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하 사교육걱정)은 최근 자사고 지위를 포기하고 일반고로 전환할 것을 발표한 동성고, 숭문고, 한가람고의 입장문을 보면서 ‘자사고 일반고 전환’은 교육적 흐름과 시대정신에 걸맞는 자연스러운 일임을 재확인했습니다. 더불어 사교육걱정은 이들 학교가 시대정신과 양질의 교육을 위해 자발적으로 일반고 전환을 결정한 것을 존중합니다. 이들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 결정에 ‘대입 고교 정보 블라인드’ 정책의 효과와 ‘고교학점제 도입’ 결정이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기 때문입니다.
이들 학교는 2019년 서울교육청의 자사고 재지정평가에서 지정취소 통보를 받았고 자사고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법원에 가처분신청 및 행정소송을 제기했었습니다. 올해 법원은 1심에서 자사고 지위를 유지하는 판결을 했습니다. 그토록 원하던 자사고 지위를 유지하는 판결이 있었음에도 자발적으로 일반고 전환을 선택한 이들 학교의 결정은 선뜻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 이유를 3개교의 일반고 전환 입장문에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3개교는 입장문을 통해 이구동성으로 ‘대입에서 고교정보 블라인드 처리’와 ‘고교학점제 추진’으로 인해 자사고의 지위를 유지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오히려 학교의 설립이념과 양질의 교육을 하기 위해서는 일반고로 전환하는 것이 좋겠다는 견해를 피력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고교 무상교육 전면실시, 학령인구의 지속적인 감소’등의 교육 환경 속에서 최근 몇 년간 학생 충원이 어려워졌고 이러한 상황은 학교가 아무리 노력해도 개선될 수 없는 현실을 인정하고 일반고 전환 결정을 했음을 밝히고 있었습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그간 대입에서 누렸던 후광효과를 자사고 스스로가 인정했다는 점입니다. 이는 ‘대입 고교정보 블라인드 정책에 대한 교사 인식조사(더불어민주당 강득구 국회의원・ 사교육걱정없는세상, 2021. 3월 실시, 일반고 고3 담임 및 진학부장 교사 431명 응답)’에서 85.9%가 도입취지에 공감하고 62.4%가 실제로 효과가 있었다고 응답한 결과와도 맥락을 같이 합니다.
대한민국 교육은 학령인구가 급감하는 상황과 미래사회를 살아갈 다양한 역량을 키워줘야 하는 시대적 과제 앞에서 ‘모든 아이가 우리의 아이’라는 사회적 책무를 안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소수의 특권학교에 대학입학 기회와 다양한 교육과정 운영의 특혜를 주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생각입니다. 이런 이유로 정부는 모든 자사고・외고・국제고를 일반고로 전환하는 것은 물론이고 고교학점제를 실시해 모든 고교에서 다양한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또한 그간 소수의 특권고교가 대학입시에서 후광효과를 누렸던 것을 차단하기 위해 ‘대입 고교 블라인드 정책’을 추진한 것입니다.
이제 남은 과제는 고교학점제를 목적과 취지에 맞게 안착시켜 모든 학교가 양질의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소수에게 특권이 과도하게 주어지는 불평등 구조를 종식시키는 것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사교육걱정은 시대의 흐름을 인정하고 교육의 본질을 회복하기 위해 자사고 지위를 자발적으로 버리고 일반고 전환을 결정한 3개교의 입장을 존중합니다. 이제 남은 자사고도 세 학교의 선례를 참고해 일반고 전환이라는 시대정신에 동참할 것을 당부드립니다. 정부 또한 자사고의 자발적 전환만을 바라보고 있어서는 안 됩니다. 고교서열화 해소 정책을 안정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물론이고 고교학점제의 의미를 제대로 구현하는 일에 진심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사교육걱정은 교육계가 이 일에 매진할 때 협력과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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