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팩트체크①] 수능 심화수학 제외에 따른 이공계 학력저하 논란에 대한 보도자료(2024.02.22) |
수학․과학계는 최근 정부가 발표한 2028 수능 개편안에 심화수학(미적분Ⅱ+기하)이 제외된 것에 대해 연일 반발하며 기고, 발언 등의 반대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시민들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 잘못된 사실이 그대로 전파되는 것을 바로 잡고, 이해를 돕기 위해 팩트체크 연속 보도를 낼 계획입니다. [팩트체크①] 심화수학을 고등학교 때 배우지 않으면 이공계 대학 학력이 저하된다? [팩트체크②] 선진국 중 이공계열 대입에 미적분과 기하를 시험보지 않는 국가는 거의 없다? [팩트체크③] 심화수학을 고교에서 배워와야 대학교육에 무리 없다? [팩트체크④] 수능 시험 범위가 줄어들면 어려운 문항(킬러문항)이 많아진다? [팩트체크⑤] 수능에서 심화수학이 제외되더라도 사교육비가 줄어들지 않는다? |
수능에 심화수학 빠지면 이공계 학력저하설은 사실 무근...수포자 양산 막고 수학교육 정상화 위한 필수조치입니다. |
▲ 교육부는 수능에서 심화수학을 제외하는 ‘2028 대입제도 개편안’을 확정하였음. 이에 일부 이공계 대학 교수들은 수능 과목 배제가 이공계 대학의 학력저하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음. ▲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일부 이공계 교수들의 주장에 대해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보도자료를 작성함. ▲ 심화수학(미적분II와 기하)은 수능에서만 제외되었을 뿐 학교 내신에서 배울 수 있으며, 심화수학 학습 여부와 이공계 대학 학력저하는 서로 연관이 없음. ▲ 심화수학이 수능에 포함되지 않아도 고교학점제에서 미적분II와 기하의 학습 내용을 충분히 반영할 수 있음. ▲ 대학은 수능이 아니어도 미적분 기하의 수강이력 및 학업성취도를 포함하는 학생부 전형으로도 학생들을 선발 할 수 있음. 서울 15개 대학 기준으로 수시 정시 학생부 위주 전형으로 모집하는 인원은 총 모집인원의 45%에 해당함. ▲ 현재의 입시제도에서 수능에 심화수학이 포함되지 않으면 오히려 학교 수업이 정상화되고 고차원적인 사고력을 기를 수 있음. ▲ 심화수학의 제외보다 중요한 것은 현재 상대평가 대입제도의 전반적인 개편임. 최근 개혁신당에서는 수학교육을 국가가 책임지는 제도인 ‘수학교육 책임제’를 제안했습니다. 수학포기자(이하 ‘수포자’) 양산을 방지해 과학기술 패권국가로 나아가기 위한 실천과제로 이를 위해서는 AI와 우주산업 등 첨단산업의 기초가 되는 심화수학(미적분II, 기하)이 중요하다고 하였습니다. 즉, 수포자 방지를 위해 심화수학을 도입하자는 입장을 밝힌 것입니다. 하지만, 개혁신당이 내세운 정책은 이주호 교육부 장관의 발언과 전면적으로 배치되는 것입니다. 이주호 장관은 지난 1월 5일 서울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서 수학 교사들과 ‘함께차담회’를 열고 “사교육 유발, 지나친 학습 부담, 학습격차로 인한 학생들의 흥미 저하 등 그동안 지적된 수학교육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심화수학을 제외하기로 결정했다”라고 하였습니다. |
이주호 교육부 장관의 발언에 따르면 수능에서 심화수학을 배제하는 것은 수포자를 양산하기 위한 방안도, 수학교육을 약화하는 방안도 아닙니다. 수포자 양산을 막기 위해서는 심화수학이 배제되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는 것입니다. 교육부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2028 대입제도 확정안을 지난해 12월 27일에 발표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이공계 교수들은 수능에서 심화수학을 배제하는 것이 첨단 인재 양성을 막고, 이공계 대학으로 진학하는 신입생의 학력 저하 현상을 심화할 것이라고 일축하고 있습니다.
심화수학을 고등학교 때 학습하지 않으면 이공계로 진학하는 학생들의 수학 역량이 부족해 이공계 전체의 학력저하로 이어질 것이라는 일부 이공계 교수의 주장은 근거가 없습니다. 수능에서 심화수학이 제외되면 고등학교에서 가르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은, 특정 교과가 수능 출제 범위에서 빠지면 학교 교육과정에 편성되지 않았던 고교학점제 이전의 경험에 기반한 신념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이러한 주장은 수능과목과 고교 교육과정의 연계성을 잘못 이해한 것입니다. 수능 과목에서 빠진다고 해서 학교에서 해당 내용을 가르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현 수학과 교육과정(2015 개정 수학과 교육과정)에서 수학과목에 편제되어 있는 과목에는 일반선택 과목인 ‘수학Ⅰ’, ‘수학Ⅱ’, ‘미적분’, ‘확률과 통계’와 진로선택과목인 ‘기하’, ‘경제수학’과 ‘수학과제 탐구’ 등의 과목이 있습니다. 이 중 ‘수학Ⅰ’, ‘수학Ⅱ’, ‘미적분’, ‘확률과 통계’와 ‘기하’는 현재 수능 시험 출제범위에 포함되어 있지만 ‘경제수학’과 ‘수학과제 탐구’ 는 수능 출제범위에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수능 출제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해서 이 두 과목을 학교에서 가르치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아래 표는 ‘학교알리미(https://www.schoolinfo.go.kr)’를 통해 확인한 A고등학교의 2023학년도 3개 학년 교육과정 운영표입니다. 여기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경제수학’과 ‘수학과제 탐구’는 수능과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학교 교육과정 운영표에 시수가 배정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수능에서 빠지면 고등학교 학교수업에서도 다루지 않을 것이라는 일부 이공계 교수의 주장은 사실이 아닙니다. |
위 [표 2]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2028 대입제도에서 말하는 심화수학은 2022 개정 교육과정 기준으로 미적분II와 기하를 합친 교과를 말합니다. 미적분II와 기하의 학습 내용은 각각 현재의 미적분과 기하의 학습 내용과 동일합니다. ■ 심화수학이 수능에 포함되지 않아도 고교학점제에서 미적분II와 기하의 학습 내용을 충분히 반영할 수 있음.
지난해 12월 교육부가 발표한 2028 대학 입시제도 확정안에 따르면, 심화수학 신설로 사교육이 유발되어 학생·학부모의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라는 우려와 고교학점제를 통해 심화수학 학습 결과를 대학이 평가할 수 있으므로 심화수학을 제외한다고 하였습니다. |
고교학점제는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와 관심사에 따라 원하는 과목을 선택하여 수강할 수 있도록 학생들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존중하는 교육제도입니다. 수능 출제범위에서 제외되더라도, 고등학교에서는 학생들의 선택에 따라 심화수학을 가르칠 수 있습니다.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수준과 관심사에 따라 다양한 수학 과목을 제공하고, 학생들은 자신에게 필요한 과목을 선택하여 수강할 수 있습니다. |
조상훈 숭실대학교 입학처장은 이공계 인재 평가를 위해 심화수학이 필요하다는 일부 이공계 교수의 주장에 대해 ‘심화수학을 도입하면 상위권 대학과 의대 등에 진학하기 위한 필수과목이 돼 과도한 경쟁, 사교육 의존 등 사회적 부작용이 클 것이라는 우려 역시 간과하기 어려우며,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에서 제시한 미래 교육의 방향에 따라 고교는 미적분Ⅱ와 기하가 필요한 대학은 내신 평가 시 전공 적합성 수월성 항목에 심화학습 수준을 반영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다.’라고 하였습니다.(출처: 세계일보 기고문 2024.1.1.) ■ 대학은 수능이 아니어도 미적분 기하의 수강이력 및 학업성취도를 포함하는 학생부 전형으로도 학생들을 선발 할 수 있음. 서울 15개 대학 기준으로 수시 정시 학생부 위주 전형으로 모집하는 인원은 총 모집인원의 45%에 해당함.(2024학년도 입시 기준) 아래 [표 3]은 2024학년도 서울 15개 대학의 수시·정시에서의 교과전형과 학생부종합전형의 선발인원과 그 비율을 조사한 것입니다. 이 표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수시와 정시에서 학생부 전형으로만 뽑는 인원이 전체의 45%에 해당합니다. 이는 수시와 정시의 합격인원 중 절반이 교과전형과 학생부종합전형을 포함한 학생부 위주 전형으로 선발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
서울 15개 대학 기준으로 총 모집인원의 절반 가량을 선발하는 학생부 위주 전형의 경우 고등학교에서 수강한 교과목의 전공적합성을 반영하는데, 자연 계열의 경우 미적분과 기하 과목의 수강 이력과 학업성취도를 전형에 반영하기 때문에 해당 과목이 수능에 반영되지 않더라도 자연계열에 진학하고자 하는 학생들은 이 과목을 수강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학생들이 학교에서 배운 내용이 교과전형이나 학생부종합전형에 충분히 반영될 수 있기 때문에, 수능에서 제외된 과목이라고 하더라도 이공계 학력저하는 기우에 불과합니다. 나아가, 심화수학이 수능에 배제되는 것이 오히려 학교에서 학생부 전형의 강화로 이어져 학생들이 학교에서 심화수학의 내용을 충분히 깊고 심도 있게 배울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 현재의 입시제도에서 수능에 심화수학이 포함되지 않으면 오히려 학교 수업이 정상화되고 고차원적인 사고력을 기를 수 있음. 2021년 11월,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의원실과 함께 초등학교 6학년 학생 1,496명, 중학교 3학년 학생 1,010명, 고등학교 2학년 학생 1,201명 총 3,70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의 44.9%, 중학교 3학년 학생의 60.6%,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의 72.4%가 수학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응답하였습니다. 수학 공부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는 것은 학생들의 수학 학습 동기 저하 및 학습 부담감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
수능에서 심화수학을 제외하는 것은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의 수학 학습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학생들의 학업 스트레스도 완화될 것이며, 수학 학습 동기 또한 높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고등학교 교사들은 수능 문제풀이 집중식 수업에서 벗어나, 수학 개념을 보다 심도 있게 다루는 수업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즉, 어려운 문제를 푸는 방법을 설명하는 것에 집중하는 수업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수학적 사고력과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울 수 있는 수업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학교 수업을 통해 미적분II와 기하와 관련된 내용을 심도 있게 다룰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은, 현행 입시제도에서 단순히 문제풀이 기술자로 전락한 학생들을 이공계에서 필요한 수학적 역량을 갖춘 인재로 변화시켜 줄 것입니다. ■ 심화수학의 제외보다 중요한 것은 현재 상대평가 대입제도의 전반적인 개편임. 심화수학 수능 제외는 학생들의 학업 스트레스를 줄이고 공교육 수학 수업의 정상화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학생들의 수학 학력을 떨어뜨리는 결정적 요인은 단언컨대 수능 출제범위의 축소가 아니라, 수학교과 성취도와 무관하게 남들보다 많이, 빨리 정답을 맞히기 위해 풀어대는 훈련을 조장하는 상대평가 대입제도입니다. 현행 상대평가 중심의 대입제도가 전면적으로 바뀌지 않는다면 학생들의 수학적 역량 향상과 이공계 인재 양성은 그 한계를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 등급을 매기고 등수를 부여하고 우열을 가리는 상대평가의 입시제도가 변하지 않는다면 그 누구도 수학을 수학답게 배우지 못할 것입니다. 많은 학생이 대입시험에서 심화수학에 해당하는 미적분 과목을 선택하고 많은 이공계 대학에서도 미적분 성적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공계 대학 신입생의 수학 기초학력 부진이 존재한다는 것은 아이러니한 현실입니다. ‘단순히 학습내용의 양을 줄였기 때문에 학력저하가 발생했다’라고 주장하는 이공계 대학 측의 주장을 그대로 수용하기엔 어려움이 있습니다. 오히려 수능 심화수학의 제외는 △학교수업 정상화, △수학사교육 경감, △수포자 양산 방지뿐만 아니라 △이공계 신입생의 학력저하 현상을 막는 것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교육 당국은 이번 2028학년도 대입개편안뿐 아니라, 향후의 대입개편에서도 수능에서 심화수학 추가 검토를 백지화한 취지를 유지해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수학 학력을 저하시키는 근본적 원흉인 상대평가 입시제도의 개편을 우선 과제로 추진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
2024. 2. 22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 정지현, 홍민정) ※ 문의 :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수학교육혁신센터 연구원 김상우(02-797-4044/내선번호 5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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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팩트체크①] 수능 심화수학 제외에 따른 이공계 학력저하 논란에 대한 보도자료(2024.02.22)
수학․과학계는 최근 정부가 발표한 2028 수능 개편안에 심화수학(미적분Ⅱ+기하)이 제외된 것에 대해 연일 반발하며 기고, 발언 등의 반대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시민들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 잘못된 사실이 그대로 전파되는 것을 바로 잡고, 이해를 돕기 위해 팩트체크 연속 보도를 낼 계획입니다.
[팩트체크①] 심화수학을 고등학교 때 배우지 않으면 이공계 대학 학력이 저하된다?
[팩트체크②] 선진국 중 이공계열 대입에 미적분과 기하를 시험보지 않는 국가는 거의 없다?
[팩트체크③] 심화수학을 고교에서 배워와야 대학교육에 무리 없다?
[팩트체크④] 수능 시험 범위가 줄어들면 어려운 문항(킬러문항)이 많아진다?
[팩트체크⑤] 수능에서 심화수학이 제외되더라도 사교육비가 줄어들지 않는다?
수능에 심화수학 빠지면 이공계 학력저하설은 사실 무근...수포자 양산 막고 수학교육 정상화 위한 필수조치입니다.
▲ 교육부는 수능에서 심화수학을 제외하는 ‘2028 대입제도 개편안’을 확정하였음. 이에 일부 이공계 대학 교수들은 수능 과목 배제가 이공계 대학의 학력저하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음.
▲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일부 이공계 교수들의 주장에 대해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보도자료를 작성함.
▲ 심화수학(미적분II와 기하)은 수능에서만 제외되었을 뿐 학교 내신에서 배울 수 있으며, 심화수학 학습 여부와 이공계 대학 학력저하는 서로 연관이 없음.
▲ 심화수학이 수능에 포함되지 않아도 고교학점제에서 미적분II와 기하의 학습 내용을 충분히 반영할 수 있음.
▲ 대학은 수능이 아니어도 미적분 기하의 수강이력 및 학업성취도를 포함하는 학생부 전형으로도 학생들을 선발 할 수 있음. 서울 15개 대학 기준으로 수시 정시 학생부 위주 전형으로 모집하는 인원은 총 모집인원의 45%에 해당함.
▲ 현재의 입시제도에서 수능에 심화수학이 포함되지 않으면 오히려 학교 수업이 정상화되고 고차원적인 사고력을 기를 수 있음.
▲ 심화수학의 제외보다 중요한 것은 현재 상대평가 대입제도의 전반적인 개편임.
최근 개혁신당에서는 수학교육을 국가가 책임지는 제도인 ‘수학교육 책임제’를 제안했습니다. 수학포기자(이하 ‘수포자’) 양산을 방지해 과학기술 패권국가로 나아가기 위한 실천과제로 이를 위해서는 AI와 우주산업 등 첨단산업의 기초가 되는 심화수학(미적분II, 기하)이 중요하다고 하였습니다. 즉, 수포자 방지를 위해 심화수학을 도입하자는 입장을 밝힌 것입니다.
하지만, 개혁신당이 내세운 정책은 이주호 교육부 장관의 발언과 전면적으로 배치되는 것입니다. 이주호 장관은 지난 1월 5일 서울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서 수학 교사들과 ‘함께차담회’를 열고 “사교육 유발, 지나친 학습 부담, 학습격차로 인한 학생들의 흥미 저하 등 그동안 지적된 수학교육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심화수학을 제외하기로 결정했다”라고 하였습니다.
이주호 교육부 장관의 발언에 따르면 수능에서 심화수학을 배제하는 것은 수포자를 양산하기 위한 방안도, 수학교육을 약화하는 방안도 아닙니다. 수포자 양산을 막기 위해서는 심화수학이 배제되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는 것입니다. 교육부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2028 대입제도 확정안을 지난해 12월 27일에 발표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이공계 교수들은 수능에서 심화수학을 배제하는 것이 첨단 인재 양성을 막고, 이공계 대학으로 진학하는 신입생의 학력 저하 현상을 심화할 것이라고 일축하고 있습니다.
심화수학을 고등학교 때 학습하지 않으면 이공계로 진학하는 학생들의 수학 역량이 부족해 이공계 전체의 학력저하로 이어질 것이라는 일부 이공계 교수의 주장은 근거가 없습니다. 수능에서 심화수학이 제외되면 고등학교에서 가르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은, 특정 교과가 수능 출제 범위에서 빠지면 학교 교육과정에 편성되지 않았던 고교학점제 이전의 경험에 기반한 신념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이러한 주장은 수능과목과 고교 교육과정의 연계성을 잘못 이해한 것입니다. 수능 과목에서 빠진다고 해서 학교에서 해당 내용을 가르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현 수학과 교육과정(2015 개정 수학과 교육과정)에서 수학과목에 편제되어 있는 과목에는 일반선택 과목인 ‘수학Ⅰ’, ‘수학Ⅱ’, ‘미적분’, ‘확률과 통계’와 진로선택과목인 ‘기하’, ‘경제수학’과 ‘수학과제 탐구’ 등의 과목이 있습니다. 이 중 ‘수학Ⅰ’, ‘수학Ⅱ’, ‘미적분’, ‘확률과 통계’와 ‘기하’는 현재 수능 시험 출제범위에 포함되어 있지만 ‘경제수학’과 ‘수학과제 탐구’ 는 수능 출제범위에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수능 출제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해서 이 두 과목을 학교에서 가르치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아래 표는 ‘학교알리미(https://www.schoolinfo.go.kr)’를 통해 확인한 A고등학교의 2023학년도 3개 학년 교육과정 운영표입니다. 여기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경제수학’과 ‘수학과제 탐구’는 수능과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학교 교육과정 운영표에 시수가 배정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수능에서 빠지면 고등학교 학교수업에서도 다루지 않을 것이라는 일부 이공계 교수의 주장은 사실이 아닙니다.
위 [표 2]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2028 대입제도에서 말하는 심화수학은 2022 개정 교육과정 기준으로 미적분II와 기하를 합친 교과를 말합니다. 미적분II와 기하의 학습 내용은 각각 현재의 미적분과 기하의 학습 내용과 동일합니다.
■ 심화수학이 수능에 포함되지 않아도 고교학점제에서 미적분II와 기하의 학습 내용을 충분히 반영할 수 있음.
지난해 12월 교육부가 발표한 2028 대학 입시제도 확정안에 따르면, 심화수학 신설로 사교육이 유발되어 학생·학부모의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라는 우려와 고교학점제를 통해 심화수학 학습 결과를 대학이 평가할 수 있으므로 심화수학을 제외한다고 하였습니다.
고교학점제는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와 관심사에 따라 원하는 과목을 선택하여 수강할 수 있도록 학생들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존중하는 교육제도입니다. 수능 출제범위에서 제외되더라도, 고등학교에서는 학생들의 선택에 따라 심화수학을 가르칠 수 있습니다.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수준과 관심사에 따라 다양한 수학 과목을 제공하고, 학생들은 자신에게 필요한 과목을 선택하여 수강할 수 있습니다.
조상훈 숭실대학교 입학처장은 이공계 인재 평가를 위해 심화수학이 필요하다는 일부 이공계 교수의 주장에 대해 ‘심화수학을 도입하면 상위권 대학과 의대 등에 진학하기 위한 필수과목이 돼 과도한 경쟁, 사교육 의존 등 사회적 부작용이 클 것이라는 우려 역시 간과하기 어려우며,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에서 제시한 미래 교육의 방향에 따라 고교는 미적분Ⅱ와 기하가 필요한 대학은 내신 평가 시 전공 적합성 수월성 항목에 심화학습 수준을 반영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다.’라고 하였습니다.(출처: 세계일보 기고문 2024.1.1.)
■ 대학은 수능이 아니어도 미적분 기하의 수강이력 및 학업성취도를 포함하는 학생부 전형으로도 학생들을 선발 할 수 있음. 서울 15개 대학 기준으로 수시 정시 학생부 위주 전형으로 모집하는 인원은 총 모집인원의 45%에 해당함.(2024학년도 입시 기준)
아래 [표 3]은 2024학년도 서울 15개 대학의 수시·정시에서의 교과전형과 학생부종합전형의 선발인원과 그 비율을 조사한 것입니다. 이 표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수시와 정시에서 학생부 전형으로만 뽑는 인원이 전체의 45%에 해당합니다. 이는 수시와 정시의 합격인원 중 절반이 교과전형과 학생부종합전형을 포함한 학생부 위주 전형으로 선발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서울 15개 대학 기준으로 총 모집인원의 절반 가량을 선발하는 학생부 위주 전형의 경우 고등학교에서 수강한 교과목의 전공적합성을 반영하는데, 자연 계열의 경우 미적분과 기하 과목의 수강 이력과 학업성취도를 전형에 반영하기 때문에 해당 과목이 수능에 반영되지 않더라도 자연계열에 진학하고자 하는 학생들은 이 과목을 수강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학생들이 학교에서 배운 내용이 교과전형이나 학생부종합전형에 충분히 반영될 수 있기 때문에, 수능에서 제외된 과목이라고 하더라도 이공계 학력저하는 기우에 불과합니다. 나아가, 심화수학이 수능에 배제되는 것이 오히려 학교에서 학생부 전형의 강화로 이어져 학생들이 학교에서 심화수학의 내용을 충분히 깊고 심도 있게 배울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 현재의 입시제도에서 수능에 심화수학이 포함되지 않으면 오히려 학교 수업이 정상화되고 고차원적인 사고력을 기를 수 있음.
2021년 11월,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의원실과 함께 초등학교 6학년 학생 1,496명, 중학교 3학년 학생 1,010명, 고등학교 2학년 학생 1,201명 총 3,70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의 44.9%, 중학교 3학년 학생의 60.6%,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의 72.4%가 수학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응답하였습니다. 수학 공부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는 것은 학생들의 수학 학습 동기 저하 및 학습 부담감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수능에서 심화수학을 제외하는 것은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의 수학 학습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학생들의 학업 스트레스도 완화될 것이며, 수학 학습 동기 또한 높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고등학교 교사들은 수능 문제풀이 집중식 수업에서 벗어나, 수학 개념을 보다 심도 있게 다루는 수업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즉, 어려운 문제를 푸는 방법을 설명하는 것에 집중하는 수업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수학적 사고력과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울 수 있는 수업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학교 수업을 통해 미적분II와 기하와 관련된 내용을 심도 있게 다룰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은, 현행 입시제도에서 단순히 문제풀이 기술자로 전락한 학생들을 이공계에서 필요한 수학적 역량을 갖춘 인재로 변화시켜 줄 것입니다.
■ 심화수학의 제외보다 중요한 것은 현재 상대평가 대입제도의 전반적인 개편임.
심화수학 수능 제외는 학생들의 학업 스트레스를 줄이고 공교육 수학 수업의 정상화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학생들의 수학 학력을 떨어뜨리는 결정적 요인은 단언컨대 수능 출제범위의 축소가 아니라, 수학교과 성취도와 무관하게 남들보다 많이, 빨리 정답을 맞히기 위해 풀어대는 훈련을 조장하는 상대평가 대입제도입니다. 현행 상대평가 중심의 대입제도가 전면적으로 바뀌지 않는다면 학생들의 수학적 역량 향상과 이공계 인재 양성은 그 한계를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 등급을 매기고 등수를 부여하고 우열을 가리는 상대평가의 입시제도가 변하지 않는다면 그 누구도 수학을 수학답게 배우지 못할 것입니다.
많은 학생이 대입시험에서 심화수학에 해당하는 미적분 과목을 선택하고 많은 이공계 대학에서도 미적분 성적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공계 대학 신입생의 수학 기초학력 부진이 존재한다는 것은 아이러니한 현실입니다. ‘단순히 학습내용의 양을 줄였기 때문에 학력저하가 발생했다’라고 주장하는 이공계 대학 측의 주장을 그대로 수용하기엔 어려움이 있습니다.
오히려 수능 심화수학의 제외는 △학교수업 정상화, △수학사교육 경감, △수포자 양산 방지뿐만 아니라 △이공계 신입생의 학력저하 현상을 막는 것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교육 당국은 이번 2028학년도 대입개편안뿐 아니라, 향후의 대입개편에서도 수능에서 심화수학 추가 검토를 백지화한 취지를 유지해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수학 학력을 저하시키는 근본적 원흉인 상대평가 입시제도의 개편을 우선 과제로 추진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 정지현, 홍민정)
※ 문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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