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학기제의 올바른 정착 방향 모색을 위한 4차 토론회 결과보도(2016.07.01)
자유학기제의 수업․평가 개선 확산을 위해, 중학교 내신성적 반영 고입전형을 금지하고 석차백분율 제도를 폐지해야 합니다.
▲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하 사교육걱정)은 올해부터 전국 중학교에서 전면 시행되고 있는 자유학기제와 관련한 4회 연속토론회를 기획하고, 마지막 4차 토론회를 지난 6월 16일(목), ‘자유학기제 정착을 위한 고입전형 및 고교체제, 대입전형의 개선 방안을 모색한다.’라는 주제로 진행함. ▲ 자유학기제의 ‘수업․평가․기록의 개선’은 학교 교육의 본질적 변화라는 측면에서 중학교 1학년 한 학기 적용을 넘어서 중학교 전 학년에 확산되어야 함. ▲ 자유학기제 확산을 위해서는, △중학교 내신성적을 반영하는 고입전형을 금지해야 하며, △중학교 3학년 졸업생을 모두 한 줄로 줄 세우는 성적산출 방식인 석차백분율 제도를 폐지해야 함. ▲ 교육부도 자유학기제를 확산시키기 위해 고입전형을 개선하려고 하는데, 그 대책으로 내놓은 특목고․자사고의 자기주도학습전형의 일반고 확대는 △비교과 입시 부담 증가, △관련 사교육 증가, △자유학기제 활동의 왜곡 등 오히려 부작용이 우려됨. ▲ 대안으로 고교체제는 단순하게, 교육과정은 다양하게 운영하며, 고입전형은 ‘선 지원-후 추첨’ 방식으로 전환해야 함. ▲ 교육부는 자유학기제의 올바른 정착을 위해 △아직도 논란 중인 자유학기제의 정책 목표를 명확히 밝히고, △실질적으로 학교 수업・평가의 개선이 이루어지도록 실질적 지원 대책을 세워야 하며, △자유학기제 확산을 막는 제도개선, 특히 고입전형을 시급히 개선해야 함.
사교육걱정은 올해부터 전국 모든 중학교에서 시행되고 있는 자유학기제와 관련하여 4차 연속 토론회를 진행했으며, 지난 6월 16일(목) 마지막 4차 토론회를 본 단체에서 가졌습니다. 이번 4차 토론회는 ‘자유학기제 정착을 위한 고입전형 및 고교체제, 대입전형의 개선 방안을 모색한다.’는 주제에서 나타나듯이, 자유학기제 확산을 가로막는 고입전형 및 고교체제, 대입전형의 문제점을 살펴보고 각 문제의 대안을 모색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안상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대안연구소 부소장이 발제하고, 이에 대해 △김성천 경기도 교육청 장학사, △김태훈 용마중학교 교사, △성기선 경기도율곡연수원장, △이광호 이우학교 교장이 토론자로 참석하였습니다.
■ 자유학기제의 수업․평가․기록의 개선은 학교 교육의 본질적 변화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중학교 1학년 한 학기 적용을 넘어서 중학교 전 학년에 확산되어야 함.
앞선 자유학기제 토론회에서 수차례 언급되었듯이, 자유학기제의 핵심 가치는 단순한 진로체험활동을 넘어서 학교 교육의 수업․평가의 개선입니다. 수업과 평가의 개선은 학교 교육의 본질적 변화입니다. 이를 통해 학교는 학생들의 역량을 키워주며 진정한 자아실현을 이룰 수 있도록 도울 것입니다. 그렇기에 자유학기제가 추구하는 학교 교육의 수업․평가의 개선은 우리 교육을 변화시키는 전환점이 될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그러나, 이런 기대와는 달리 자유학기제는 중학교 1학년 중 1학기 적용이라는 뚜렷한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서울시 교육청의 경우와 같이 1학년의 자유학기 외 다른 학기를 연계 학기로 활용한다고 해도 최대 1년밖에는 적용할 수 없습니다. 이렇게 한 학기, 또는 최대 1년의 기간 동안 다양한 수업과 평가를 맛본 학생들이 2학년에 올라가게 되면 그때부터는 대부분 일제식 설명 수업에 다시 적응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아무리 자유학기제 시기에 수업・평가가 개선되어도, 자유학기제가 고입전형에 반영되지 않기에 해볼 수 있는 예외적 학기로 인식되거나, 앞으로 중고 입시교육을 받기 전에 한 번 쉬어가는 학기라는 인식이 퍼진다면, 그 의미와 효과는 크게 반감될 것입니다. 따라서 자유학기제 확산은 무엇보다 중요한 주제입니다.
■ 자유학기제 확산을 위해서는, 첫 번째로 중학교 내신성적을 반영하는 고입전형을 금지해야 함.
자유학기제가 중학교 1학년 중 한 학기에만 제한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고입전형 때문입니다. 특히 중학생들의 진학 선호도가 큰 특목고․자사고 입시에서 중학교 2학년부터의 내신 성적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중상위권 학생들의 내신 성적 경쟁이 격화됩니다. 따라서 학생들을 객관적이고 변별력 있게 줄 세워야 한다는 명분으로 지필식 평가가 선호되는 것입니다. 즉 2학년부터는, 수업과 평가 개선보다는 학생을 변별력 있게 줄 세우는 것이 더욱 중요한 교육목표가 되는 상황입니다.
현재 특목고와 자사고, 일반고 입시에서 중학교 내신 성적을 반영하는 경우는 [표1]과 같습니다. 전기 학교에서 영재학교는 학교생활기록부 전체 반영을 하고 있고, 외국어고・국제고의 경우 1단계에서 영어 내신 성적을, 과학고는 2단계에서 수학・과학 성적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자율형 사립고의 경우는 서울지역 하나고와 서울 이외 지역 학교 1단계 전형에서 내신 성적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후기 학교에서는 자율학교가 학교 자율로 내신을 반영하고 있으며, 자율형 공립고와 일반고도 내신 성적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다단계 전형을 운영하는 학교 대부분이 1단계 성적을 2단계에서도 그대로 반영함으로 내신 성적은 현재 고입전형의 가장 중요한 전형요소입니다.
이에 대해 토론자인 성기선 원장은 자사고와 특목고 등의 입시 문제 해결 없이는 자유학기제가 추구하는 교육적 본질에 한 발짝도 더 다가갈 수 없음을 지적하였고, 이광호 교장도 이미 제도적으로 지필평가를 축소하고 수행평가를 확대하였지만, 실제 실행하는 학교는 많지 않음을 지적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주된 이유로 입시를 통한 객관적 변별이 여전히 중요하기 때문인 현실을 비판하며, ‘대한민국의 모든 중․고교는 내신산출기관으로 전락했다’는 가혹한 평가를 내렸습니다.
김성천 장학사는 더 나아가 특목고와 영재학교, 자사고에게 선발권을 주는 것을 문제의 원인으로 꼽았습니다. 이 학교들이 선발권을 가지면 별도의 성적 산출 시스템을 요구하게 되므로 자연히 변별력을 위한 평가 기제가 작동할 수밖에 없음을 지적하였습니다. 따라서 진정한 자유학기제가 적용되려면 고교의 선발권을 회수하고, 대신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특화를 이루어내야 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 자유학기제 확산을 위해서는, 두 번째로 중학교 3학년 졸업생을 한 줄로 줄 세우는 성적산출 방식인 석차백분율 제도를 폐지해야 함.
성적 반영 고입전형으로 인해 중학교에서는 아직도 석차백분율을 구하고 있습니다. 고입 석차 백분율은 학생별 고입 전형점수에 따른 석차에 해당 학교 학생 수를 반영해 산출한 백분율입니다. 한 마디로 졸업 시 졸업생간 석차 백분율로 이해하면 쉽습니다.
서울 지역을 예로 들면, [표2]와 같이 고등학교 입학전형을 위한 고입전형점수 총점은 300점으로 하고, 「교과학습발달상황(이하 “교과”라 한다)점수」 240점(80%), 「출결상황(이하 “출결”이라 한다)점수」 24점(8%),「행동특성 및 종합의견(이하 “행동발달”이라 한다)점수」 12점(4%), 「창의적 체험활동 중 자율활동, 동아리활동, 진로활동(이하 “창체활동”이라 한다)점수」 12점(4%), 「창의적 체험활동 중 봉사활동(이하 “봉사활동”이라 한다) 점수」 12점(4%)으로 구성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서울시 교육청, 2017학년도 고입전형을 위한 「고입석차백분율」 산출 지침, 2016. 6. 9. 이 고입전형 점수를 이용하여 석차연명부(동석차 배제)를 작성, 개인별 석차백분율을 산출하는 것입니다.
석차백분율의 활용은 광범위합니다. 비평준화 지역의 경우 내신 성적이 소수점 아래 두 자릿수까지 표시되는 촘촘한 점수 형태로 고입에 반영되며, 평준화 지역의 경우도 석차백분율을 산출하여 일반계 고교 커트라인 확정 등에 활용됩니다. 심지어 특성화고에서는 합격과 불합격을 가르는 유일한 기준이 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현재 고입전형에서는 특정 진로에 대한 희망이 강하고 적성이 맞더라도 중학교 성적이 좋지 않으면 특성화고 진학이 어려운 구조입니다.
이와 같은 석차백분율로 대표되는 중학교 내신 성적 산출은 자유학기제 수업・평가 혁신의 확산을 실질적으로 막고 있습니다. 이는 석차백분율 제도가 수업・평가의 혁신은 커녕, 중학교 절대평가인 성취평가제조차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게 막고 있는 사실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석차백분율 제도는 폐지해야 합니다. 살펴본 것 같이 석차백분율로 대표되는 이와 같은 서열화된 중학교 성적 산출 방식이 바뀌지 않으면, 현재의 성취평가제도조차 제대로 운영할 수 없습니다. 이는 또한 자유학기제의 수업・평가 개선 또한 중학교 전반으로 확산하기는 사실상 힘들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이에 대해 현직 중학교에 재직 중인 토론자 김태훈 교사도 일반학기에서 자유학기제의 다양한 수업과 평가방법을 이어가지 못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학생들의 성적을 객관적인 수치로 나타내고 석차 또는 등급을 산출해야 하는 석차백분율임을 지적하며, 폐지를 주장하였습니다. 구체적 대안도 제시하였는데, 특성화고는 성적이 아닌 흥미나 적성에 따라 진학하는 것이 오히려 바람직하며, 일반고에서 고입정원을 가르는 커트라인의 역할도 크지 않다고 하였습니다. 즉, 한 반에서 진학에 실패하는 1~3명을 판별하기 위해 전체 석차를 매기는 것은 과도하며, 일반고 정원의 문제를 손질한다면 이 부분의 석차백분율의 필요성은 크지 않다고 지적하였습니다.
김성천 장학사도 고입전형에서 석차백분율을 적용하는 방식이 문제 있다는 것에 동의하였습니다. 본질적으로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서 고입 경쟁은 무의미해진다고 보았습니다. 더욱이 일부 특목고나 자사고, 마이스터고 등에서는 진입경쟁이 심하다보니 변별력을 위한 평가도구를 요구하고 있으며, 이러한 요구들 때문에 일부 중학교가 수행평가나 논․서술형 평가를 거의 제대로 하지 못하고 객관식 지필평가 중심으로 시험을 보게 되는 현실을 지적하였습니다.
■ 교육부도 자유학기제를 확산시키기 위해 고입전형을 개선하려고 하는데, 그 대책으로 내놓은 특목고․자사고의 ‘자기주도학습전형의 일반고 확대’는 △비교과 입시 부담 증가, △관련 사교육 증가, △자유학기제 활동의 왜곡 등 오히려 부작용이 우려됨.
교육부도 자유학기제를 확산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 일환으로 지난 4월 25일 교육부는 ‘고교 맞춤형 활성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목적은 ‘자유학기제를 경험한 중학생이 2018학년도부터 본격적으로 고등학교에 입학하고,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됨에 따라, 자유학기제를 통해 발견한 꿈과 끼를 고교 단계로 확대해 나가기 위해서’ 라고 밝혔습니다. 자유학기제를 확산시키려는 노력이나 목적은 공감이 가는데, 그 방법이 문제입니다.
교육부는 자유학기제를 확산시키기 위해 고입전형을 성적 중심에서 소질과 적성 중심으로 개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 구체적 방식으로는 크게 두 가지인데 하나는 시도주관 선발고사를 폐지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자기주도학습전형을 비평준화 지역 일반고와 자율형 공립고 중에서 희망하는 학교를 대상으로 확대한다는 것입니다.
시․도 주관 선발고사 폐지를 하는 것은 긍정적인 개선입니다. 다만 시행하는 지역이 적어 큰 효과를 내는 것은 아닙니다. 현재 선발시험을 시행하는 시도는 경북, 충남, 울산, 전북, 제주 등 5곳에 불과한데, 이중 전북은 18년, 울산과 제주는 19년에 이미 폐지가 예정되어 있어 실제로는 경북과 충남이 선발을 폐지하게 되는 효과입니다.
문제는 자기주도학습 전형의 확대입니다. 현재 자기주도학습 전형을 시행하고 있는 학교는 외국어고(31개교), 과학고(20개교), 국제고(17개교), 자율형사립고(44개교, 전국+광역), 일부 자율학교(거창고가 제외됨)입니다. 자기주도학습 전형의 가장 큰 특징은 교과와 비교과를 모두 반영한다는 점입니다. 대체로 1단계에서 성적과 출결로 학생을 몇 배수 선발하고, 2단계에서는 1단계 성적에 면접과 서류, 심지어 여기에 체력 검사를 넣은 학교도 있습니다.
자기주도학습전형이 교과와 비교과를 모두 반영한다고 해서 전인적인 평가로 생각할 수 있겠지만, 실제 수험생이 느끼는 부담은 상당합니다. 공부 외에 다양한 활동과 면접, 자기소개서까지 준비해야 하는 부담이 상당히 큰 것입니다. 이런 비교과 활동과 서류 작성을 지도해야 하는 중학교 교사의 부담도 마찬가지로 큽니다. 이를 준비하며 학생들이 사교육을 의존하는 것도 비일비재한 상황입니다.
그동안 자기주도학습전형이 문제로 많이 지적되지 않은 것은 준비하는 학생 수가 많지 않아서입니다. 외국어고, 과학고, 국제고, 자율형사립고 등을 갈 수 있는 중상위권 학생 중 일부가 준비한 것입니다. 그런데 [그림2]와 같이 교육부가 이를 비평준화 지역 일반고, 자율형 공립고 중 희망하는 학교를 대상으로 확대하겠다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못합니다. 학생 부담의 증가는 물론, 학교는 면접권을 가짐으로 우수 학생 선발에 몰두할 것이므로 고교서열화도 더욱 심화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교육부가 의도하는 자유학기제의 진로체험 활동이 활성화될 것인가에 대해서도 회의적입니다. 자신의 적성과 소질을 따라 자유롭게 해야 할 활동이 비교과로 입시에 반영된다면 그 목적이 왜곡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학생부 종합전형에서 비교과활동이 과도하게 스펙화되고 있는 현실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우려점이 많은 자기주도학습 전형 확대는 재고되어야 합니다.
성기선 원장은 자유학기제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고교 입시에 내신 성적을 반영하는 방법을 전면 수정해야 한다고 하며, 고입전형을 자기주도학습전형의 확대로 가려고 하는 것은 모순임을 지적하였습니다. 상위 소수계층에게만 특권화 된 자사고의 입시가 문제가 되자, 자기주도학습전형을 적용한다고 했고, 이어 별다른 문제제기가 없자 마치 이 전형이 중학교 교육을 정상화하는데 긍정적 기능을 한다고 판단한 듯 하다며, 자기주도학습전형은 성적에 대한 단계별 중복 전형이며, 성적중심전형이라고 견해를 밝혔습니다. 그리고 자유학기제를 확산하기 위해서는 근본적 성찰이 필요하며, 교과와 비교과를 모두 강조하다 보니 꿈과 끼, 소질 중심의 교육으로 개선하겠다는 취지와는 달리 학생들에게 공부도 잘하고 비교과도 잘하는 만능인을 요구하게 될 수도 있음을 우려하였습니다.
■ 대안으로 고교체제는 단순히, 교육과정은 다양하게 운영하며, 고입전형은 ‘선 지원-후 추첨’ 방식으로 전환해야 함.
고교 교육과정에서 있어 다양성은 중요한 가치입니다. 다만 다양성은 학교를 새롭게 만듦으로써 추구할 것이 아니라 개별 학교의 교육과정을 다양하게 운영함으로 추구해야 합니다. 즉 체제는 단순히, 그 안에서 교육과정은 다양하게 운영하는 것입니다. 이 원리를 적용하면 특목고와 자사고는 일반고로 전환하는 등 현재의 고교체제를 단순화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고교체제를 개선하고 나서, 고입전형에 있어서는 일반고에 ‘선지원-후추첨’ 즉 무시험 입학전형을 전면 도입해야 합니다. 학생들은 자신의 적성과 소질에 따라 과학 교육과정 특성화 일반고, 외국어 교육과정 특성화 일반고로 지원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지원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학생을 선발합니다. 만약 지원자에 비해 특성화 과정 학교 수가 부족하다면 다음 해에는 더 늘릴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추첨으로 선발하게 되면 지금과 같이 과학, 외국어 교육을 좋아하지 않으면서도 오로지 특정학교에 가야 대학입학에 유리하기 때문에 지원하는 허수는 상당수 줄어들 것입니다.
■ 자유학기제의 올바른 정착을 위해, 교육부는 △아직도 논란 중인 자유학기제의 정책 목표를 명확히 밝히고, △실질적으로 학교 수업・평가의 개선이 이루어지도록 교사를 도와야 하며, △자유학기제 확산을 막는 제도개선, 특히 고입전형을 시급히 개선해야 함.
자유학기제는 도입 3년 만에 전국 모든 중학교에 일괄 적용되었습니다. 깊은 논의가 부족했고, 학생・학부모・교사에게 취지를 제대로 설명하지도 않았습니다. 이번 1차 토론회를 마치고, ‘자유학기제가 학교 수업과 평가의 개선에 가장 중요한 목적을 두고 있다’는 발표에 많은 분들이 ‘그런 이야기는 처음 듣는다’는 반응을 많이 보일 정도입니다.
이런 상황이기에 교육부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첫째로, 자유학기제의 취지를 명확하게 밝혀야 합니다. 아직도 대다수의 사람들은 자유학기제가 학생들 진로체험 시켜주며 노는 학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고등학교에 ‘진로교육 집중학년・학기제’ 적용을 결코 반기지 않고 있습니다. 따라서 자유학기제가 학교 교육의 수업과 평가를 어떻게 개선하고, 이런 노력이 학생의 학력을 저하시키는 것이 아니라 더욱 향상시키는 것임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학생․학부모․교사의 공감대를 형성해야 합니다.
둘째로, 실질적으로 학교 수업・평가의 개선이 이루어지도록 교사를 도와야 합니다. 학교의 수업 현장이 변화되지 않으면 정책은 실패입니다. 무엇이 수업・평가의 개선이며, 어떻게 하면 되는지 적극적으로 돕는 일이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자유학기제의 수업・평가의 개선이 중학교 전 과정과 고등학교까지 확산되도록 걸림돌을 제거하는 노력입니다. 특히 4차 토론회를 통해 강조되었던 고입전형 개선은 시급합니다. 이를 통해 적어도 중학교 전 과정은 자유학기제와 같은 수업․평가의 개선이 적용되어야 합니다.
우리의 요구
1. 자유학기제와 같은 수업․평가의 개선이 중학교 전 과정에 확산되게 하기 위해서 교육부는 중학교 내신 성적을 반영하는 고입전형을 금지해야 하며, 특히 중학교 3학년 졸업생을 한 줄로 줄 세우는 성적산출 방식인 석차백분율 제도를 폐지해야 합니다.
2. 교육부는 시․도 주관 선발고사 폐지는 추진해야 하지만, 자기주도학습전형을 비평준화 지역 일반고, 자율형 공립고 중 희망하는 학교를 대상으로 확대하려는 정책은 재고해야 합니다.
3. 교육부는 현재의 고입전형이 성적 중심의 선발 경쟁 체제를 갖는 한 자유학기제의 근본 취지가 실현될 수 없음을 인식하고, 이를 개선하는 ‘선 지원-후 추첨’ 방식의 획기적 고입전형 체제를 도입해야 합니다.
2016. 07.01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 송인수, 윤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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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학기제의 ‘수업․평가․기록의 개선’은 학교 교육의 본질적 변화라는 측면에서 중학교 1학년 한 학기 적용을 넘어서 중학교 전 학년에 확산되어야 함.
▲ 자유학기제 확산을 위해서는, △중학교 내신성적을 반영하는 고입전형을 금지해야 하며, △중학교 3학년 졸업생을 모두 한 줄로 줄 세우는 성적산출 방식인 석차백분율 제도를 폐지해야 함.
▲ 교육부도 자유학기제를 확산시키기 위해 고입전형을 개선하려고 하는데, 그 대책으로 내놓은 특목고․자사고의 자기주도학습전형의 일반고 확대는 △비교과 입시 부담 증가, △관련 사교육 증가, △자유학기제 활동의 왜곡 등 오히려 부작용이 우려됨.
▲ 대안으로 고교체제는 단순하게, 교육과정은 다양하게 운영하며, 고입전형은 ‘선 지원-후 추첨’ 방식으로 전환해야 함.
▲ 교육부는 자유학기제의 올바른 정착을 위해 △아직도 논란 중인 자유학기제의 정책 목표를 명확히 밝히고, △실질적으로 학교 수업・평가의 개선이 이루어지도록 실질적 지원 대책을 세워야 하며, △자유학기제 확산을 막는 제도개선, 특히 고입전형을 시급히 개선해야 함.
사교육걱정은 올해부터 전국 모든 중학교에서 시행되고 있는 자유학기제와 관련하여 4차 연속 토론회를 진행했으며, 지난 6월 16일(목) 마지막 4차 토론회를 본 단체에서 가졌습니다. 이번 4차 토론회는 ‘자유학기제 정착을 위한 고입전형 및 고교체제, 대입전형의 개선 방안을 모색한다.’는 주제에서 나타나듯이, 자유학기제 확산을 가로막는 고입전형 및 고교체제, 대입전형의 문제점을 살펴보고 각 문제의 대안을 모색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안상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대안연구소 부소장이 발제하고, 이에 대해 △김성천 경기도 교육청 장학사, △김태훈 용마중학교 교사, △성기선 경기도율곡연수원장, △이광호 이우학교 교장이 토론자로 참석하였습니다.
앞선 자유학기제 토론회에서 수차례 언급되었듯이, 자유학기제의 핵심 가치는 단순한 진로체험활동을 넘어서 학교 교육의 수업․평가의 개선입니다. 수업과 평가의 개선은 학교 교육의 본질적 변화입니다. 이를 통해 학교는 학생들의 역량을 키워주며 진정한 자아실현을 이룰 수 있도록 도울 것입니다. 그렇기에 자유학기제가 추구하는 학교 교육의 수업․평가의 개선은 우리 교육을 변화시키는 전환점이 될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그러나, 이런 기대와는 달리 자유학기제는 중학교 1학년 중 1학기 적용이라는 뚜렷한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서울시 교육청의 경우와 같이 1학년의 자유학기 외 다른 학기를 연계 학기로 활용한다고 해도 최대 1년밖에는 적용할 수 없습니다. 이렇게 한 학기, 또는 최대 1년의 기간 동안 다양한 수업과 평가를 맛본 학생들이 2학년에 올라가게 되면 그때부터는 대부분 일제식 설명 수업에 다시 적응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아무리 자유학기제 시기에 수업・평가가 개선되어도, 자유학기제가 고입전형에 반영되지 않기에 해볼 수 있는 예외적 학기로 인식되거나, 앞으로 중고 입시교육을 받기 전에 한 번 쉬어가는 학기라는 인식이 퍼진다면, 그 의미와 효과는 크게 반감될 것입니다. 따라서 자유학기제 확산은 무엇보다 중요한 주제입니다.
자유학기제가 중학교 1학년 중 한 학기에만 제한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고입전형 때문입니다. 특히 중학생들의 진학 선호도가 큰 특목고․자사고 입시에서 중학교 2학년부터의 내신 성적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중상위권 학생들의 내신 성적 경쟁이 격화됩니다. 따라서 학생들을 객관적이고 변별력 있게 줄 세워야 한다는 명분으로 지필식 평가가 선호되는 것입니다. 즉 2학년부터는, 수업과 평가 개선보다는 학생을 변별력 있게 줄 세우는 것이 더욱 중요한 교육목표가 되는 상황입니다.
현재 특목고와 자사고, 일반고 입시에서 중학교 내신 성적을 반영하는 경우는 [표1]과 같습니다. 전기 학교에서 영재학교는 학교생활기록부 전체 반영을 하고 있고, 외국어고・국제고의 경우 1단계에서 영어 내신 성적을, 과학고는 2단계에서 수학・과학 성적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자율형 사립고의 경우는 서울지역 하나고와 서울 이외 지역 학교 1단계 전형에서 내신 성적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후기 학교에서는 자율학교가 학교 자율로 내신을 반영하고 있으며, 자율형 공립고와 일반고도 내신 성적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다단계 전형을 운영하는 학교 대부분이 1단계 성적을 2단계에서도 그대로 반영함으로 내신 성적은 현재 고입전형의 가장 중요한 전형요소입니다.
이에 대해 토론자인 성기선 원장은 자사고와 특목고 등의 입시 문제 해결 없이는 자유학기제가 추구하는 교육적 본질에 한 발짝도 더 다가갈 수 없음을 지적하였고, 이광호 교장도 이미 제도적으로 지필평가를 축소하고 수행평가를 확대하였지만, 실제 실행하는 학교는 많지 않음을 지적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주된 이유로 입시를 통한 객관적 변별이 여전히 중요하기 때문인 현실을 비판하며, ‘대한민국의 모든 중․고교는 내신산출기관으로 전락했다’는 가혹한 평가를 내렸습니다.
김성천 장학사는 더 나아가 특목고와 영재학교, 자사고에게 선발권을 주는 것을 문제의 원인으로 꼽았습니다. 이 학교들이 선발권을 가지면 별도의 성적 산출 시스템을 요구하게 되므로 자연히 변별력을 위한 평가 기제가 작동할 수밖에 없음을 지적하였습니다. 따라서 진정한 자유학기제가 적용되려면 고교의 선발권을 회수하고, 대신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특화를 이루어내야 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 자유학기제 확산을 위해서는, 두 번째로 중학교 3학년 졸업생을 한 줄로 줄 세우는 성적산출 방식인 석차백분율 제도를 폐지해야 함.
성적 반영 고입전형으로 인해 중학교에서는 아직도 석차백분율을 구하고 있습니다. 고입 석차 백분율은 학생별 고입 전형점수에 따른 석차에 해당 학교 학생 수를 반영해 산출한 백분율입니다. 한 마디로 졸업 시 졸업생간 석차 백분율로 이해하면 쉽습니다.
서울 지역을 예로 들면, [표2]와 같이 고등학교 입학전형을 위한 고입전형점수 총점은 300점으로 하고, 「교과학습발달상황(이하 “교과”라 한다)점수」 240점(80%), 「출결상황(이하 “출결”이라 한다)점수」 24점(8%),「행동특성 및 종합의견(이하 “행동발달”이라 한다)점수」 12점(4%), 「창의적 체험활동 중 자율활동, 동아리활동, 진로활동(이하 “창체활동”이라 한다)점수」 12점(4%), 「창의적 체험활동 중 봉사활동(이하 “봉사활동”이라 한다) 점수」 12점(4%)으로 구성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서울시 교육청, 2017학년도 고입전형을 위한 「고입석차백분율」 산출 지침, 2016. 6. 9. 이 고입전형 점수를 이용하여 석차연명부(동석차 배제)를 작성, 개인별 석차백분율을 산출하는 것입니다.
석차백분율의 활용은 광범위합니다. 비평준화 지역의 경우 내신 성적이 소수점 아래 두 자릿수까지 표시되는 촘촘한 점수 형태로 고입에 반영되며, 평준화 지역의 경우도 석차백분율을 산출하여 일반계 고교 커트라인 확정 등에 활용됩니다. 심지어 특성화고에서는 합격과 불합격을 가르는 유일한 기준이 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현재 고입전형에서는 특정 진로에 대한 희망이 강하고 적성이 맞더라도 중학교 성적이 좋지 않으면 특성화고 진학이 어려운 구조입니다.
이와 같은 석차백분율로 대표되는 중학교 내신 성적 산출은 자유학기제 수업・평가 혁신의 확산을 실질적으로 막고 있습니다. 이는 석차백분율 제도가 수업・평가의 혁신은 커녕, 중학교 절대평가인 성취평가제조차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게 막고 있는 사실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석차백분율 제도는 폐지해야 합니다. 살펴본 것 같이 석차백분율로 대표되는 이와 같은 서열화된 중학교 성적 산출 방식이 바뀌지 않으면, 현재의 성취평가제도조차 제대로 운영할 수 없습니다. 이는 또한 자유학기제의 수업・평가 개선 또한 중학교 전반으로 확산하기는 사실상 힘들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이에 대해 현직 중학교에 재직 중인 토론자 김태훈 교사도 일반학기에서 자유학기제의 다양한 수업과 평가방법을 이어가지 못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학생들의 성적을 객관적인 수치로 나타내고 석차 또는 등급을 산출해야 하는 석차백분율임을 지적하며, 폐지를 주장하였습니다. 구체적 대안도 제시하였는데, 특성화고는 성적이 아닌 흥미나 적성에 따라 진학하는 것이 오히려 바람직하며, 일반고에서 고입정원을 가르는 커트라인의 역할도 크지 않다고 하였습니다. 즉, 한 반에서 진학에 실패하는 1~3명을 판별하기 위해 전체 석차를 매기는 것은 과도하며, 일반고 정원의 문제를 손질한다면 이 부분의 석차백분율의 필요성은 크지 않다고 지적하였습니다.
김성천 장학사도 고입전형에서 석차백분율을 적용하는 방식이 문제 있다는 것에 동의하였습니다. 본질적으로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서 고입 경쟁은 무의미해진다고 보았습니다. 더욱이 일부 특목고나 자사고, 마이스터고 등에서는 진입경쟁이 심하다보니 변별력을 위한 평가도구를 요구하고 있으며, 이러한 요구들 때문에 일부 중학교가 수행평가나 논․서술형 평가를 거의 제대로 하지 못하고 객관식 지필평가 중심으로 시험을 보게 되는 현실을 지적하였습니다.
■ 교육부도 자유학기제를 확산시키기 위해 고입전형을 개선하려고 하는데, 그 대책으로 내놓은 특목고․자사고의 ‘자기주도학습전형의 일반고 확대’는 △비교과 입시 부담 증가, △관련 사교육 증가, △자유학기제 활동의 왜곡 등 오히려 부작용이 우려됨.
교육부도 자유학기제를 확산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 일환으로 지난 4월 25일 교육부는 ‘고교 맞춤형 활성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목적은 ‘자유학기제를 경험한 중학생이 2018학년도부터 본격적으로 고등학교에 입학하고,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됨에 따라, 자유학기제를 통해 발견한 꿈과 끼를 고교 단계로 확대해 나가기 위해서’ 라고 밝혔습니다. 자유학기제를 확산시키려는 노력이나 목적은 공감이 가는데, 그 방법이 문제입니다.
교육부는 자유학기제를 확산시키기 위해 고입전형을 성적 중심에서 소질과 적성 중심으로 개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 구체적 방식으로는 크게 두 가지인데 하나는 시도주관 선발고사를 폐지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자기주도학습전형을 비평준화 지역 일반고와 자율형 공립고 중에서 희망하는 학교를 대상으로 확대한다는 것입니다.
시․도 주관 선발고사 폐지를 하는 것은 긍정적인 개선입니다. 다만 시행하는 지역이 적어 큰 효과를 내는 것은 아닙니다. 현재 선발시험을 시행하는 시도는 경북, 충남, 울산, 전북, 제주 등 5곳에 불과한데, 이중 전북은 18년, 울산과 제주는 19년에 이미 폐지가 예정되어 있어 실제로는 경북과 충남이 선발을 폐지하게 되는 효과입니다.
문제는 자기주도학습 전형의 확대입니다. 현재 자기주도학습 전형을 시행하고 있는 학교는 외국어고(31개교), 과학고(20개교), 국제고(17개교), 자율형사립고(44개교, 전국+광역), 일부 자율학교(거창고가 제외됨)입니다. 자기주도학습 전형의 가장 큰 특징은 교과와 비교과를 모두 반영한다는 점입니다. 대체로 1단계에서 성적과 출결로 학생을 몇 배수 선발하고, 2단계에서는 1단계 성적에 면접과 서류, 심지어 여기에 체력 검사를 넣은 학교도 있습니다.
자기주도학습전형이 교과와 비교과를 모두 반영한다고 해서 전인적인 평가로 생각할 수 있겠지만, 실제 수험생이 느끼는 부담은 상당합니다. 공부 외에 다양한 활동과 면접, 자기소개서까지 준비해야 하는 부담이 상당히 큰 것입니다. 이런 비교과 활동과 서류 작성을 지도해야 하는 중학교 교사의 부담도 마찬가지로 큽니다. 이를 준비하며 학생들이 사교육을 의존하는 것도 비일비재한 상황입니다.
그동안 자기주도학습전형이 문제로 많이 지적되지 않은 것은 준비하는 학생 수가 많지 않아서입니다. 외국어고, 과학고, 국제고, 자율형사립고 등을 갈 수 있는 중상위권 학생 중 일부가 준비한 것입니다. 그런데 [그림2]와 같이 교육부가 이를 비평준화 지역 일반고, 자율형 공립고 중 희망하는 학교를 대상으로 확대하겠다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못합니다. 학생 부담의 증가는 물론, 학교는 면접권을 가짐으로 우수 학생 선발에 몰두할 것이므로 고교서열화도 더욱 심화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교육부가 의도하는 자유학기제의 진로체험 활동이 활성화될 것인가에 대해서도 회의적입니다. 자신의 적성과 소질을 따라 자유롭게 해야 할 활동이 비교과로 입시에 반영된다면 그 목적이 왜곡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학생부 종합전형에서 비교과활동이 과도하게 스펙화되고 있는 현실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우려점이 많은 자기주도학습 전형 확대는 재고되어야 합니다.
성기선 원장은 자유학기제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고교 입시에 내신 성적을 반영하는 방법을 전면 수정해야 한다고 하며, 고입전형을 자기주도학습전형의 확대로 가려고 하는 것은 모순임을 지적하였습니다. 상위 소수계층에게만 특권화 된 자사고의 입시가 문제가 되자, 자기주도학습전형을 적용한다고 했고, 이어 별다른 문제제기가 없자 마치 이 전형이 중학교 교육을 정상화하는데 긍정적 기능을 한다고 판단한 듯 하다며, 자기주도학습전형은 성적에 대한 단계별 중복 전형이며, 성적중심전형이라고 견해를 밝혔습니다. 그리고 자유학기제를 확산하기 위해서는 근본적 성찰이 필요하며, 교과와 비교과를 모두 강조하다 보니 꿈과 끼, 소질 중심의 교육으로 개선하겠다는 취지와는 달리 학생들에게 공부도 잘하고 비교과도 잘하는 만능인을 요구하게 될 수도 있음을 우려하였습니다.
■ 대안으로 고교체제는 단순히, 교육과정은 다양하게 운영하며, 고입전형은 ‘선 지원-후 추첨’ 방식으로 전환해야 함.
고교 교육과정에서 있어 다양성은 중요한 가치입니다. 다만 다양성은 학교를 새롭게 만듦으로써 추구할 것이 아니라 개별 학교의 교육과정을 다양하게 운영함으로 추구해야 합니다. 즉 체제는 단순히, 그 안에서 교육과정은 다양하게 운영하는 것입니다. 이 원리를 적용하면 특목고와 자사고는 일반고로 전환하는 등 현재의 고교체제를 단순화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고교체제를 개선하고 나서, 고입전형에 있어서는 일반고에 ‘선지원-후추첨’ 즉 무시험 입학전형을 전면 도입해야 합니다. 학생들은 자신의 적성과 소질에 따라 과학 교육과정 특성화 일반고, 외국어 교육과정 특성화 일반고로 지원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지원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학생을 선발합니다. 만약 지원자에 비해 특성화 과정 학교 수가 부족하다면 다음 해에는 더 늘릴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추첨으로 선발하게 되면 지금과 같이 과학, 외국어 교육을 좋아하지 않으면서도 오로지 특정학교에 가야 대학입학에 유리하기 때문에 지원하는 허수는 상당수 줄어들 것입니다.
■ 자유학기제의 올바른 정착을 위해, 교육부는 △아직도 논란 중인 자유학기제의 정책 목표를 명확히 밝히고, △실질적으로 학교 수업・평가의 개선이 이루어지도록 교사를 도와야 하며, △자유학기제 확산을 막는 제도개선, 특히 고입전형을 시급히 개선해야 함.
자유학기제는 도입 3년 만에 전국 모든 중학교에 일괄 적용되었습니다. 깊은 논의가 부족했고, 학생・학부모・교사에게 취지를 제대로 설명하지도 않았습니다. 이번 1차 토론회를 마치고, ‘자유학기제가 학교 수업과 평가의 개선에 가장 중요한 목적을 두고 있다’는 발표에 많은 분들이 ‘그런 이야기는 처음 듣는다’는 반응을 많이 보일 정도입니다.
이런 상황이기에 교육부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첫째로, 자유학기제의 취지를 명확하게 밝혀야 합니다. 아직도 대다수의 사람들은 자유학기제가 학생들 진로체험 시켜주며 노는 학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고등학교에 ‘진로교육 집중학년・학기제’ 적용을 결코 반기지 않고 있습니다. 따라서 자유학기제가 학교 교육의 수업과 평가를 어떻게 개선하고, 이런 노력이 학생의 학력을 저하시키는 것이 아니라 더욱 향상시키는 것임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학생․학부모․교사의 공감대를 형성해야 합니다.
둘째로, 실질적으로 학교 수업・평가의 개선이 이루어지도록 교사를 도와야 합니다. 학교의 수업 현장이 변화되지 않으면 정책은 실패입니다. 무엇이 수업・평가의 개선이며, 어떻게 하면 되는지 적극적으로 돕는 일이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자유학기제의 수업・평가의 개선이 중학교 전 과정과 고등학교까지 확산되도록 걸림돌을 제거하는 노력입니다. 특히 4차 토론회를 통해 강조되었던 고입전형 개선은 시급합니다. 이를 통해 적어도 중학교 전 과정은 자유학기제와 같은 수업․평가의 개선이 적용되어야 합니다.
우리의 요구
1. 자유학기제와 같은 수업․평가의 개선이 중학교 전 과정에 확산되게 하기 위해서 교육부는 중학교 내신 성적을 반영하는 고입전형을 금지해야 하며, 특히 중학교 3학년 졸업생을 한 줄로 줄 세우는 성적산출 방식인 석차백분율 제도를 폐지해야 합니다.
2. 교육부는 시․도 주관 선발고사 폐지는 추진해야 하지만, 자기주도학습전형을 비평준화 지역 일반고, 자율형 공립고 중 희망하는 학교를 대상으로 확대하려는 정책은 재고해야 합니다.
3. 교육부는 현재의 고입전형이 성적 중심의 선발 경쟁 체제를 갖는 한 자유학기제의 근본 취지가 실현될 수 없음을 인식하고, 이를 개선하는 ‘선 지원-후 추첨’ 방식의 획기적 고입전형 체제를 도입해야 합니다.
보도자료(PD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