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통과목에서 3개의 문항(15번, 20번, 22번)이 고교 교육과정의 수준과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판정됨.
9월 모의평가 수학 영역 공통과목에서 교육과정을 벗어난 것으로 판정되는 문항은 15번, 20번, 22번 문항으로 총 3개의 문항입니다. 첫 번째로 15번 문항은 객관식 문항으로 선택지별 응답 비율이 평균 20%가 되는 고난도 킬러 문항에 해당합니다. 이는 수험생이 이 문항을 스스로 풀지 않고 임의로 선택하여 풀었다는 것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15번 문항은 수열의 귀납적 정의 및 수열의 귀납법을 이용해 첫 항을 구하는 문제입니다. 교육과정의 ‘교수‧학습 방법 및 유의 사항’에는 ①‘수학적 귀납법에 의한 증명은 원리를 이해할 수 있는 정도로 간단하게 다룬다.’ ②‘수학적 귀납법은 자연수 n에 대한 증명 방법으로서 그 유용성과 가치를 인식하게 한다. 라고 명시되어 있지만, 수열의 첫 항을 구하는 과정에서 무려 81가지의 경우의 수를 생각해야 하므로 그 풀이 과정이 지나치게 복잡합니다. 81가지의 경우의 수를 생각하지 않고 ‘함수의 그래프’를 이용해서 푼다면 더 빠르고 쉽게 풀 수 있지만, 수열을 함수로 바꾸어 푸는 방법은 고교 교육과정에서 다루는 내용이 아니며 대학과정의 이산수학에서 다루는 내용에 해당합니다.
15번과 같은 형태의 문제는 고등학교 <수학 Ⅰ> 교과서에서도 볼 수 없는 문제 형태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이러한 킬러 문항을 빠르고 정확하게 풀기 위해서는 사교육에 의존하거나 기출문제를 반복해서 풀면서 문제 풀이 스킬을 습득하는 길밖에 없어 정상적인 학교 수업만으로는 대비할 수 없습니다.
20번 문항에 주어진 절댓값 기호 안에 있는 함수 f(x)+x는 삼차함수에 해당합니다. 하지만 교육과정의 성취기준에는 ‘절댓값을 포함한 일차부등식을 풀 수 있다’라고 제시되어있고 고등학교 <수학> 교과서에서도 절댓값 기호 안에 이차식 이상의 식이 들어가 있는 표현은 없습니다. 그리고 풀이 과정 중 함수 g(x)의 그래프를 그리는 과정에서 f(x)<-x가 x<0으로 바뀌는 과정이 있는데 이 과정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현 교육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부등식 영역’에 관련된 개념을 알고 있어야 합니다. 따라서 20번 문항은 교육과정의 수준과 범위를 벗어난 문항으로 판정됩니다.
22번 문항은 9월 모의평가 모든 출제 문항 중에서 오답률이 가장 높은 문항으로 무려 오답률이 97%에 달합니다. 정답률이 단 3%밖에 되지 않는 고난도 킬러 문항에 해당합니다. 또한 22번 문항은 함수의 미분가능성과 연속성에 관련된 문제인데, 교육과정의 평가 방법 및 유의 사항에서는 ①‘미분가능성과 연속성의 관계에 대한 지나치게 복잡한 문제는 다루지 않는다. ②‘도함수를 활용하여 함수의 그래프의 개형을 그리거나 최댓값과 최솟값을 구하는 능력을 평가할 때, 지나치게 복잡한 함수를 포함하는 문제를 다루지 않는다.’라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22번 문항에 주어진 함수 g(x)에는 극한과 절댓값이 함께 포함되어 있어 함수 g(x)의 형태는 지나치게 복잡한 형태입니다. 그리고 풀이하는 과정 중에 삼차함수 그래프가 그려질 수 있는 6가지 경우의 모든 그래프 개형을 생각해야 하므로 그 풀이 과정 또한 지나치게 복잡합니다. 따라서 22번 문항은 교육과정의 수준과 범위를 벗어난 문항으로 판정됩니다.
■ 수학 영역 선택과목 중 미적분 문항에서 1개 문항(30번)이 고교 교육과정의 수준과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판정됨.
9월 모의평가에서 수학 영역 선택과목의 문항을 분석한 결과, 기하와 확률과 통계 교과의 문항에서는 교육과정의 수준과 범위를 벗어난 문항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미적분 교과에서 교육과정을 벗어난 것으로 판정된 문항은 미적분 30번 문항으로 총 8개의 미적분 출제 문항 중 1개(12.5%)에 해당하였습니다.
미적분 30번 문항은 삼각함수의 극한과 관련된 문제입니다. 교육과정의 교수·학습 방법 및 유의 사항에서 ‘삼각함수의 극한은 삼각함수 sin x, cos x의 도함수를 구하는데 필요한 정도로 간단히 다룬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30번 문항에 주어진 조건 (가)에 있는 식은 복잡한 형태일 뿐 아니라 조건(가)를 이용해 문제를 푸는 과정에서도 교육과정에서 제시하고 있는 수준을 벗어나 필요 이상의 수준이 요구됩니다. 또한 30번 문항을 풀기 위해서는 삼각함수의 극한, 삼각함수의 도함수, 미분계수, 치환적분법, 합성함수의 미분법, 삼각함수의 그래프, 연속함수의 성질 등과 관련된 내용을 정확히 알아야 하고 한 문제에 7개의 지나치게 많은 성취기준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미적분 30번 문항처럼 한 문제에 과다한 성취기준을 적용해 문제를 출제하는 것은 학생의 성취를 모호하게 만들 뿐만 아니라, 학생의 학습동기 저하에 결정적인 원인이 됩니다.
이번 9월 모의평가는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되는 수능 모의평가입니다. 2022학년도 수능시험 제도 개편안에 따라 ‘공통과목과 선택과목’ 구조로 시행된 6월 모의평가에 이어 두 번째로 실시된 모의평가입니다. 특히 6월 모의평가와 다르게 9월 모의평가 출제범위가 전교과 영역으로 확대되어 올해 말 시행될 예정인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과 시험 범위가 동일합니다.
따라서 수험생들에게는 9월 모의평가는 실제 수능의 판도를 점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시험이었습니다. 2022학년도 수능을 코앞에 두고 있는 시점에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최하는 9월 모의평가에서도 교육과정을 위반한 문제가 출제되었다는 것은 선행교육규제법에 수능을 포함하는 개정이 절실하다는 것을 방증합니다.
선행교육규제법에 수능을 포함하는 개정이 필요한 이유가 한 가지 더 있습니다. 수능의 교육과정 위반에 대한 법원의 판결이 달라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2019년부터 2020년까지 2년에 걸쳐 킬러문항으로 발생한 학생 학부모의 피해를 회복하기 위해 법원에 국가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해 싸워왔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수능은 선행교육규제법 적용대상이 아니고 현행 수능 출제 관련 규정만 준수했다면 재량 일탈 남용으로 볼 수 없다며, 교육과정 위반 여부는 제대로 판단하지 않은 채 학생 학부모의 피해를 외면했습니다. 이번 개정을 통해 수능의 교육과정 위반 여부에 대한 세밀한 기준이 법률을 근거로 만들어 질 것으로 기대하며, 이에 따라 수능 교육과정 위반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었을 경우 법원의 판결 역시 달라질 거라 예상합니다.
오늘 발의된 선행교육규제법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킬러문항’, ‘역대급 불수능’, ‘용광로 수능’으로 인하여 공교육과 학교를 신뢰한 대한민국 학생・학부모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는 일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최소한의 시스템이 만들어지게 될 것입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수능에서 교육과정을 벗어난 킬러문항 출제를 금지할 수 있도록 선행교육규제법에 수능을 포함시키는 데 동의하는 시민 2,400여명의 서명을 받았습니다. 이러한 시민들의 염원을 담아 강민정 국회의원과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선행교육규제법 개정안이 반드시 통과되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입니다. 이에 국회에서는 초당적인 협력을 요청 드립니다. 또한 이 문제가 시급히 개선되기를 촉구하는 시민들의 서명을 진행하고, 그 뜻을 국회와 정부는 물론이고 사회적으로 선포할 것입니다. 대선 구도로 치닫는 하반기 일정에도 불구하고, 정치가 이를 외면하지 않도록 깨어 있는 시민들의 단결된 힘을 거듭 당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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