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탐방보도] 돌 전 아기에게도 영어 노출 권유하는 유아교육전 영유아 사교육 업체..(+상세 내용)

2020-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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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국제유아교육전 영유아 사교육 상품 동향 보도(2017. 12. 18)


돌 전 아기에게도 영어 노출 권유하는 

유아교육전 영유아 사교육 업체...



▲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하 사교육걱정)은 2017년 11월 23일부터 26일까지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국제유아교육전에 참가, 영유아 사교육 상품의 동향을 파악해봄.
▲ △영유아 사교육 업체에서 주장하는 조기교육의 연령이 돌 전후, 심지어 태교용으로 낮아졌으며, 조기교육을 위해 뇌과학을 차용한 경우가 여전히 많았음. 또한 △놀이를 표방하는 프로그램, △DVD 등을 통해 영상 노출을 자극하는 프로그램이 많았으며, △영어 사교육 상품 중에는 지나친 영어 학습량이나 난이도를 자랑하는 프로그램이 있었음.
▲ 사교육걱정은 영유아가 사교육 상품에 의존하지 않고 건강한 발달을 이룰 수 있도록, 영유아의 놀 권리를 보장하는 ‘영유아인권법’ 제정을 위해 힘쓸 예정.


 “아기가 11개월이라고 해도 영어 노출이 빠른 게 아니에요. 영어를 일찍 시작하는 것을 엄마들이 두려워하는 이유가 모국어 발달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인데, 우리나라에 살면서 과연 한국어를 못하게 되겠어요? 영어는 일찍 노출할수록 좋아요.” (한 영어교육 업체의 홍보 부스 상담중)


 “지금 엄마 아이의 뇌는 평평한 상태에요. 그런데 여기 책을 보고 만지면서 전두엽, 측두엽, 후두엽에 주름이 생기고 발달하게 되는거에요.” (한 교재 업체의 홍보 부스 상담중) 


유아교육전의 영유아 사교육 업체 홍보부스에서 들은 설명입니다. 2017년 11월 23일부터 26일까지 코엑스에서 서울국제유아교육전이 열렸습니다. 서울국제유아교육전은 1000여 개의 부스, 300개 이상의 브랜드가 참여해, 최신 유아교육 동향과 영유아 사교육 상품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입니다. 올해 40회를 맞이하는 이 행사에는 영유아 자녀를 둔 학부모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습니다. 이 유아교육전의 다양한 부스에 직접 방문해 영유아 사교육 상품을 체험해보고, 최근 영유아 사교육 상품의 동향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그림 1] 서울국제유아교육전에 입장하기 위해 모인 시민들 


(출처: http://educare.co.kr/wordpress/?p=1815)


 ■ 동향 1: 영유아 사교육 업체에서 주장하는 조기교육의 연령이 돌 전후, 심지어 태교용으로 낮아졌으며, 조기교육을 위해 뇌과학을 차용한 경우가 여전히 많음. 


 첫 번째, 영유아 사교육 업체에서 주장하는 조기교육의 연령이 돌 전후, 심지어 태교용으로 점차 낮아지고 있었습니다. 웅진씽크빅의 ‘아기유치원’은 12개월부터 이용하는 교재, 교구 프로그램으로 이 프로그램의 팜플렛에는 ‘돌이 지난 우리 아기, 교육은 이르다고 생각하세요?’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영아기가 인간의 발달단계 중 지적, 정서적, 신체적 모든 분야의 형성에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언급하면서, 해당 상품을 통해 균형 잡힌 발달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림 2] 웅진씽크빅 아기유치원의 팜플렛 내용



이뿐만이 아닙니다. 임신중이라고 소개한 취재원에게 ‘태교용으로 활용할 수 있다’며 한글이나 영어 전집 시리즈를 소개해주는 부스가 많았으며, 아예 튼튼영어 베이비리그의 ‘사운드짐 하이맘’은 예비 엄마 아빠의 영어 태담 프로그램으로 홍보하고 있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영어 동화와 한글 동화, CD 등으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그림 3] 튼튼영어 베이비리그 사운드짐 하이맘 인터넷 홈페이지 내용



 또한 조기교육을 주장하기 위해 뇌과학을 인용한 경우가 여전히 많았습니다. 웅진씽크빅 ‘오!브레인 통합프로그램’의 팜플렛에는 ‘두뇌 성장판이 닫히기 전에 오!브레인 통합프로그램’, ‘키가 크기 위해 성장판이 열려 있을 때 영양 공급과 운동을 통한 자극이 중요한 것처럼, 두뇌 역시 영유아기를 놓치면 두뇌 성장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등의 문구가 적혀 있었습니다. 


[그림 4] 웅진씽크빅 ‘오!브레인 통합프로그램’ 팜플렛 내용



‘커넥츠키즈스콜레’의 홍보 부스에는 ‘유아기 때 두뇌의 90%가 완성/ 지금부터 1%의 두뇌를 만드는 방법은?’이라는 배너가 달려 있었으며, ‘시찌다교육’은 재능체감의 법칙을 주장하며, ‘일정 연령이 지나면 빼어난 재능을 키우기 위해서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림 5] ‘커텍츠키즈스콜레’ 홍보 부스 / ‘시찌다교육’ 팜플렛 내용


그러나 이들 업체의 주장은 사실과 거리가 멉니다. OECD가 2007년 발표한 는 뇌와 관한 정보가 남용, 오용되는 흐름을 경고하고 이에 걸맞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기 위해 뇌와 관련한 신화를 8가지로 소개하고 있는데, 그 첫 번째는 바로 ‘세살 무렵 뇌에서 중요한 거의 모든 것이 결정되기 때문에 낭비할 시간이 없다’(There is no time to lose as everything important about the brain is decided by the age of three.)는 것입니다. OECD는 이것이 대표적인 ‘신화’로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영유아기가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인간의 뇌는 평생에 걸쳐 발달한다는 것입니다(2017-04-04 보도자료 참고).


 ■ 동향 2: ‘놀이’를 표방하는 프로그램이 많았으나, 무계획성·무목적성·무강제성이라는 놀이의 조건에 비추어볼 때 해당 프로그램을 놀이로 보기 어려움. 


 두 번째, 대부분의 프로그램이 ‘놀이’를 표방하고 있었습니다. 구몬의 ‘눈높이 놀이 똑똑’은 ‘다양한 주제의 놀이 학습을 통해 스스로 할 수 있는 힘을 키워주는 통합 프로그램’으로, 아이챌린지는 ‘우리 아이의 무한한 가능성을 키워주는 유아 놀이 교육 프로그램’으로, 웅진씽크빅의 ‘아기유치원’은 ‘입체적인 교재와 교구, DVD가 연계된 풍부한 놀이체험’으로 홍보하고 있었습니다. 놀이의 강조는 영어 전문 업체도 예외가 아니었는데, 튼튼영어 베이비리그는 ‘신나는 영어놀이체험’, 윤선생 스마트랜드는 ‘놀다보면 어느새 영어가 쑥쑥!’이라고 소개하고 있었습니다. 


[그림 6] 튼튼영어 베이비리그 인터넷 홈페이지 / 윤선생 스마트랜드 인터넷 홈페이지


그러나 이들 업체의 주장처럼, 이러한 사교육 상품은 영유아에게 놀이로 인식될까요? EBS 다큐프라임 ‘놀이의 반란’ 편에는 흥미로운 실험이 등장합니다. 첫 번째 그룹에는 원하는 영역에서 장난감을 꺼내서 놀도록 하고, 두 번째 그룹에는 쌓기놀이를 하며 놀도록 하며, 세 번째 그룹에는 쌓기놀이를 하며 노는 것이 어떠냐고 교사가 제안합니다. 20분 후 교사가 나가자, 이전 활동을 지속하고 있는 그룹은 첫 번째 그룹이 유일했습니다. 진짜 놀이를 하고 있었던 것은 스스로 놀이를 선택한 아이들뿐이라는 것입니다. 황옥경 서울신학대 보육학과 교수는 놀이에는 계획성, 목적성, 강제성이 없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 조건에 비추어볼 때, 영유아 사교육 상품을 통해 이루어지는 활동은 대부분 놀이가 아닙니다. 유엔아동권리위원회 역시 최근 프로그램화된 놀이가 활성화되며 놀이의 본질이 왜곡되는 현실을 우려해, 놀 권리 실현에 장애가 되는 요소로 ‘놀이 마케팅과 상품화’, ‘지나치게 구조화되고 프로그램화된 일정’ 등을 언급한 바 있습니다. 


[표 1] 유엔아동권리위원회(2013)가 언급한 31조 놀 권리 실현 장애 요인과 구체적 내용



 ■ 동향 3: DVD 등을 통해 영상 노출을 자극하는 프로그램이 많았으나, 만2세 미만의 시기에는 가급적 스마트 미디어에 노출시키지 말 것을 권고하는 국제 기준이 다수 존재


 세 번째, DVD 등을 통해 영상 노출을 자극하는 프로그램이 많았습니다. 대부분의 영유아 교재, 교구 상품은 교재와 DVD 등의 패키지로 구성이 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DVD는 책 속의 내용을 영상으로 만나거나, 애니메이션·노래·율동 등을 따라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윤선생 스마트랜드의 경우 아예 ‘윤스패드’라는 아이패드 형태의 스마트기기를 제작하여, 스마트기기만으로 학습이 가능하도록 구성하였습니다. 


[그림 7] 윤선생 스마트랜드 윤스패드 홍보 인터넷 홈페이지


물론 변화하는 디지털 환경이나 맞벌이나 독박육아 등 아이를 돌보기 힘든 사회적 환경 등은 고려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자녀의 학습 능력 향상을 위해 의도적으로 자녀를 학습 동영상에 반복적으로 노출시키는 행위는 오히려 뇌발달을 지체해 학습 능력을 떨어뜨리거나 다양한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입니다. 사교육걱정이 지난 2014년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에 의뢰해 전문의 1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가장 부적합한 조기인지교육의 형태로 ‘학습목적의 영상물을 반복적으로 시청’하는 경우가 2위(60%)를 차지한 바 있습니다. 


[그림 8] 소아청소년정신과전문의가 꼽은 가장 부적합한 조기인지교육의 형태 (중복응답)


이에 만2세 미만의 시기에는 가급적 스마트 미디어에 노출시키지 말 것을 권고하는 국제 기준이 다수 존재합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한국중독정신의학회·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역시 지난 2015년 내놓은 ‘스마트 디지털 미디어 이용에 대한 권고안’에서 유아동에게는 최대한 늦은 나이에 스마트 기기 이용을 허락하는 것이 좋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 동향 4: 영어 사교육 상품 중에 지나친 영어 학습량이나 고난이도를 자랑하는 프로그램 존재. 


 네 번째, 영어 사교육 상품 중에는 지나친 영어 학습량이나 고난이도를 자랑하는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노부영 읽기책’은 ‘미국 유치원과 초등 1학년 단계를 탄탄하게 다져줍니다’라고 홍보하고 있었으나, 미국 초등 1학년 단계는 읽기 난이도 지수를 계산할 때 우리나라 중학교 1학년 수준에 해당하는 내용으로 영유아에게는 지나치게 어렵습니다. 


[그림 9] ‘노부영 읽기책’ 팜플렛 내용 



‘잉글리시 에그’는 ‘에그와 17개월이면 영어가 터져 에그스타가 된다’고 홍보하는데, 에그스타의 도전 팁으로 ‘1,000시간 노출’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17개월 동안 1,000시간에 노출되기 위해서는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매일 두시간씩 해당 상품을 이용해야 합니다. 실제로 이 업체 팜플렛의 시간표 예시에는 영유아가 CD를 듣거나 스토리북을 읽고 동영상을 시청하는 등의 활동을 하루에 3시간반 이상 하고 있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패키지 구입시 300만원에 달하는 가격을 자랑하기도 했습니다. 


[그림 10] 잉글리시 에그 팜플렛 내용


 ■ 사교육걱정은 영유아가 사교육 상품에 의존하지 않고 건강한 발달을 이룰 수 있도록, 영유아의 놀 권리를 보장하는 ‘영유아인권법’ 제정을 위해 힘쓸 예정. 


언급한 상품 외에도 유아교육전에는 학습지, 전집, 교구 등의 다양한 영유아 사교육 상품들이 전시되어 있었으며, 이들 부스는 모두 영유아 학부모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습니다. 경제학자 우석훈은 한국의 육아산업에 대해 ‘부모가 돈이 없거나 미안하거나, 그 중에 하나에 반드시 속하도록 구조가 설계되어 있음’을 지적한 바 있습니다. 많은 영유아 사교육 업체는 영유아를 둔 부모들에게 ‘지금이 골든타임이다’, ‘일찍 시작할수록 좋다’는 등의 담론으로 불안감과 죄책감을 자극하며, 효과적인 영유아 발달을 위해 해당 상품이 꼭 필요한 것처럼 주장합니다. 그러나 이들 업체에서 주장하는 영유아기의 중요성은 과장되어 있으며, 이들이 차용한 뇌과학 담론이나 놀이의 강조 등은 잘못 적용된 경우가 많습니다. 


사교육걱정은 영유아가 사교육 상품에 의존하지 않고 건강한 발달을 이룰 수 있도록, 영유아의 놀 권리를 보장하는 ‘영유아인권법’ 제정을 위해 힘쓰며, 학부모들에게 올바른 유아교육 담론을 유통하기 위한 활동을 지속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2017. 12. 18.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 송인수, 윤지희)

    

※ 문의 : 정책대안연구소 선임연구원 이슬기(02-797-4044/내선번호 502)
                                선임연구원 최현주(02-797-4044/내선번호 505)
                               정책 2국장 구본창(02-797-4044/내선번호 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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