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육부의 ‘2022년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에 관한 논평 보도자료(2017.11.30.)
2022년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 환영, 단 내신 절대평가, 서열화된 고교체제 해소 선결되어야...
▲ 11월 27일, 교육부는 2022년부터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을 예고하고 연구학교 지정 등을 통한 단계적 추진 계획을 발표함. ▲ 고교학점제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표적인 교육공약으로 학생이 진로와 적성에 따라 필요한 수업을 스스로 선택하여 이수하고 이수한 학점이 기준을 넘으면 졸업이 가능한 고교 교육과정 제도임. ▲ 현행 교육과정은 입시 중심의 획일적인 교육, 학생의 진로와 적성에 대한 고려 없이 일방적으로 입시에 필요하고 유리한 과목들 위주의 교육과정으로 수포자와 잠자는 아이들을 양산하고 있어 변화가 필요함. ▲ 고교학점제는 학생들에게 진로와 적성에 따른 고교 과목 선택권을 부여해 고교과정에서 미래를 준비하게 하고, 교사에게 책임교육을 요구하면서 공교육 회복과 고교 교육과정을 정상화하는데 기여할 수 있음. ▲ 고교학점제의 두 가지 선결조건은 ∆고교내신 절대평가와 ∆서열화 된 고교체제의 해소임. 이렇게 함으로 변별의 패러다임을 벗어나 성취기준에 따라 배울 것을 제대로 배웠는지 파악할 수 있는 평가의 변화가 필요함. ▲ 고교학점제는 교사별 평가, 과정중심평가, 논·서술형 평가 등으로 전환한 수 있는 교육여건을 만들 수 있게 함. ▲ 고교학점제 도입과 관련한 핵심 흐름은 서열화 된 고교체제 해소 → 고교내신 절대평가 도입→ 고교학점제 도입→교사별 평가, 과정중심 평가, 논·서술형 평가 전환임. 2022년까지 단계적으로 선결 과제 해결을 통해 완성된 형태의 고교학점제 시행이 이루어져야 함.
11월 27일 교육부는 2022년부터 고교학점제를 전면 도입하고 내년부터 3년간 연구학교를 시범적으로 운영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고교학점제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표 교육공약입니다.
고교학점제는 현재와 같이 주어진 시간표대로 수업 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진로와 적성, 학습능력에 따라 필요한 수업을 스스로 선택하여 이수하고, 이수한 학점이 기준을 넘으면 졸업이 가능한 제도입니다. 단순히 교육과정에 있어 학생선택권을 확대하는 것을 넘어서, 고교 평가의 혁신, 대입전형 개선 등 학교교육의 전반에 걸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핵심 정책으로 평가됩니다.
■ 고교학점제는 학생들에게 진로와 적성에 따른 고교 과목 선택권을 부여해 고교과정에서 미래를 준비하게 하고, 교사에게 책임교육을 요구하면서 공교육 회복과 고교 교육과정을 정상화하는데 기여할 수 있음.
고교학점제 도입의 가장 큰 이유는 고교 교육과정의 정상화입니다. 현행 교육과정도 이미 학생 선택 교육과정을 표방하고 있어서 실제 필수이수인 86단위를 제외한 나머지 94단위를 선택할 수 있는 구조이지만, 대입에서 좋은 결과를 내는 것에만 우리 교육과정이 맞춰져 있다 보니 학생의 자유로운 과목 선택권이 실제 행사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교육과정에 있어 학생의 선택권이 심각하게 제약받는 것은 정상적이지 않습니다. 고교 교육과정이 단지 대입을 위해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진로와 적성, 학습능력에 따라 자신에게 필요한 과목을 선택해서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고교학점제가 필요한 이유일 것입니다.
교실 안에서 특정과목을 포기하는 학생들이 양산되어지고 수포자, 잠자는 아이들과 같은 문제가 심각함에도 불구하고 대입위주의 교육과정은 이런 학생들을 어쩔 수 없이 포기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수학을 포기한 학생 일명 수포자도 고2와 고3까지 수학의 전 과목을 모두 들어야 하는 상황입니다. 심지어 수능에서 수학을 선택하지 않은 학생조차 수학 수업을 받아야 합니다. 1등급에 해당하는 학생을 많이 배출하기 위해 소위 ‘성적을 깔아주기’ 위해 수업을 듣는 것입니다. 지금과 같은 고교내신 상대평가 체제에서는 수업 참여 인원이 많을수록 4%인 1등급에 해당하는 인원수가 늘어나기 때문에 수포자도 수학 선택을 강요당하고 자신의 과목 선택 권리를 빼앗기고 있습니다. 대다수의 학생이 억지로 수업은 듣지만 내용은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인데도, 교사들도 수업을 포기한 학생들에게 관심을 두지 않게 하는 심각한 수업 소외 현상을 만들고 있습니다. 공교육의 붕괴의 원인이 여기에 있습니다. 공교육의 정상화는 가능한 한 교육과정에서 배제되는 학생들이 없도록 하는 데서 출발해야 합니다. 고교학점제는 적어도 그러한 교육으로 한 걸음 다가갈 수 있게 할 것입니다. 자신이 선택한 과목을 공부할 수 있는 학생들의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참여로 수업과 배움이 개선될 것이고, 획일적인 입시 위주의 교육과정을 학생의 다양한 과목 선택으로 다양화할 수 있는 기반이 될 수도 있습니다.
초·중·고 할 것 없이 우리나라는 학생이 학교를 다니면서 어느 정도의 학업 성취도를 보이는지와 상관없이 과목을 이수한 것으로 인정받고 자동 졸업하게 되는 무책임한 교육입니다. 교과의 기초 능력을 갖추지 못해도, 잠을 자든, 이해를 하지 못하든 상관없이 수업 시간에 앉아 있는 것만으로 자동 이수되고 졸업이 가능한 현재의 체제는 분명 변화가 필요합니다. 고교학점제는 학생이 스스로 선택한 과목에 대해 학업성취도를 달성한 것을 요구하면서, 이에 대해 교사에게는 학생이 성취에 이를 수 있도록 책임교육을 요구한다는 의미에서 다양한 관심과 진로를 가진 모든 학생들을 위해 공교육을 회복하는 촉진제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 고교학점제의 두 가지 선결조건은 ∆고교내신 절대평가와 ∆서열화 된 고교체제의 해소임. 이렇게 함으로 변별의 패러다임을 벗어나 성취기준에 따라 배울 것을 제대로 배웠는지 파악할 수 있는 평가의 변화가 필요함.
그러나 2022년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에 앞서 중요한 선결과제들이 있습니다. 고교학점제에 있어 고교내신 절대평가 시행은 매우 중요한 선결조건입니다. 고교내신 절대평가는 교사의 자의적인 평가가 아닙니다. 성취기준과 성취수준에 따라 학생의 학업성취를 평가하는 교육과정에 따른 바람직한 평가입니다. 평가의 목적을 변별에만 두려는 관행을 버리고, 교육과정에 따라 학생이 배울 것을 제대로 배웠는지, 성취도는 어느 정도인지를 파악할 수 있다는 것에 절대평가의 의미가 있습니다.
현행 내신 상대평가 구조는 낮은 등급을 받아 줄 학생이 상당히 필요한 구조입니다. 따라서 고교학점제를 통해 소수의 학생이 원하는 수업이 개설되기 위해서는 일정 퍼센트를 기준으로 하는 현재의 상대평가 방식은 절대평가 방식으로 전환이 필요합니다. 절대평가 도입이 없는 고교학점제는 상대평가 인원수 문제로 학생이 원한다하더라도 소수 과목 개설이 어려워지게 되고 학생의 선택이 충분히 보장되지 않을뿐더러 학생 선택이 왜곡되어 제대로 된 운영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현재 교육과정과 크게 달라질 것이 없습니다.
고교내신 절대평가 시행이 내신에서 불리한 특목고·자사고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에 대한 염려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서열화 된 고교체제는 고교내신 절대평가가 교육적으로 반드시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절대평가 도입을 막아 온 중요한 원인이었습니다. 정부는 최근 고교체제 개선을 위한 로드맵을 발표하고 고입전형시기 일원화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단순 선발시기의 일원화 뿐 아니라 선발방법의 변화를 포함한 서열화 된 고교체제의 개선이 시급합니다.
■ 고교학점제는 교사별 평가, 과정중심평가, 논·서술형 평가 등으로 전환한 수 있는 교육여건을 만들 수 있게 함.
고교학점제는 또 다른 평가 개선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 고교내신 절대평가가 고교학점제의 선제조건이라면, 교사별 평가는 고교학점제가 도입되면 필연적으로 시행될 수밖에 없습니다. 현행은 가르치는 교사가 다르더라도 같은 과목이라면 일제히 한 학년이 같은 시험을 치르는 학년별 평가이기 때문에, 교사가 자신이 가르치는 내용을 평가할 수 없고 평가의 질이 떨어지게 됩니다. 그러나 고교학점제가 시행되면 이러한 학년별 평가 시행이 어렵습니다. 교사는 다양한 수업을 개설하고 학생은 자신의 진로와 적성에 따라 각기 다른 과목을 선택하게 되면, 소수의 수강 과목이 많아지고 교사별로 가르치는 방식도 다양할 것이기 때문에 교사가 자신이 가르치는 과목에 대해 평가권을 가질 수밖에 없게 됩니다. 고교학점제 도입은 자연스럽게 교사별 평가를 유도할 것입니다.
고교학점제가 시행되면 교사별 평가 뿐 아니라 과정중심평가와 논·서술형 평가 전환의 조건도 갖추어질 수 있게 됩니다. 교사별 평가가 바로 과정중심평가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중간고사·기말고사로 대표되는 결과중심평가가 아니라 학생의 학습을 통한 변화 과정을 평가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는 것입니다. 또한 현재와 같은 정답찾기 식의 객관식 선다형 평가가 아니라 논·서술형 평가를 통해 평가혁신을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객관식 평가의 장점도 물론 있지만 우리 평가가 지나치게 변별을 위한 객관식 선다형 평가를 강조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다양한 수업 개설은 교사별 평가로의 전환이 요구될 것이고, 과정중심평가, 논·서술형 평가 등으로 전환할 수 있는 기본 조건을 갖춰가게 될 것입니다.
■ 고교학점제 도입과 관련한 핵심 흐름은 서열화 된 고교체제 해소 → 고교내신 절대평가 도입→ 고교학점제 도입→교사별 평가, 과정중심 평가, 논·서술형 평가 전환임. 2022년까지 단계적으로 선결 과제 해결을 통해 완성된 형태의 고교학점제 시행이 이루어져야 함.
고교 교육의 다양성은 중요한 가치입니다. 현재는 특목고·자사고 등으로 학교 유형을 구분하여 고교를 서열화하는 방법으로 다양성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다양성의 가치는 일반고를 포함한 모든 각 단위학교 내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고교학점제를 통해 고등학교 교육의 다양성이 모든 학교 안에서 핵심 가치로 자리 잡아야 할 것입니다.. 학생 개개인에게 맞춤별 교육과정이 제공되어 소수의 학생이 아니라 모든 학생이 자아실현에 도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고교학점제의 핵심입니다.
고교학점제 도입과 관련한 핵심 흐름은 서열화 된 고교체제 해소 → 고교내신 절대평가 도입→ 고교학점제 도입→교사별 평가, 과정중심 평가, 논·서술형 평가 전환입니다. 어쩌면 고교학점제보다 더 어려운 정책 과제들이 앞서 있는 상황입니다. 물론 교실 수급의 문제와 선택을 받지 못한 교사의 신분상 안정성의 문제, 그리고 과목 재이수 도입과 학년 유급의 문제도 해결되어야 하는 지점입니다. 다양한 과목 개설과 다양한 수업을 맡을 수 있는 교사를 연결할 시스템이 필요하고 이는 교원양성체제의 전반적 개선과도 연결되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를 핑계로 기약 없이 마냥 뒤로 미룰 일은 아닙니다. 2022년까지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을 예고한 이상 주어진 시간동안 단계적으로 서열화 된 고교체제 해소와 절대평가 도입이 선결될 수 있다면, 고교학점제를 통해 획일화된 입시 중심의 교육과정을 탈피한 학생 중심의 교육과정이라는 학교교육의 변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이에 대한 학생·학부모·교사·학교에 정책의 목표와 취지를 잘 공유해나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교육과정 운영에서 소외되고 배제되는 학생이 없는 ‘학생 중심의 교육과정’이라는 정책의 효과가 드러날 수 있도록 전면도입에 앞서 정교하게 설계하고 필요한 제반 여건들을 마련하는 구체적인 그림을 보여야 합니다.
고교학점제 도입을 통해 고교평가가 혁신되면 대입전형의 변화를 가져올 것입니다. 고교학점제는 도입을 위한 선결조건들이 더욱 중요합니다. 시행시점인 2022년 이전 고교학점제 시행을 위해서 그 이전에 단계적으로 선결조건들이 해결되고 2022년 완성된 형태로 도입되어야 합니다.
2017. 11. 30.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 송인수, 윤지희) |
2022년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 환영, 단 내신 절대평가, 서열화된 고교체제 해소 선결되어야...
▲ 고교학점제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표적인 교육공약으로 학생이 진로와 적성에 따라 필요한 수업을 스스로 선택하여 이수하고 이수한 학점이 기준을 넘으면 졸업이 가능한 고교 교육과정 제도임.
▲ 현행 교육과정은 입시 중심의 획일적인 교육, 학생의 진로와 적성에 대한 고려 없이 일방적으로 입시에 필요하고 유리한 과목들 위주의 교육과정으로 수포자와 잠자는 아이들을 양산하고 있어 변화가 필요함.
▲ 고교학점제는 학생들에게 진로와 적성에 따른 고교 과목 선택권을 부여해 고교과정에서 미래를 준비하게 하고, 교사에게 책임교육을 요구하면서 공교육 회복과 고교 교육과정을 정상화하는데 기여할 수 있음.
▲ 고교학점제의 두 가지 선결조건은 ∆고교내신 절대평가와 ∆서열화 된 고교체제의 해소임. 이렇게 함으로 변별의 패러다임을 벗어나 성취기준에 따라 배울 것을 제대로 배웠는지 파악할 수 있는 평가의 변화가 필요함.
▲ 고교학점제는 교사별 평가, 과정중심평가, 논·서술형 평가 등으로 전환한 수 있는 교육여건을 만들 수 있게 함.
▲ 고교학점제 도입과 관련한 핵심 흐름은 서열화 된 고교체제 해소 → 고교내신 절대평가 도입→ 고교학점제 도입→교사별 평가, 과정중심 평가, 논·서술형 평가 전환임. 2022년까지 단계적으로 선결 과제 해결을 통해 완성된 형태의 고교학점제 시행이 이루어져야 함.
11월 27일 교육부는 2022년부터 고교학점제를 전면 도입하고 내년부터 3년간 연구학교를 시범적으로 운영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고교학점제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표 교육공약입니다.
고교학점제는 현재와 같이 주어진 시간표대로 수업 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진로와 적성, 학습능력에 따라 필요한 수업을 스스로 선택하여 이수하고, 이수한 학점이 기준을 넘으면 졸업이 가능한 제도입니다. 단순히 교육과정에 있어 학생선택권을 확대하는 것을 넘어서, 고교 평가의 혁신, 대입전형 개선 등 학교교육의 전반에 걸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핵심 정책으로 평가됩니다.
고교학점제 도입의 가장 큰 이유는 고교 교육과정의 정상화입니다. 현행 교육과정도 이미 학생 선택 교육과정을 표방하고 있어서 실제 필수이수인 86단위를 제외한 나머지 94단위를 선택할 수 있는 구조이지만, 대입에서 좋은 결과를 내는 것에만 우리 교육과정이 맞춰져 있다 보니 학생의 자유로운 과목 선택권이 실제 행사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교육과정에 있어 학생의 선택권이 심각하게 제약받는 것은 정상적이지 않습니다. 고교 교육과정이 단지 대입을 위해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진로와 적성, 학습능력에 따라 자신에게 필요한 과목을 선택해서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고교학점제가 필요한 이유일 것입니다.
교실 안에서 특정과목을 포기하는 학생들이 양산되어지고 수포자, 잠자는 아이들과 같은 문제가 심각함에도 불구하고 대입위주의 교육과정은 이런 학생들을 어쩔 수 없이 포기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수학을 포기한 학생 일명 수포자도 고2와 고3까지 수학의 전 과목을 모두 들어야 하는 상황입니다. 심지어 수능에서 수학을 선택하지 않은 학생조차 수학 수업을 받아야 합니다. 1등급에 해당하는 학생을 많이 배출하기 위해 소위 ‘성적을 깔아주기’ 위해 수업을 듣는 것입니다. 지금과 같은 고교내신 상대평가 체제에서는 수업 참여 인원이 많을수록 4%인 1등급에 해당하는 인원수가 늘어나기 때문에 수포자도 수학 선택을 강요당하고 자신의 과목 선택 권리를 빼앗기고 있습니다. 대다수의 학생이 억지로 수업은 듣지만 내용은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인데도, 교사들도 수업을 포기한 학생들에게 관심을 두지 않게 하는 심각한 수업 소외 현상을 만들고 있습니다. 공교육의 붕괴의 원인이 여기에 있습니다. 공교육의 정상화는 가능한 한 교육과정에서 배제되는 학생들이 없도록 하는 데서 출발해야 합니다. 고교학점제는 적어도 그러한 교육으로 한 걸음 다가갈 수 있게 할 것입니다. 자신이 선택한 과목을 공부할 수 있는 학생들의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참여로 수업과 배움이 개선될 것이고, 획일적인 입시 위주의 교육과정을 학생의 다양한 과목 선택으로 다양화할 수 있는 기반이 될 수도 있습니다.
초·중·고 할 것 없이 우리나라는 학생이 학교를 다니면서 어느 정도의 학업 성취도를 보이는지와 상관없이 과목을 이수한 것으로 인정받고 자동 졸업하게 되는 무책임한 교육입니다. 교과의 기초 능력을 갖추지 못해도, 잠을 자든, 이해를 하지 못하든 상관없이 수업 시간에 앉아 있는 것만으로 자동 이수되고 졸업이 가능한 현재의 체제는 분명 변화가 필요합니다. 고교학점제는 학생이 스스로 선택한 과목에 대해 학업성취도를 달성한 것을 요구하면서, 이에 대해 교사에게는 학생이 성취에 이를 수 있도록 책임교육을 요구한다는 의미에서 다양한 관심과 진로를 가진 모든 학생들을 위해 공교육을 회복하는 촉진제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2022년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에 앞서 중요한 선결과제들이 있습니다. 고교학점제에 있어 고교내신 절대평가 시행은 매우 중요한 선결조건입니다. 고교내신 절대평가는 교사의 자의적인 평가가 아닙니다. 성취기준과 성취수준에 따라 학생의 학업성취를 평가하는 교육과정에 따른 바람직한 평가입니다. 평가의 목적을 변별에만 두려는 관행을 버리고, 교육과정에 따라 학생이 배울 것을 제대로 배웠는지, 성취도는 어느 정도인지를 파악할 수 있다는 것에 절대평가의 의미가 있습니다.
현행 내신 상대평가 구조는 낮은 등급을 받아 줄 학생이 상당히 필요한 구조입니다. 따라서 고교학점제를 통해 소수의 학생이 원하는 수업이 개설되기 위해서는 일정 퍼센트를 기준으로 하는 현재의 상대평가 방식은 절대평가 방식으로 전환이 필요합니다. 절대평가 도입이 없는 고교학점제는 상대평가 인원수 문제로 학생이 원한다하더라도 소수 과목 개설이 어려워지게 되고 학생의 선택이 충분히 보장되지 않을뿐더러 학생 선택이 왜곡되어 제대로 된 운영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현재 교육과정과 크게 달라질 것이 없습니다.
고교내신 절대평가 시행이 내신에서 불리한 특목고·자사고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에 대한 염려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서열화 된 고교체제는 고교내신 절대평가가 교육적으로 반드시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절대평가 도입을 막아 온 중요한 원인이었습니다. 정부는 최근 고교체제 개선을 위한 로드맵을 발표하고 고입전형시기 일원화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단순 선발시기의 일원화 뿐 아니라 선발방법의 변화를 포함한 서열화 된 고교체제의 개선이 시급합니다.
고교학점제는 또 다른 평가 개선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 고교내신 절대평가가 고교학점제의 선제조건이라면, 교사별 평가는 고교학점제가 도입되면 필연적으로 시행될 수밖에 없습니다. 현행은 가르치는 교사가 다르더라도 같은 과목이라면 일제히 한 학년이 같은 시험을 치르는 학년별 평가이기 때문에, 교사가 자신이 가르치는 내용을 평가할 수 없고 평가의 질이 떨어지게 됩니다. 그러나 고교학점제가 시행되면 이러한 학년별 평가 시행이 어렵습니다. 교사는 다양한 수업을 개설하고 학생은 자신의 진로와 적성에 따라 각기 다른 과목을 선택하게 되면, 소수의 수강 과목이 많아지고 교사별로 가르치는 방식도 다양할 것이기 때문에 교사가 자신이 가르치는 과목에 대해 평가권을 가질 수밖에 없게 됩니다. 고교학점제 도입은 자연스럽게 교사별 평가를 유도할 것입니다.
고교학점제가 시행되면 교사별 평가 뿐 아니라 과정중심평가와 논·서술형 평가 전환의 조건도 갖추어질 수 있게 됩니다. 교사별 평가가 바로 과정중심평가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중간고사·기말고사로 대표되는 결과중심평가가 아니라 학생의 학습을 통한 변화 과정을 평가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는 것입니다. 또한 현재와 같은 정답찾기 식의 객관식 선다형 평가가 아니라 논·서술형 평가를 통해 평가혁신을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객관식 평가의 장점도 물론 있지만 우리 평가가 지나치게 변별을 위한 객관식 선다형 평가를 강조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다양한 수업 개설은 교사별 평가로의 전환이 요구될 것이고, 과정중심평가, 논·서술형 평가 등으로 전환할 수 있는 기본 조건을 갖춰가게 될 것입니다.
고교 교육의 다양성은 중요한 가치입니다. 현재는 특목고·자사고 등으로 학교 유형을 구분하여 고교를 서열화하는 방법으로 다양성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다양성의 가치는 일반고를 포함한 모든 각 단위학교 내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고교학점제를 통해 고등학교 교육의 다양성이 모든 학교 안에서 핵심 가치로 자리 잡아야 할 것입니다.. 학생 개개인에게 맞춤별 교육과정이 제공되어 소수의 학생이 아니라 모든 학생이 자아실현에 도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고교학점제의 핵심입니다.
고교학점제 도입과 관련한 핵심 흐름은 서열화 된 고교체제 해소 → 고교내신 절대평가 도입→ 고교학점제 도입→교사별 평가, 과정중심 평가, 논·서술형 평가 전환입니다. 어쩌면 고교학점제보다 더 어려운 정책 과제들이 앞서 있는 상황입니다. 물론 교실 수급의 문제와 선택을 받지 못한 교사의 신분상 안정성의 문제, 그리고 과목 재이수 도입과 학년 유급의 문제도 해결되어야 하는 지점입니다. 다양한 과목 개설과 다양한 수업을 맡을 수 있는 교사를 연결할 시스템이 필요하고 이는 교원양성체제의 전반적 개선과도 연결되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를 핑계로 기약 없이 마냥 뒤로 미룰 일은 아닙니다. 2022년까지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을 예고한 이상 주어진 시간동안 단계적으로 서열화 된 고교체제 해소와 절대평가 도입이 선결될 수 있다면, 고교학점제를 통해 획일화된 입시 중심의 교육과정을 탈피한 학생 중심의 교육과정이라는 학교교육의 변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이에 대한 학생·학부모·교사·학교에 정책의 목표와 취지를 잘 공유해나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교육과정 운영에서 소외되고 배제되는 학생이 없는 ‘학생 중심의 교육과정’이라는 정책의 효과가 드러날 수 있도록 전면도입에 앞서 정교하게 설계하고 필요한 제반 여건들을 마련하는 구체적인 그림을 보여야 합니다.
고교학점제 도입을 통해 고교평가가 혁신되면 대입전형의 변화를 가져올 것입니다. 고교학점제는 도입을 위한 선결조건들이 더욱 중요합니다. 시행시점인 2022년 이전 고교학점제 시행을 위해서 그 이전에 단계적으로 선결조건들이 해결되고 2022년 완성된 형태로 도입되어야 합니다.
※ 문의 : 정책대안연구소 선임연구원 김은정(02-797-4044/내선번호 501)
소장 안상진(02-797-4044/내선번호 5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