이를 준수하고 있지만 학교의 평가는 이를 외면한 채 교과서와 문제집을 참고해 출제하는 관성이 여전함.
교사는 시험 문제를 출제할 때 교육과정 성취기준에 근거하여 출제해야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 현장에서는 교과서나 문제집을 보고 출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교과서에서 출제하면 법위반을 무조건 피할 수 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아래 [표 2]과 같이 공교육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 (이하 ‘선행교육규제법’) 제8조에 따르면 교육과정의 범위와 수준을 벗어난 내용은 평가문제로 출제할 수 없다고 되어있습니다. 즉 기준은 교육과정의 범위와 수준이지 교과서의 범위와 수준이 아닙니다. 교과서에 있는 문제라고해서 마음 놓고 출제할 수 없는 이유에 대해 보다 구체적으로 알아보겠습니다.
첫째, 교과서에 게재된 수학 문항이라도 교육과정 성취기준에 맞지 않는 것이 꽤 있습니다. 이것은 교과서 검정 과정이 엄밀하지 않아 제대로 걸러내지 못해 그렇습니다. 특히, 연습 문제는 수학적인 오류만 없으면 통과되는 게 관행이어서 더 문제가 많습니다. 교과서 검정 위원을 반드시 교육과정을 만든 사람으로 하고 성취기준에 근거해서 교과서 수록 문제를 정확히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둘째, 교과서 집필진이 교과서 수록 문제를 선정할 때 교육과정 성취기준을 참고하기보다는 관행적으로 수록되어온 과거의 문제나 유명한 기출문제를 문제의식 없이 교과서에 싣기 때문입니다. 교과서에 문제라고 해서 모두 성취기준에 합당한 문제는 아닙니다. 예를 들어 연립방정식에 관한 다음 문제는 거의 모든 중학교 교과서 연습문제에 수록되었지만 미지수가 두 개가 아니고 네 개나 되어 교육과정을 벗어난 문제입니다.
고등학교 교과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산술평균과 기하평균의 관계를 이용하여 최대, 최소를 구하는 문제는 교육과정 성취기준에 없는데도 불구하고 기출문제라는 이유로 교과서에 수록하였고, 교과서에 있다는 이유로 교사들은 무분별하게 출제하고 있습니다. 교육과정에서 최대, 최소를 구하는 성취기준은 이차함수와 미분 밖에는 없습니다.
셋째, 교사들이 시험 문제를 출제할 때 기출문제나 과거에 출제된 유명한 문제들을 관행대로 출제하는 경향이 많기 때문에 교육과정 성취기준을 벗어났는지 여부를 판단하지 못하기도 합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하 사교육걱정)에서 해마다 시험 문제를 분석하는데 그 과정에서 가장 심각한 유형은 교육과정 성취기준에도 없고 교과서에도 없는 문제입니다. [그림 1]과 같이 삼각형의 꼭지각의 이등분선에 의해 밑변이 내분되는 비율은 꼭지각을 낀 두 변의 길이의 비와 같다는 성질은 아주 오래 전 중학교 교과서에서 다룬 적이 있습니다. 그것은 닮음을 적용하는 과정에서 예시로 다룬 정도인데, 고등학교 교사들은 그 공식을 암기하고 있기 때문에 마치 중학교 교육과정 성취기준에 있는 것으로 착각하고 그 공식을 이용해야만 해결되는 문제가 많이 적발되고 있습니다.
넷째, 교과서에는 본문이 아닌 창의역량 같은 특별코너가 있는데 여기에 교육과정 성취기준을 벗어난 내용을 무분별하게 싣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교과서 안에 있기 때문에 이 내용을 출제해도 된다는 생각에 교육과정 성취기준을 고려하지 않고 출제하는 문제가 많이 적발되고 있습니다.
교과서가 교육과정 성취기준에 맞는 문제를 제대로 수록하지 못한 현실에서 국가와 교육청은 성취기준에 적합한 문제를 개발하여 교사들에게 제공하고 교과서에 성취기준에 맞는 문항을 수록하도록 강제해야 합니다. 또한 현장에 적용할 수 있도록 성취기준에 맞는 문제 플랫폼을 만들어 제공해야 합니다. 또한 아래 [표 3]과 같이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수학 문항 출제 및 평가 시 유의사항에 대한 매뉴얼을 만들어 선행교육 예방을 하고 있습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하 사교육걱정)은 2012년 4월부터 2년에 걸쳐 선행교육 근절을 위한 법제정 운동을 해왔으며, 2014년 5월 29일에 전국수학교사모임, 중앙일보와 공동으로 중학교 2학년 1학기 수학 중간고사의 선행여부와 난이도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하였습니다. 분석 결과, 중학교 2학년 교육과정의 범위를 벗어난 선행유발 문항을 출제한 학교가 전체 14개 학교 중 8개 학교(57.1%)였고, 난이도 ‘상’ 수준의 문항이 전체 문항의 50%를 넘은 학교가 8개 학교(57.1%)였습니다. 이에 대해서도 교육부와 교육청이 학교에서 교육과정을 벗어난 선행학습을 유발하는 문항을 출제하지 않도록 지도·감독을 철저히 할 것을 요구하였습니다. 2017년 그 후속 조치가 잘 진행되는지를 체크하기 위해 서울과 부산의 사교육과열지구 3개 학교의 중학교 2, 3학년 1학기 중간고사 수학 시험지를 분석한 결과 중학교 2학년의 경우 전체 69문항 중 선행교육규제법 위반 문항의 수가 17개(24.64%)로 나타났고, 중학교 3학년의 경우 전체 69문항 중 선행교육규제법 위반 문항의 수가 26개(37.68%)로 나타났습니다. 중 2, 3학년 모두를 합하면 138문항 중 43개(31.16%)나 되어 선행교육규제법을 위반한 문항이 여전히 출제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선행학습을 유발하는 문항이 많이 출제되면 학생들은 학교의 교육과정에서 배우는 교육과정만으로는 쉽게 답을 찾을 수 없어서 사교육기관에서 상위 학년의 과정을 선행하는 현상이 계속해서 일어나게 됩니다. 사교육을 유발하는 학교시험으로 인하여 사교육비는 줄어들지 않고 학부모의 부담은 더욱 가중되고, 과도한 선행학습으로 수학교육의 질은 저하될 수 밖에 없습니다. 2014년에 제정된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이 교육현장에 잘 구현되도록 모든 학교들은 교육과정에 맞는 시험지 출제를 위해 더욱 철저하게 자기 검열을 해야 하고, 교육부와 시·도 교육청은 이것을 철저하게 점검하여 위반 사항에 대해서는 적법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입니다.
■ 사교육걱정 수학교육혁신센터에서는 교육과정 성취기준과 평가기준에 근거하여 출제한 문제가 탑재되어 있는 <모두의 수학> 플랫폼을 만들었고 이를 교사, 학생, 학부모 모두가 볼 수 있도록 공개하였음.
교육부는 [표 4]와 같이 수학 평가 문항의 수준과 범위를 정한 2015 개정 교육과정 성취기준과 평가기준을 근거로 예시 문항을 담은 형성평가시스템을 개발하여 전국 교사에게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예시 문항과 채점 기준, 채점 사례 등이 절대적으로 부족하여 일선 교사들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또한, 학생들은 형성평가시스템에 접근 권한이 없어 학교 시험에 도움을 받을 수 없습니다. 학생에게도 평가에 대한 객관적 정보를 주고 학년에 맞는 평가기준과 예시 문항을 제공하여 본인이 어느 정도의 수준에 도달했는지 스스로 확인함으로써 사교육의 힘을 빌리지 않고도 학교 시험을 자기 주도적으로 대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사교육걱정 수학교육혁신센터에서는 교육과정의 수준과 범위를 벗어난 문제가 계속해서 출제되는 현재 수학 평가의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수학 문제 플랫폼 <모두의 수학>을 개발하였으며 교육과정 성취기준과 평가기준에 따른 예시문항을 탑재하여 교사, 학생, 학부모 모두가 볼 수 있도록 공개하였습니다.
<모두의 수학> 플랫폼에는 중학교 전 과정의 교육과정 성취기준에 따른 모든 평가기준에 대해 한 개 이상의 예시문항이 담겨 있으며, 문항마다『문항 개발 의도』,『수업 연계성』,『채점 기준』,『학생 반응에 따른 피드백 질문』,『학생 학습 방법』 등 다양한 레퍼런스를 통해 교사의 수업과 평가에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학생과 학부모에게도 자료를 개방하여 학생들이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고 자기 주도적으로 성취도를 측정하거나 학교 시험 대비에 활용할 수 있도록 제작되었습니다. <모두의 수학>에는 현재 중학교 전 과정의 성취기준과 평가기준에 맞는 문항이 구축되어 있으며, 고등학교 1학년 과정인 고등수학 상, 하는 2023년 3월 8일에 오픈할 예정입니다.
교육부는 기존에 구축한 학생평가 지원포털이나 형성평가 시스템에 교사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레퍼런스를 많이 추가하고 모든 성취기준과 평가기준에 맞는 예시 문항을 개발하여 탑재해야 합니다. 그래서 모든 학생들에게 고른 기회를 줌으로써 선발이 아닌 성장에 초점을 두는 평가 문화가 자리 잡도록 해야 합니다. 교육부는 비싼 비용을 들여 개발한 성취기준과 평가기준이 사장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교사들에게 홍보하고 그 기준대로 문제를 출제하도록 지도ㆍ감독해야 할 것입니다.
■ 우리의 요구
2022.11.29.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 정지현, 홍민정)
※문의: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수학교육혁신센터 연구원 국중석(02-797-4044/내선번호 504)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수학교육혁신센터 센터장 최수일(02-797-4044/내선번호 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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