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하 ‘사교육걱정’)은 이재명 정부 교육비서관으로 내정된 이현 우리교육연구소 이사장에 대해 심각한 우려와 함께 즉각 내정 철회를 촉구합니다. 지난 5일, 다수의 언론에서 이재명 정부의 교육비서관으로 이현 이사장의 내정이 유력하다는 내용이 보도되었습니다. 대통령실 교육비서관은 대한민국 교육이 처한 현안과 개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통령을 보좌하는 중차대한 자리입니다. 그러나 이현 이사장이 걸어온 길과 주장해온 정책을 보면, 이번 인선은 공교육 정상화라는 과제와는 정반대의 방향으로 나아가는 결정임을 강력히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현 이사장은 공교육 교사였으나 전교조 운동으로 해직된 이후 사교육 강사로 활동하다가 수능 대비 인터넷 강의 업체 '스카이에듀'를 설립했습니다. 이를 통해 상당한 재산을 형성했고, 이후에도 사교육 시장 확대를 정당화하는 발언을 이어왔습니다. 단순히 사교육 업계 경력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문제는 아닙니다. 문제는 그의 모든 주장이 사교육 업계의 이해관계와 맞닿아 있었다는 점입니다. 교육비서관은 사교육 고통을 줄이고 공교육을 정상화할 정책을 설계할 역량과 철학을 지닌 전문가여야 합니다. 그러나 사교육 업계의 이해관계를 대변해온 인물을 대통령실 교육비서관으로 임명하는 것은 국민에게 공교육 포기 신호를 주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이현 이사장은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8년 대입공론화 과정에서 △수능 위주 정시 전형 확대, △수능 상대평가 고수를 강력히 주장해온 대표적 인물입니다. 문재인 정부가 대입 공론화 결과로 정시 수능위주 전형 30% 이상 확대를 결정한 이후에도, 해당 전형이 더 확대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쳐왔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1호 교육개혁 정책인 고교학점제에 대해서는 비판적 검토 입장을 내세웠으며, 수능 성적으로 대입 변별력을 확보하는 것이 공정이라는 입장을 견지해왔습니다.
그의 입장대로 관철된 교육계의 변화는 처참합니다. 문재인 정부는 2018년 정시 수능위주 전형 30% 확대, 2019년에 서울 16개 대학 정시 수능위주 전형 40% 이상 확대뿐만 아니라 수시에서도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는 전형이 늘어나는 것을 방조해 대입에서 수능의 영향력이 과도하게 커지는 상황을 만들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10년째 지속되는 불수능 기조와 윤석열 정부의 의대증원 이슈와 결합되면서 교육 생태계를 켜켜이 훼손해왔습니다. 수능 위주 수업 운영으로 인한 고교 교육과정 운영의 파행, 수능 사교육 시장이 밀집되어 있는 수도권과 지역 간의 교육불평등, 초등의대반으로 대변되는 과도한 사교육 시장의 성행과 지난 7년 간(2018~2024년) 무려 62.8%에 달하는 사교육비 폭증, N수생과 선행재수(고교 자퇴 후 검정고시를 치르고 수능을 대비하는 사교육 수요) 양산, 대입 경쟁에 대한 불안이 영유아 단계까지 내려가 ‘4세‧7세고시’로 대표되는 영유아 사교육 확산 등의 문제가 곳곳에서 터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처참한 교육 문제를 양산해낸 정책을 주창해온 그를 교육비서관으로 중용하는 것은 정부가 학생·학부모의 고통보다 사교육 업계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것으로밖에 해석할 수 없습니다.
대한민국 교육의 현재는 극심한 경쟁교육 고통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초중고생 4명 중 1명이 입시 경쟁 스트레스로 자해와 자살을 떠올리고 있습니다. 실제로 2023년 초중고 학생 214명, 2024년에는 221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이 죽음의 핵심 원인으로 입시경쟁으로 인한 학업 스트레스가 항상 거론됩니다. 올해에도 입시 경쟁의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부산에서 여고생 3명이 투신했고, 연이어 영등포에서 여고생이 학원 옥상에서 투신하는 등 꽃다운 나이의 학생들이 생을 마감하는 일이 연이어 벌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상황이 이처럼 심각한데도 정치권은 침묵합니다. 산업재해로 노동자가 사망하는 사고에 대해서는 대책 마련을 촉구하라는 목소리를 크게 내면서도, 유독 꽃다운 학생들이 경쟁교육 고통에 쓰러지고 내몰리는 데에는 왜 침묵하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는 대목입니다. 산업재해로 노동자가 사망했을 때 정부가 긴급 대책을 마련하듯, 학생의 생명 또한 같은 무게로 다뤄야 합니다. 경쟁교육 구조와 사교육비 폭증으로 인한 고통을 해결하지 못하면 청소년의 죽음은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지금 대통령실의 교육분야 전문 인력은 과도한 경쟁교육 및 사교육 고통 해소를 위한 총체적인 안목을 지닌 인물이어야 합니다. 이번 정부가 학령인구 급감으로 소멸해가는 지역이 소생할 길로 서울대 10개 만들기를 정녕 추진하려 한다면, 그 시작은 대입 상대평가를 절대평가로 전환하고 유초중고 교육 생태계 전반을 아동 청소년의 건강한 발달과 행복권을 보장할 수 있는 제도와 정책을 설계할 수 있는 전문성과 의지를 지닌 인물을 중용하십시오. 경쟁교육 및 사교육 고통을 가중시키는 대입 정책과 교육과정 운영을 주장해온 인물을 교육비서관으로 중용한다면 이재명 정부가 교육개혁의 의지가 전무하다는 의사표명이나 다름없을 것입니다.
사교육걱정은 대통령실 교육비서관에 이현 이사장 내정 철회를 강력히 촉구합니다. 더불어 이재명 정부에 묻습니다. 매년 증가하는 초중고생의 죽음, 그 내면에 도사리고 있는 경쟁교육 고통에 대해 도대체 어떤 해법을 갖고 있는지 거듭 묻습니다. 이재명 정부가 이 문제에 대해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고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경쟁교육 고통에 대한 해법이 있다면 이 문제를 해결할 적임자를 교육비서관으로 임명해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교육비서관에 이현 이사장 내정을 즉시 철회하고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적임자를 임명할 것을 거듭 촉구합니다. |
■ 전직 사교육 업계 출신 이현 대통령 교육비서관 내정에 대한 비판 및 철회 촉구 성명서(2025.09.08.)
대통령님, 극심한 경쟁교육 재해 멈출 교육비서관을 중용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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