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걱정과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국회의원, 강득구 국회의원은 지난 10월 20일부터 11월 21일까지 <대학서열해소 열린 포럼>을 진행했습니다.
대학서열해소를 주제로 포럼을 개최하게 된 이유는, 입시 과열 경쟁과 초중등 교육 왜곡, 사교육비 문제와 저출산 문제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 교육과 사회 문제의 근본 원인에 대학서열화 문제가 자리 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4개국 대학생들의 가치관에 대한 한 조사에서 한국은 고교 시절을 전쟁터로 인식하는 비율이 80.8%에 달했으며,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시행한 우리나라 아동·청소년의 자살 충동 원인 1위는 학업 문제(38.6%)였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공부는 지적인 호기심이나 학문의 기쁨에 있지 않고 서열 높은 대학에 들어가기 위한 무한 경쟁이 되어 버린 지 오래이고, 그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사교육비는 매년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으며, 자녀 교육에 대한 부담은 저출산의 원인으로까지 이어져(인구보건복지협회의 2017년 국민인식조사에서 저출산의 원인 1위는 교육비 등 자녀 양육에 대한 경제적 부담이었음), 대학서열 문제는 교육의 문제를 넘어 우리 사회가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되는 사회적 문제가 되었습니다.
포럼은 세 번의 토론회와 한 번의 종합토의를 진행하고, 시민과 전문가로 구성된 214명의 포럼위원들이 줌(ZOOM)과 유튜브를 통해 토론에 참여한 후 주요 쟁점에 대한 설문에 응답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지금까지 제안된 대학서열해소 방안들을 살펴보고, 입시 방안과 대학의 참여 범위, 그리고 재정지원 방식과 관련한 여러 쟁점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포럼의 내용을 종합해 볼 때, 대학서열을 해소하기 위한 정책의 추진 방향을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습니다.
■[추진방향①: 대학네트워크 구성] 공동입시와 재정지원을 연계하는 대학네트워크 구성을 통해 대학 입시와 대학체제의 패러다임 전환
먼저, 대학네트워크를 구성하여 공동입시를 실시하고 참여 대학에게는 재정지원을 통해 교육의 질을 획기적으로 제고하면서 대학이 가진 교육 자원을 공유하는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해외 유수의 대학에 비해 학과 교수 인원과 대학 인프라 수준이 열악한 우리나라 대학으로서는 대학네트워크를 구성하여 여러 대학의 교육 자원을 공유하는 것이 대학 교육력 제고에 매우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제1차 포럼에서 대학서열해소 방안으로 제시된 ‘대학통합네트워크’, ‘공유성장형 대학연합체제’, ‘대학입학보장제’, ‘권역별 연합대학안’은 모두 대학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네트워크(연합체제)를 구성하고 여기에 참여하는 대학에게는 공공성을 요구하면서 동시에 재정 지원을 통해 교육의 질을 높인다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구체적인 내용에 있어서는 조금씩 차이가 있었지만, 대학 네트워크에 필요한 핵심 요소로 공동입시, 교육의 질제고, 교육 자원 공유를 도출할 수 있습니다.
공동입시를 실시하게 되면 입학 성적으로 인한 서열화가 사라지게 되며, 전폭적인 재정 지원을 통해 교육 여건을 개선하고 교육 자원을 공유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성적 우수 학생을 잘 뽑는 경쟁’에서 ‘대학에서의 잘 가르치는 경쟁’으로 패러다임이 변화될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입시 경쟁 완화와 대학 교육의 질 제고를 둘 다 충족시킬 수 있습니다.
■[추진방향②: 참여 대학의 범위] 1단계에서 국공립대학이 중심이 되되 일부 사립대학도 참여하면서, 2, 3단계에서 점차로 사립대학의 참여를 늘리는 방식으로 확대
다음으로, 대학네트워크의 시행 범위와 단계에 있어서 국공립대가 중심이 되되 처음부터 사립대도 참여할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대학네트워크를 시행할 때 어떤 대학부터 참여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했습니다. 국공립 대학은 사립대학에 비해 정부의 시책을 일률적으로 적용하기에 상대적으로 용이하기 때문에 먼저 국공립대 네트워크를 시행하고 나서 차차 사립대학의 참여로 확대해 가자는 의견이 있는 한편, 수도권의 사립대들이 대학서열의 상층부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대학서열해소의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사립대의 참여가 필수적이라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이러한 두 의견의 강조점을 결합하면 초기에 국공립대학 중심으로 대학네트워크를 추진하되 처음부터 일부 희망하는 사립대학이 참여할 기회를 부여하는 방안이 가능합니다. 국공립대 네트워크부터 시작할 경우 자칫 사립대 참여까지 가는데 지나치게 많은 시간이 소모되고 사립대 참여에 대한 합의 도출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국공립대 네트워크에서 정책 추진이 멈출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수도권 사립대 중심의 대학서열체제는 근본적인 해소가 어렵습니다.
그러므로 대학네트워크의 1단계에서 국공립대가 우선 추진 대상이 되되 희망하는 사립대는 처음부터 참여할 수 있도록 하여, 이 정책이 궁극적으로 전체 사립대까지 포괄하는 정책임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 다음 2, 3단계에서 점차 사립대의 참여를 늘려가면서 궁극적으로는 대다수의 대학이 네트워크에 포함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다만, 이때 참여하는 사립대는 부실, 비리 사립대가 아니면서 재정 투명성 등 공공성을 확보할 수 있는 대학으로 선정하여 대학네트워크가 내실 있는 연합체가 되도록해야 할 것입니다. 제1차 포럼 이후 포럼위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처음부터 사립대에 참여 기회를 부여하는 ‘대학입학보장제안’이 가장 높은 동의 수준을 보여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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