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 서울국제유아교육전’을 통해 본 영유아 사교육 시장 분석 보도 (2019.5.16.)
영유아 사교육업체, 발달단계 무시하고 600만원 넘는 고가품도 필수인양 과장 마케팅 심각해...
▲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하 사교육걱정)은 2019년 4월 11일부터 14일까지 SETEC에서 열린《2019 서울국제 유아교육전 & 키즈페어(이하 유교전)》에 참가하여 영유아 사교육 관련 상품을 조사 분석함. ▲ 특히 유아교육전에 출품된 상품 중, ‘학습지’상품과 유아교육전에서 가장 규모가 큰 메인 부스를 차지하고 있는 ‘영어 교재 및 교구 업체’를 중심으로 문제점을 검토함. ▲ 공통 문제점 1. 감각적 놀이와 통합적 활동을 통해 자연스런 배움이 일어난다는 영유아의 발달 특성이 반영되지 않은 채, 발달 수준을 뛰어넘는 최소 1.5년 이상의 선행학습상품을 판매함. ▲ 공통 문제점 2. 잘못된 뇌과학 정보를 근거로 신화에 가까운 ‘결정적 시기 가설’을 인용함으로써 양육자의 심리적 불안감 조성, 과도한 사교육 경쟁을 조장하고 있음. ▲ 공통 문제점 3. 국제 기준은 아동의 건강을 위하여 만2세 미만의 시기에는 가급적 스마트 미디어에 노출시키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으나 업체들은 스마트펜, 태블릿PC,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과도한 영상 노출을 자극하는 프로그램을 제공함. ▲ 공통 문제점 4. ‘놀이’를 표방하는 프로그램이 많았으나, 무계획성·무목적성·무강제성이라는 놀이의 조건에 비추어볼 때 해당 프로그램을 놀이로 보기 어려움. 이는 진정한 아동의 놀권리 실현을 저해하는 요소임. ▲ 개별 문제점 [학습지] △유아의 발달단계와 맞지 않는 학습지 상품을 제공하고, △공교육에 대한 불신을 부추기며, △유아단계에서부터 입시경쟁을 조장하는 홍보가 다수 발견됨. ▲ 개별 문제점 [영어교재] 300~600만원대로 고가의 상품을 주력으로 판매하여 교육양극화를 심화시켰으며, 일시불 결제가 어려운 수준의 고비용 상품으로 할부 거래를 유도하여 장기간 해당 상품에 발이 묶이게 하고 있음. ▲ 사교육걱정은 추후 업계의 나쁜 마케팅과 상품 홍보 등을 지속 점검하여 사교육 업체들이 교육 업체로서의 책무를 다해 ‘착한 마케팅’으로 시정할 것을 촉구함과 동시에 사교육 소비자들이 올바른 선택을 도울 것임. ▲ 사교육걱정은 영유아가 사교육 상품에 의존하지 않고 건강한 발달을 이룰 수 있도록, 영유아의 놀 권리 및 발달권 등을 보장하는 ‘영유아인권법’ 제정을 위해 계속적으로 힘쓸 예정.
주로 초등 이상의 취학 연령에서 이루어지던 사교육이 영유아 단계로 내려오면서, 영유아 사교육이 보편화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육아정책연구소의 발표(2016)에 따르면 우리나라 5세아의 83.6%가 사교육을 이용하고 있고, 주당 사교육 이용 횟수 및 회당 시간은 평균 주 5.2회, 50.1분에 달했습니다. 또한 그 중 ‘학습지나 워크북(이하 학습지)’을 활용하는 경우가 50.8%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데, 특히 예체능을 제외한 ‘학습’을 목적으로 하는 사교육으로 범위를 좁히면 82.4%나 학습지를 활용하고 있을 정도로 학습지나 워크북은 영유아 사교육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또한 영어 업체는 유교전 현장에서 가장 규모가 큰 메인 부스를 차지하고 있었으며 여기서 판매되는 영어 교재는 학부모들이 가장 많이 상담받고자 대기했던 상품이었습니다. 이에 사교육걱정은 학습지와 영어교재교구를 중심으로 유아교육전 상품 및 홍보의 문제점을 검토하였습니다.
■ 공통 문제점 1. 감각적 놀이와 통합적 활동을 통해 자연스런 배움이 일어난다는 영유아의 발달 특성이 반영되지 않은 채, 발달 수준을 뛰어넘는 최소 1.5년 이상의 과도한 선행학습상품이 판매되고 있음.
영유아 시기의 아이들은 오감을 활용하는 감각적 놀이를 통해, 분절적·단계적 학습이 아닌 통합적 활동을 통해 자연스런 배움과 성장이 일어난다는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유아의 특성이 반영되지 않은 채로 다수의 학습지에는 발달수준을 뛰어넘는 과도한 선행학습, 수연산에서 계산의 정확성과 속도를 증진시키는 것을 요구하는 학습, 과학을 글로 배우는 추상적 사고 학습, ‘도입-전개-활용-평가’ 등 유아에게 적용하기 어려운 분절적·단계적 학습 단계로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눈높이, 구몬 수학 학습지 3A단계(유아과정) 학습지 내용에는 ‘120이상의 수계열 정착, 3의 덧셈까지 학습한다’는 학습목표가 제시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2015개정교육과정에 의하면 초등2학년 1학기에 가서야 1단원에서 ‘90보다 큰 수 알아보기’ 학습이 진행되고, 1학기 중반에 이르러서야 ‘두자리 수 범위의 덧셈’을 배우기 시작합니다. 3A단계를 유아 중 가장 나이 많은 만5세를 대상으로 가르친다 가정하더라도, 최소 1년 반 이상의 선행학습이 이루어지고 있는 심각한 상황입니다. 이를 눈높이 학습지에서는 버젓이 ‘내 학년보다 앞서서 학습’하는 것을 홍보전략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영어 업체들은 부스 상담에서 대부분 각 상품의 권장 연령보다 한참 앞선 시작을 권유했습니다. 심지어 디즈니월드잉글리쉬 부스 상담원은 ‘모국어가 완성된 뒤에 영어를 시작하는 건 위험해요, 4∼5세만 돼도 한국말은 잘 하는데, 영어는 그거보다 한참 쉬운 걸 배우면 애가 좋아하겠어요? 지루해하죠.’라며, 1세용 상품에 1∼6세 수준의 영어를 다 넣었다고 자랑했습니다. 함께 보여준 상담자료에는 하루에 3시간씩 2년 간 무려 2000시간의 포악한 양을 투입(Input)해야 모국어처럼 말할 수 있다고 돼있었습니다. 영어를 잘 하려면 학교 수업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며, 심지어 영어학원까지 다녀도 부족하겠다는 불안감을 들게 하는 자료였습니다.
“미국 6세 아이 수준인 한국 고1 수준의 영어를 들려주면 3∼4세 무렵이면 알아듣고, 5∼6세쯤 되면 말하게 돼요 (...) 이거 한 엄마들은 아이가 4~5세만 되어도 영어로 말을 너무 잘 해서, 영어유치원 보내기 전에 개별적으로 원어민 과외를 붙이고 싶어해요 (...) 7세 과정까지 마치면 중학교에서 배우는 교육과정까지 마칠 수 있고, 일부 제품에는 고교 문법까지도 담았어요.” (디즈니월드잉글리쉬_상담사) “한 언어로 대화를 하려면 400개의 회화체를 알아야 하는데, 우리 꺼에는 회화체 4,400개가 들어있어서, 초등학교 교과서에 나오는 게 다 들어있어요.” (AI English-Time_상담사)
그러나 업체들의 말과는 달리 영어 노출의 속도가 빠를수록, 기간이 길수록, 양이 많을수록 소비자에게 효과가 좋다는 건 근거 없는 가설일 뿐입니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외국어로서 영어를 접하게 되는 EFL환경은 제2언어로 영어를 배우는 ESL환경과는 달리 영어 노출에 한계가 분명하기 때문에 더욱 적용되기 어려운 낭설입니다.
■ 공통 문제점 2. 잘못된 뇌과학 정보를 근거로 신화에 가까운 ‘결정적 시기 가설’을 인용함으로써 양육자의 심리적 불안감 조성, 과도한 사교육 경쟁을 조장하고 있음.
조기교육을 주장하기 위해 ‘뇌의 80%가 생후 2년 안에 형성’ 된다며, 뇌과학을 인용한 경우가 여전히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들 업체의 주장은 사실과 거리가 멉니다. OECD가 2007년 발표한 에 따르면 뇌와 관한 정보가 남용, 오용되는 흐름을 경고하면서 과학적 근거가 없는 뇌 관련 신화를 8가지로 소개하고 있는데, 그 첫 번째는 바로 ‘세살 무렵 뇌에서 중요한 거의 모든 것이 결정되기 때문에 낭비할 시간이 없다’(There is no time to lose as everything important about the brain is decided by the age of three.)는 것입니다. OECD는 이것이 대표적인 ‘신화’로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영유아기가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인간의 뇌는 평생에 걸쳐 발달한다는 것입니다.
인간의 뇌는 기계가 아니기에 외부 세계와의 관계 속에서 평생토록 형성-재형성을 거듭합니다. 그런데 영어 업체들은 뇌에 대한 검증되지 않은 가설들을 마치 과학계의 정론처럼 잘못 인용하는 나쁜 마케팅을 자행하고 있습니다.
■ 공통 문제점 3. 국제 기준은 아동의 건강을 위하여 만2세 미만의 시기에는 가급적 스마트 미디어에 노출시키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으나 업체들은 스마트펜, 태블릿PC,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과도한 영상 노출을 자극하는 프로그램을 제공함.
대부분의 영유아 학습지나 영어업체는 워크북과 함께 태블릿 PC와 스마트펜이 패키지로 구성이 되어있어, 태블릿PC나 워크북을 스마트펜으로 터치하면 학습지 속의 내용을 동영상으로 만나거나, 애니메이션·노래·율동 등을 따라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어플리케이션도 잘 구성되어있어 여러 장소에서 아이들이 핸드폰으로 동영상을 시청할 수 있습니다.
한솔 신기한나라 시리즈, 재능 스스로 시리즈, 교원 빨간펜 시리즈, 웅진씽크빅, 대교 눈높이 시리즈, 구몬, 장원, 리틀 천재 돌잡이 시리즈 등 주요 모든 학습지에서 스마트 기기를 학습에 적용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변화하는 디지털 환경이나 맞벌이나 독박육아 등 아이를 돌보기 힘든 사회적 환경 등은 고려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자녀의 학습 능력 향상을 위해 의도적으로 자녀를 학습 동영상에 반복적으로 노출시키는 행위는 오히려 뇌발달을 지체해 학습 능력을 떨어뜨리거나 다양한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입니다. 가톨릭대 소아청소년과 김영훈 교수는 ‘스마트폰’을 위시한 디지털 기기들이 뇌 발달을 막을 뿐 아니라 뇌 발달에 심각한 이상을 일으키고, 디지털 기기를 접하는 연령이 낮으면 낮을수록 심하다고 경고했습니다. 사교육걱정이 지난 2014년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에 의뢰해 전문의 1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가장 부적합한 조기인지교육의 형태로 ‘학습목적의 영상물을 반복적으로 시청’하는 경우가 2위(60%)를 차지한 바 있습니다. 이에 미국소아과학회(APP)는 만2세 미만의 시기에는 가급적 스마트 미디어에 노출시키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대한신경정신의학회·한국중독정신의학회·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역시 지난 2015년 내놓은 ‘스마트 디지털 미디어 이용에 대한 권고안’에서 유아동에게는 최대한 늦은 나이에 스마트 기기 이용을 허락하는 것이 좋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업체들은 상품 판매를 하더라도 이러한 기기를 올바르게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 충분히 안내해야 합니다. 이를테면 ‘가급적 부모와 함께 활용할 것’, 내지는 ‘부모가 영어책을 읽어주기 어려운 경우에 한해 기기를 제한적으로 활용할 것’과 같은 악영향까지도 말입니다. 그러나 참관한 업체들 중 그 어느 곳도 이러한 상품의 올바른 활용법에 대해 안내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화려한 음향이 담긴 도구의 활용을 장려하며 이를 사용했을 때의 학습적 효과를 자랑하고, 육아의 편리함을 돕는 도구로 설명하는 데 그칠 뿐이었습니다. 상품의 활용법을 효용과 편의 면에서 긍정적으로만 설명한 채, 그 악영향에 대해 안내하지 않는 것은 교육 업체로서 응당한 사회적 책무를 져버리는 나쁜 마케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공통 문제점 4. ‘놀이’를 표방하는 프로그램이 많았으나, 무계획성·무목적성·무강제성이라는 놀이의 조건에 비추어볼 때 해당 프로그램을 놀이로 보기 어려움. 이는 진정한 아동의 놀권리 실현을 저해하는 요소임.
한솔, 재능, 교원, 웅진, 구몬, 장원, 리틀천재 등 대부분의 학습지는 놀면서 배운다는 ‘놀이’를 표방하고 있었습니다. 영어 업체들들 앞다투어 아이들이 춤 추고 노래하는 가운데 생활 맥락 속에서 영어를 노출시켜서 학습물이 아닌 놀잇감으로써 영어를 즐겁게 배울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Learn(학습)’보다‘Play(놀이)’를 앞세워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홍보 카피들도 눈에 띄었습니다.
아웃풋 팡팡 터지는 영어 놀이터 World Family Club (디즈니월드잉글리쉬_팜플렛) ‘하루종일 신나는 영어놀이터’ ‘즐거움을 가득담은 놀이 기반의 영어 컨텐츠로 (...)’ (베이비리그_팜플렛) ‘신나게 노래하고 춤추고 뛰고 말하는 우리 아이 ’‘일상생활 속 상황들을 통해 (...) 신나게 배울 수 있습니다’ ‘스토리로,노래로,놀잇감으로,워크북으로...’ (윤선생스마트랜드_팜플렛)
그러나 이들 업체의 주장처럼, 이러한 사교육 상품은 영유아에게 놀이로 인식될지 의문입니다. EBS 다큐프라임 ‘놀이의 반란’ 편에는 흥미로운 실험이 등장합니다. A그룹은 원하는 영역에서 장난감을 꺼내서 자유롭게 놀도록 하고, B그룹은 쌓기놀이를 하며 노는 것이 어떠냐고 교사가 제안했습니다. 20분 후 교사가 나가자, 이전 활동을 지속하는 아이들은 A그룹뿐이었고, B그룹의 아이들은 각자 다른 영역으로 자리를 이동하며 흩어졌습니다. 유엔아동권리위원회에 따르면 진짜 놀이는 ‘놀이 자체만이 목적이며(무목적성), 아이가 스스로 주도하며(자기주도성), 계획되지 않고 아이의 자율성이 존중되는 것(무강제성)’이어야 합니다. 이런 점에서 업체들의 ‘놀잇감’은 놀이의 모양만 띄었을 뿐, 사실 학습이 목적인 ‘학습물’입니다. 어린 아이에게 학습 스트레스를 주고 싶지 않은 학부모의 마음을 이용하여 최근 사교육 상품들은 ‘놀이’로 포장된 학습물로 소비자를 오도하고 있습니다. 유엔아동권리위원회는 이러한 맥락에서 최근 프로그램화된 놀이가 활성화되며 놀이의 본질이 왜곡되는 현실을 우려해, 놀 권리 실현에 장애가 되는 요소로 ‘놀이 마케팅과 상품화’, ‘지나치게 구조화되고 프로그램화된 일정’ 등을 지적하였습니다.
■ 개별 문제점 [학습지] △유아의 발달단계와 맞지 않는 학습지 상품을 제공하고, △공교육에 대한 불신을 부추기며, △유아단계에서부터 입시경쟁을 조장하는 홍보가 다수 발견됨.
□ 너무 어린 아이들의 발달과 맞지 않는 학습지 상품
보건복지부는〈2014 어린이집 특별활동 운영 가이드라인〉을 통해 영유아의 인지·사회정서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여 24개월 미만 영아에게는 특별활동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학습지 시장만큼은 예외입니다. 돌 전후 영아에게는 물론이거니와 태교용 상품까지 버젓이 출시되어 있었습니다. 유엔아동권리위원회는 교육의 목적에 대해서 다룬 일반논평에서 “지식의 축적, 경쟁의 촉진 및 아동에 대한 과도한 업무의 부담에 초점을 맞춘 교육의 형태는 아동이 자신의 능력과 재능의 최대한의 발현을 하는데 심각한 장애가 될 수 있다는 점 역시 강조되어야만 할 것이다. ”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즉 너무 어린 영아들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학습지 형태의 학습 상품은 아동에 대한 과도한 업무의 부담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결코 영유아의 교육받을 권리를 충족하는 것이 아님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학교교육과 자사 학습지 효과를 비교하는 출처가 불분명한 도표를 제시하며 학교 공교육에 대한 불신을 심어주고 초등교육과정과의 연계를 강조하며 영유아단계에서부터 선행학습하지 않으면 아이들이 좌절하고 학습에 흥미를 잃을 것처럼 학부모의 불안을 부추기기도 하였습니다.
기와집 초가집. 알아야 대답하지! 요즘 애들 짚 몰라. 새끼줄 알아야 돼요. (계속 교과서 넘기며) 오방색 뭔지 아세요? 태극기 건곤감리 안보고 그리실 줄 아세요? 무궁화 이름의 유래도 있어요. 우리나라를 알릴 수 있는 자료 뭐 있을까요? 물어봐요. 그럼 애가 ‘나는 3개 밖에 모르는데...’하며 애들 당황해요. 그런데 이걸 숙제로 해서 내야돼요. (새로운 단원 보여주며) 자, 또 ‘겨울’에 대해서 배워요. ‘눈의 결정’ 이거 3학년 과학시간에 배울 거에요. 쉽지 않아요. (새로운 단원 보여주며) ‘이웃을 돌아보아요.’ 단원이에요. 신문을 만들라고 해, 기사를 쓰라고 해, 근데 쓸 게 없는게 현실입니다. 최소한 이 학습지에는 다 녹아있다는거지. 이게 초등대비죠. 연계.
□ 영유아 단계에서부터 대입 준비 목적의 사교육 권유 과도한 경쟁적 상황 조장
특히 유교전 상담부스의 경우 대학 입시까지 언급하며 수행평가나 자소서를 대비한 학습지 관리를 권유하였습니다. 학습지를 이용한 아이가 학교에서의 각종 평가와 자기소개서 대입에서도 학습지의 경험을 통해 유리한 지점에 서있을 수 있다는 맥락으로 제품을 홍보하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홍보는 영유아단계에서부터 과도한 교육 경쟁을 조장하며 입시와 학습에 몰입하는 환경으로 유도합니다. 부모에게 필요이상의 조바심을 조장하고 경쟁우위의 욕망을 자극시켜 결국 영유아의 권리보다 경쟁 환경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을 우선시하는 선택을 하도록 강요하고 있는 것입니다.
일년에 4번 체험학습 가요. 체험학습 보고서 양식이 있어요. 포트폴리오 이런 거 보지도 못한 애가 중학교 가서 수행평가 잘할까요, 한번이라도 해본 애가 잘할까요? 이거 대입준비에요. 초등학교 수행평가 왜 그렇게 많을까요? 대입준비에요. 이거 잘한 애가 자기소개서도 잘 쓰구요. ○○에서 관리해드려요. (수행평가 보고서 보여주며) 이렇게 많은 애들이 갔어요. ○○에 꼭 오셔야 하는 이유, 1년 중 50일을 이걸 해요. 토요수업을. 누에나방 번데기 과학실험보고서... 이거 방학숙제 탐구보고서 내려고 엄마가 사진찍어서 해준거야. 학교가서 참잘했어요 도장받아온 거에요. 학교수업과 지부장님이 연결해서 한거에요. 중학교떄까지 관리해주는게 ○○이에요. 여기 자소서로 고대 SKY보낸거에요. .... (○○ 학습지 상담사)
■ 개별 문제점 [영어교재] 300~600만원대로 고가의 상품을 주력으로 판매하여 교육양극화를 조장하고 있으며, 일시불 결제가 어려운 수준의 고비용 상품으로 할부 거래를 유도하여 장기간 해당 상품에 발이 묶이게 하고 있음.
영유아 사교육 업계에서 영어 업체의 상품들은 300~600만원선의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는데다, 거기에 가까운 센터까지 다니려면 추가로 월 회비를 부담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유교전 현장에서 영어 전집 업체의 부스는 단연 가장 붐비던 곳으로, 구경만 하려 해도 길게 줄을 서야 하는 백화점 명품관 못지 않게 일부 업체는 상담을 받기 위해 30분가량 긴 줄을 서야만 했습니다.
영어 전집 업체들은 대부분 단권 단위로 상품을 판매하지 않습니다. 수십 권의 도서와 워크북, 스마트교구 등 방대한 양을 한데 묶어 시리즈 혹은 패키지 단위로 패키지 상품을 판매합니다. 문제는 이렇게 단권들을 묶어 패키지로 팔 경우, 학부모 입장에서는 고가를 부담하면서도 각 상품별 값어치에 대해 합리적으로 따져보기 쉽지 않은 채, 책 고르는 고민을 덜어주니 ‘편리하다’든지 구성품이 많아 ‘풍성하다’는 인상만 받는 ‘패키지 상품의 함정’에 빠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사실 영어 전집 판매가를 제공되는 도서의 권수로 나누는 방식으로 단순 계산하여 각 도서의 단가를 따져보면, 대부분 여느 시중의 단행본보다 단가가 비싸게 산정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업체들이 비싼 가격에 대해 ‘대체재인 영어 유치원에 비하면 저렴하다, 영어책은 수입 원서라 로열티가 비싸다, 워크북·교구·스마트기기 등 부속품까지 주니 싼 거다’라고 설명할 뿐 각 도서마다의 권 단가를 투명하게 제시한 업체는 단 한 곳도 없었습니다. 게다가 이러한 전집 상품 구성에 책과 함께 나가는 부속품들은 대개 소모품이라 개봉 직후에는 구매 취소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업체들은 비싼 상품일수록 할인 폭 또는 할부 혜택을 더 많이 주는 마케팅으로 학부모들에게 최고가 상품의 구입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할부로 구입해야 하는 수준의 고가인 상품을 구입했을 때 장기간 매월 할부금이 나가는 상황에서 소비자의 구매 의사는 자유롭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값비싼 영어 전집을 구입해 집에 꽂아놨는데 아이가 잠깐 관심을 보이다가 지겨워하거나 잘 활용하지 못한다고 이 전집을 쉽게 포기하기란 학부모 입장에서도 쉽지 않습니다. 아까운 마음에 애초의 의도와는 달리 아이에게 책을 강요하게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영어 업체들의 이러한 ‘지나치게 비싼 상품가’와 ‘전집형 상품 구성’은 소비자 입장에서 상품에 대한 자유로운 선택을 어렵게 만들게 됩니다.
■ 사교육걱정은 업계의 상품 홍보 등을 점검하여 사교육업체들이 교육 업체로서의 책무를 다할 것을 촉구함과 동시에 소비자들의 올바른 선택을 도울 것임. 또한 영유아가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고 건강하게 발달하도록, 놀 권리 및 발달권 등을 보장하는 ‘영유아인권법’ 제정을 위해 힘쓸 예정.
유엔아동권리위원회는 “당사국 교육제도 내에 여전히 광범위하게 퍼져있는 극심한 경쟁에 대해 우려한다. 위원회는 또한 교과과정 외의 추가적인 사교육이 일반적이며, 이는 무엇보다도 학생들을 심각하고 불균형한 스트레스에 노출시키고 그들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결과를 야기한다는 점을 염려한다.”다며 한국 사회에서 광범위하게 펴져있는 극심한 경쟁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하였습니다. 유아교육전을 통하여 영유아 대상의 학습지 시장을 살펴본 결과 유엔아동권리위원회의 우려를 다시금 현실로 확인하였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상품 외에도 유아교육전에는 각종 도서전집, 교재교구 등의 다양한 영유아 사교육 상품들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많은 영유아 사교육 업체는 영유아를 둔 부모들에게 ‘지금이 골든타임이다’, ‘일찍 시작할수록 좋다’는 등의 담론으로 불안감과 죄책감을 자극하며, 효과적인 영유아 발달을 위해 해당 상품이 꼭 필요한 것처럼 주장합니다. 이들 업체에서 주장하는 영유아기의 중요성은 과장되어 있으며, 이들이 차용한 뇌과학 담론이나 놀이의 강조 등은 잘못 적용된 경우가 많습니다. 유교전을 찾는 학부모들은 단순히 상품을 구매하러 온 것만이 아니라, 아이를 키우면서 필요한 올바른 육아 정보를 쉽게 알아보고 싶어 합니다. 때문에 혼잡한 박람회 현장에서 오래도록 기다려야 하는 상담 줄도 마다하지 않는 것입니다. 이런 소비자들에게 위에 기술한 나쁜 마케팅으로 판매 이익만을 챙기려 하는 것은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이자 교육 업체로서 해서는 안 될 영업 행위입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이러한 영업행위들이 사교육 업계 전반에 만연해있지는 않은지 지속적 점검을 해나갈 것입니다. 이후 나쁜 영업행위 사례들이 발견될 시 소비자들에게 널리 알림으로써 사교육 현장의 소비자들이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울 것입니다. 또한 영유아가 사교육 상품에 의존하지 않고 건강한 발달을 이룰 수 있도록, 아동의 4대 권리인 발달권, 건강권, 휴식권, 교육권을 보장하는 ‘영유아인권법’ 제정을 위해 힘쓰며, 학부모들에게 올바른 유아교육 담론을 유통하기 위한 활동을 지속할 것입니다.
2019. 5. 16. (사)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 송인수, 윤지희)
※ 문의 :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대안연구소 선임연구원 양신영( 02-797-4044/내선번호 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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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히 유아교육전에 출품된 상품 중, ‘학습지’상품과 유아교육전에서 가장 규모가 큰 메인 부스를 차지하고 있는 ‘영어 교재 및 교구 업체’를 중심으로 문제점을 검토함.
▲ 공통 문제점 1. 감각적 놀이와 통합적 활동을 통해 자연스런 배움이 일어난다는 영유아의 발달 특성이 반영되지 않은 채, 발달 수준을 뛰어넘는 최소 1.5년 이상의 선행학습상품을 판매함.
▲ 공통 문제점 2. 잘못된 뇌과학 정보를 근거로 신화에 가까운 ‘결정적 시기 가설’을 인용함으로써 양육자의 심리적 불안감 조성, 과도한 사교육 경쟁을 조장하고 있음.
▲ 공통 문제점 3. 국제 기준은 아동의 건강을 위하여 만2세 미만의 시기에는 가급적 스마트 미디어에 노출시키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으나 업체들은 스마트펜, 태블릿PC,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과도한 영상 노출을 자극하는 프로그램을 제공함.
▲ 공통 문제점 4. ‘놀이’를 표방하는 프로그램이 많았으나, 무계획성·무목적성·무강제성이라는 놀이의 조건에 비추어볼 때 해당 프로그램을 놀이로 보기 어려움. 이는 진정한 아동의 놀권리 실현을 저해하는 요소임.
▲ 개별 문제점 [학습지] △유아의 발달단계와 맞지 않는 학습지 상품을 제공하고, △공교육에 대한 불신을 부추기며, △유아단계에서부터 입시경쟁을 조장하는 홍보가 다수 발견됨.
▲ 개별 문제점 [영어교재] 300~600만원대로 고가의 상품을 주력으로 판매하여 교육양극화를 심화시켰으며, 일시불 결제가 어려운 수준의 고비용 상품으로 할부 거래를 유도하여 장기간 해당 상품에 발이 묶이게 하고 있음.
▲ 사교육걱정은 추후 업계의 나쁜 마케팅과 상품 홍보 등을 지속 점검하여 사교육 업체들이 교육 업체로서의 책무를 다해 ‘착한 마케팅’으로 시정할 것을 촉구함과 동시에 사교육 소비자들이 올바른 선택을 도울 것임.
▲ 사교육걱정은 영유아가 사교육 상품에 의존하지 않고 건강한 발달을 이룰 수 있도록, 영유아의 놀 권리 및 발달권 등을 보장하는 ‘영유아인권법’ 제정을 위해 계속적으로 힘쓸 예정.
“한 언어로 대화를 하려면 400개의 회화체를 알아야 하는데, 우리 꺼에는 회화체 4,400개가 들어있어서, 초등학교 교과서에 나오는 게 다 들어있어요.” (AI English-Time_상담사)
한솔 신기한나라 시리즈, 재능 스스로 시리즈, 교원 빨간펜 시리즈, 웅진씽크빅, 대교 눈높이 시리즈, 구몬, 장원, 리틀 천재 돌잡이 시리즈 등 주요 모든 학습지에서 스마트 기기를 학습에 적용하고 있었습니다.
‘하루종일 신나는 영어놀이터’ ‘즐거움을 가득담은 놀이 기반의 영어 컨텐츠로 (...)’ (베이비리그_팜플렛)
‘신나게 노래하고 춤추고 뛰고 말하는 우리 아이 ’‘일상생활 속 상황들을 통해 (...) 신나게 배울 수 있습니다’ ‘스토리로,노래로,놀잇감으로,워크북으로...’ (윤선생스마트랜드_팜플렛)
영어 전집 업체들은 대부분 단권 단위로 상품을 판매하지 않습니다. 수십 권의 도서와 워크북, 스마트교구 등 방대한 양을 한데 묶어 시리즈 혹은 패키지 단위로 패키지 상품을 판매합니다. 문제는 이렇게 단권들을 묶어 패키지로 팔 경우, 학부모 입장에서는 고가를 부담하면서도 각 상품별 값어치에 대해 합리적으로 따져보기 쉽지 않은 채, 책 고르는 고민을 덜어주니 ‘편리하다’든지 구성품이 많아 ‘풍성하다’는 인상만 받는 ‘패키지 상품의 함정’에 빠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사실 영어 전집 판매가를 제공되는 도서의 권수로 나누는 방식으로 단순 계산하여 각 도서의 단가를 따져보면, 대부분 여느 시중의 단행본보다 단가가 비싸게 산정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업체들이 비싼 가격에 대해 ‘대체재인 영어 유치원에 비하면 저렴하다, 영어책은 수입 원서라 로열티가 비싸다, 워크북·교구·스마트기기 등 부속품까지 주니 싼 거다’라고 설명할 뿐 각 도서마다의 권 단가를 투명하게 제시한 업체는 단 한 곳도 없었습니다. 게다가 이러한 전집 상품 구성에 책과 함께 나가는 부속품들은 대개 소모품이라 개봉 직후에는 구매 취소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상품 외에도 유아교육전에는 각종 도서전집, 교재교구 등의 다양한 영유아 사교육 상품들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많은 영유아 사교육 업체는 영유아를 둔 부모들에게 ‘지금이 골든타임이다’, ‘일찍 시작할수록 좋다’는 등의 담론으로 불안감과 죄책감을 자극하며, 효과적인 영유아 발달을 위해 해당 상품이 꼭 필요한 것처럼 주장합니다. 이들 업체에서 주장하는 영유아기의 중요성은 과장되어 있으며, 이들이 차용한 뇌과학 담론이나 놀이의 강조 등은 잘못 적용된 경우가 많습니다. 유교전을 찾는 학부모들은 단순히 상품을 구매하러 온 것만이 아니라, 아이를 키우면서 필요한 올바른 육아 정보를 쉽게 알아보고 싶어 합니다. 때문에 혼잡한 박람회 현장에서 오래도록 기다려야 하는 상담 줄도 마다하지 않는 것입니다. 이런 소비자들에게 위에 기술한 나쁜 마케팅으로 판매 이익만을 챙기려 하는 것은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이자 교육 업체로서 해서는 안 될 영업 행위입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이러한 영업행위들이 사교육 업계 전반에 만연해있지는 않은지 지속적 점검을 해나갈 것입니다. 이후 나쁜 영업행위 사례들이 발견될 시 소비자들에게 널리 알림으로써 사교육 현장의 소비자들이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울 것입니다. 또한 영유아가 사교육 상품에 의존하지 않고 건강한 발달을 이룰 수 있도록, 아동의 4대 권리인 발달권, 건강권, 휴식권, 교육권을 보장하는 ‘영유아인권법’ 제정을 위해 힘쓰며, 학부모들에게 올바른 유아교육 담론을 유통하기 위한 활동을 지속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